PC방 찾는 게이머들이 먼저 앉는 자리엔 이유가 있다

강형석 redbk@itdonga.com

로떼PC방 전경.
로떼PC방 전경.

[IT동아 강형석 기자] 게임 몰입감을 높여주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좋은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는 당연하고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만큼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소리와 조작이다. 게임은 보고 듣고 반응하는 단계를 거친다. 그 과정이 빠르면 조금이나마 더 많은 행동이 가능해 승리에 더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인기 있는 PC방은 이런 게이머 본능과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시스템 성능과 함께 좋은 입출력 장치도 확보하려 노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서비스와 여러 외부 환경적인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입소문을 타는 것이다.

부산 로떼 PC 카페를 찾은 것도 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면 쥬디스태화 위치한 이 PC방은 오후 시간대임을 감안해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게임을 즐기려는 게이머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빨리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게이머들의 눈치 작전이 시작된다고. 무엇 때문일까?

게임에 대한 준비가 된 곳에 게이머들 몰린다

흔히 PC방에 설치된 시스템은 획일화되어 있고, 전략적인 요소에 따라 일부 자리만 특별하게 꾸며 손님을 맞는다. 로떼 PC 카페 역시 마찬가지였다. 구획에 따라 일부 구성에 차이를 보였는데, 어떤 곳은 개인 방송도 가능하도록 자리를 꾸미기도 했다. 크게 나눠보면 디스플레이 크기와 게이밍 기어, PC 시스템 등으로 나눠 배치된 구성인 듯 했다.

블라스터 존에는 이처럼 독특한 케이스가 배치되어
있었다.
블라스터 존에는 이처럼 독특한 케이스가 배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인기 있는 자리는 따로 있다고. 로떼 PC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명희 대표는 다양하게 구분해 놓은 PC 카페지만 사운드 블라스터와 독일 브랜드 로캣(ROCCAT)의 게이밍 기어 등이 설치된 자리가 손님들이 선호하는 자리 1순위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포동 매장은 블라스터 존을 별도 구성했는데 가장 먼저 앉고 싶어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리에 배치된 PC는 여느 제품과 다를 것이 없지만 블라스터 존에는 사운드 블라스터(Sunnd Blaster) Z 사운드카드를 기반으로 사운드 블라스터X H5와 로캣 케이브(KAVE) 등 고성능 게이밍 헤드셋이 장착되어 있다는 점만 다르다.

일반적으로 사운드카드는 PC 내 주기판(메인보드)에 기본 제공되는 형태이기에 따로 구성해 쓰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그러나 게임 성능에 민감한 게이머들 사이에서 사운드카드가 프로세서(CPU)의 부하를 조금이나마 낮춰주기 때문에 성능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과 게임 인터넷 방송 편의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내장 사운드 칩 대비 뛰어난 음질과 다양한 음성 출력 관련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게임 몰입감을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이런 장점을 인지하는 게이머들이 자리를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여기에 로떼 PC 카페는 측면이 보이는 케이스를 도입해 방문객들이 장착된 사운드카드를 육안으로 확인하도록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게임을 하면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전략은 어느 정도 맞는 것처럼 보였다.

게임 경험에 최적화한 로캣 게이밍 기어를 통해 게이머 만족도를
높였다.
게임 경험에 최적화한 로캣 게이밍 기어를 통해 게이머 만족도를 높였다.

게이밍 기어에 대한 선택도 주효했다. 이 PC방은 로캣의 주력 게이밍 마우스 콘퓨어(KONE PURE)와 기계식 키보드 수오라(SUORA)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게이밍 기어는 조작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능과 반응 속도 등이 뛰어나야 한다. 최 대표는 “약 3년 전 개인적으로 로캣 콘퓨어 마우스를 접했고 손에 쥐는 느낌이나 성능이 인상적이어서 운영하는 PC 카페에 적극 도입했다. 특히 그립감이 뛰어나 여성 손님들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게이밍 기어의 중요성 더 강조될 것

앞으로 게이밍 기어의 중요성은 더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게이밍 기어는 일부 전문 사용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다. 성능을 제대로 갖춘 제품들은 가격이 높다는 점도 쉽게 게이밍 기어를 선택하지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이다.

최 대표도 게이밍 기어의 가격적인 부담이 줄면 사업가 입장에서 유리한 부분이 많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격과 성능의 양립이 어렵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과거 저가 게이밍 기어들도 사용해 봤지만 내구도가 낮았다는 점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에 최적의 게이밍 기어를 선택 배치하고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수익성과 고객 만족도 모두 잡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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