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독특한 느낌의 사진을 남겨보고 싶지 않나요?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전문가의 영역이라 생각됐던 사진은 어느덧 대중화되어 스마트 기기는 물론, 다양한 디지털 카메라들을 가지고 언제든 쉽게 순간을 기록하고 친구들과 공유한다. 디지털화로 인해 과거 사진이 주는 의미와 목적은 변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즐기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너도나도 촬영하는 사진은 찍힌 사람과 풍경만 다를 뿐 비슷하다.

렌즈교환식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교환식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

조금이라도 개성이 담긴 나만의 사진을 기록하고 싶어도 쉬운 일은 아니다. 큰 차이 없는 카메라들도 그렇지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라 해도 개성을 100% 부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처음에 신기해 보여도 나중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촬영하면 결국 남들과 같은 사진이 되어버리니 말이다.

스마트폰 촬영만 고집하거나 카메라를 쓰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자신이 조금이라도 특별한 사진을 기록해 보고 싶다면 렌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기존 렌즈교환식 카메라에 변화를 원한다면 '렌즈'에 눈길을...

처음 구매한 카메라와 렌즈를 가지고 셔터만 연신 누르면 결국 그저 그런 사진들만 남는다. 처음부터 그걸 원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조금 다른 사진을 기록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교환 렌즈에 눈을 뜨는 시기가 이 때다.

이 때 렌즈를 독특한 느낌을 주는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 자주 사용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독특한 렌즈 한 개 정도 가지고 있으면 사진 찍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줌렌즈보다는 단렌즈가 모험적인 성격은 있어도 사진을 배우고 즐긴다는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로모나 보이그랜더 같은 렌즈는 독특한 배경날림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로모)
로모나 보이그랜더 같은 렌즈는 독특한 배경날림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로모)

단렌즈가 줌렌즈에 비해 유리한 부분은 조리개에 있다. 대부분 고성능 줌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은 f/2.8 수준이다. 반면, 단렌즈는 제품에 따라 이보다 더 밝은 f/1.2~2 정도의 조리개 값을 제공한다. 셔터 속도 확보에 유리한 것은 물론, 얕은 심도 덕에 집중도 높은 결과물을 기록할 수 있다. 여기에 배경이 자연스레 흐려지면서 표현되는 빛망울(보케)에도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일부 단렌즈는 독특한 형태의 배경 날림 또는 빛망울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렌즈가 보이그랜더(Voigtlander)나 로모(Lomo) 등이다. 이들 렌즈는 사진 주변이 회오리 형상으로 표현되는데, 잘 활용하면 촬영자 의도에 따라 독특한 연출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사진 앱이나 카메라 후보정 기능으로는 흉내내기 어려운 것이다.

로모 펫츠발 렌즈는 독특한 배경날림과 빛망울이 특징이다.
(출처=로모)
로모 펫츠발 렌즈는 독특한 배경날림과 빛망울이 특징이다. (출처=로모)

로모 펫츠발(Petzval)은 배경날림 조절 기능도 갖추고 있다. 1~7단계까지 마련되어 있는 링을 돌리면 회오리 효과를 조절하게 된다. 렌즈 끝에는 핀을 꽂게 만들어져 있는데, 여기에 별 또는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진 판을 꽂으면 원형 빛망울이 해당 핀의 형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 외에 칼 자이스(Carl Zeiss)나 라이카(Leica) 등 다른 브랜드 렌즈들도 이런 방식은 아니더라도 독특한 빛망울이나 배경 날림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조금 유명한 단렌즈들은 당연히 몸 값이 조금 나간다. 보이그랜더가 제품에 따라 50~100만 원 선, 로모도 제품에 따라 60~100만 원대다. 칼 자이스나 라이카는 1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은 기본이다.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만큼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은 희소성을 품었다는 웃지 못할 장점이 있다.

즉석 사진은 어떠신가요?

디지털은 아니지만 독특한 느낌을 주는 촬영으로는 즉석 사진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영역에서는 후지필름 인스탁스(Instax)가 잘 알려져 있다. 즉석 사진은 촬영과 함께 사진이 나오므로 친구들과 함께 찍어 서서히 드러나는 인화물을 보는 재미를 준다. 여러 장 촬영한 즉석사진을 한데 모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거나 사진을 들고 촬영하는 등 '기록+기록'이라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인스탁스 미니 90
인스탁스 미니 90

즉석 사진은 지갑이나 사진첩에 넣어 보관할 수 있으므로 디지털 사진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공유가 가능한 것. 하지만 즉석사진도 종류가 다양하다. 일반적인 즉석사진은 가로 55mm, 세로 85mm 크기인데, 실제 영역은 가로 4.7mm, 세로 6.2mm 정도다. 하지만 이보다 큰 와이드(Wide) 규격이 있다는 것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와이드 규격은 일반 즉석 사진을 나란히 두 개 붙인 크기로 제공된다. 가로 110mm, 세로 85mm 크기(실제 영역 99mm x 62mm)로 휴대는 어렵지만 사진첩 등을 활용하면 좋은 추억들을 보관하기에 좋다. 하지만 그에 대응하는 카메라를 구입해야 한다는 부분은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사진을 촬영하고 보관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다양한 시도는 그저 순간만 기록하는 당신의 사진 영역을 더 넓게 만들어 줄 것이다. 당연히 비용은 만만치 않다. 때문에 나에게 정말 필요한지, 사진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이 충분한지 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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