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사물 사이에서 소통하는 '사물 플랫폼'에 주목하라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사물과 사물 사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탄력을 받으며 우리 삶에 점차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사무실과 가정 내는 물론이고 평범하게 들고 다니는 물건들에 이르기까지 네트워크 기술이 스며들고 있는 것. 그 중심에는 스마트 기기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 무선통신 연결만 가능하면 사물과 연동해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다.

사물 인터넷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자동차다. 과거 자동차는 단순히 운송수단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에 출시되는 자동차들을 보면 다양한 전자장비들이 탑재되어 운송수단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음악을 듣고, 통화나 길 안내를 받는 것은 이제 기본이다. 현재는 커넥티드(Connected) 정도지만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는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는 필수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무인 포뮬러-e 경주용
자동차.
엔비디아가 설계한 무인 포뮬러-e 경주용 자동차.

자동차와 스마트폰, 가까이 느끼는 사물 플랫폼

커넥티드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오래된 자동차가 아니라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사물 인터넷을 체험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비교적 적극적인 제조사는 BMW와 현대기아차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이 외에도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은 무인 자율주행 차량 개발과 함께 커넥티드 기술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BMW는 1997년, 차량에 긴급(SOS) 버튼을 탑재해 위기 시 누를 수 있도록 했다.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는 자동으로 센터에 전화를 걸고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차량 위치를 받아 도움을 주는 식이다. 이는 BMW 어시스트(Assist) 텔레매틱스 시스템으로 발전했고, 이 외에 BMW 아이 커넥티드 드라이브(BMW i ConnectedDrive)도 운용되고 있다.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

이 기능은 차량과 스마트 기기를 동기화를 전제로 한다. 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자체가 플랫폼이 된다. 차량 내에서 인터넷과 길안내를 받는 것은 물론, 차량 상태를 네트워크로 주고 받으며 운전자의 차량 유지보수 시기를 안내하기도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기아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나 유보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스마트폰을 연동하고 나면, 간단히 차량 기능 일부를 제어할 수 있다. 시동을 켜고 끄는 일부터 공조장치 활용도 지원한다. 차량의 위치를 찾고 보이지 않으면 비상등을 점멸하기도 한다.

서치앳 스크린샷
서치앳 스크린샷

사물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물 플랫폼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치앳(Search@)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이 서비스는 자동차 위에 번호나 명함을 올려 두지 않아도 차량 번호 검색만으로 상대 차주를 찾아 연결 가능하다. 자동차 위에는 연락을 위한 전화번호 또는 명함 등을 올려두는 일이 많다. 그러나 이것들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개인정보 보호라는 새로운 관심사가 발생하게 됐다. 서치앳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국내 주차 환경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서치앳은 차주 검색 기능 외에도 차량의 위치를 기록하거나, 여러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도 제공된다. 사물 플랫폼이 기기간 연결 외에도 사람들간의 유대에도 영향을 주는 예시 중 하나다. 자동차에 한정되어 있지만 응용 대상은 다양하다. 각 사물에 ID를 부여, 이를 활용하기만 하면 사람들과 네트워크로 한데 묶을 수 있어서다. 이런 점에서 서치앳은 또 다른 사물 플랫폼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사물과 사람 모아주는 사물 플랫폼이 중요해진다

과거 인간 중심의 사회는 사물 중심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 발전과 네트워크 인프라가 더해지면서 시장 구조는 빠른 속도로 재편되는 듯 하다. 기존 산업의 몰락과 새로운 기술이 부각되는 지금의 시장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와 함께 동종 기기는 물론이고 연관성이 없을 듯한 사물에까지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은 앞으로 더 촘촘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사물을 중심으로 사람을 한데 모아줄 사물 플랫폼의 역할은 더 중요하게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사람이 기기를 활용하는 것을 떠나, 여러 사람들과 관련 의견을 나누거나 공유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어서다. 기존 지식 검색 플랫폼이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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