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빈틈없는 가성비, HP 오피스젯 프로 6830 복합기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이른바 '가성비(가격대성능비)'가 높다고 평가받는 제품들이 있다. 가격에 비해 괜찮은 성능을 낸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가성비' 제품들은 자주 쓰는 필수 기능만 탑재하고, 나머지는 생략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비용대비 만족도가 높은 건 분명 사실이지만, 고급 업무를 보기엔 한계도 분명하다는 의미다.

특히 프린터에 다양한 부가기능을 결합한 복합기 제품군 중에 이런 아쉬움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프린터와 복사 기능은 있는데 팩스 기능이 빠져 있거나, 스캔이나 복사 자체는 가능하지만 다량의 원고를 연속으로 스캔하는 기능이 없거나, 기본적인 인쇄 기능은 괜찮은데 네트워크 기능을 생략하거나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다수의 기능을 빠짐없이 이용하려면 할 수 없이 비용을 더 지불하고 상위 제품으로 가야했다.

HP 오피스젯 프로 6830
HP 오피스젯 프로 6830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HP의 보급형 컬러 잉크젯 복합기인 오피스젯 프로 6830(HP Officejet Pro 6830)은 그런 '빈틈'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신통한 제품이다. 프린터, 복사기, 스캐너, 팩스 등 사무용 복합기로서 갖춰야 할 기능을 빠짐 없이 탑재했다. 그리고 연속 복사나 스캔을 할 수 있는 ADF(자동 문서 공급기)를 갖춘데다 최신 복합기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유무선 네트워크 기능은 물론, 스마트폰처럼 전용 앱을 이용한 다양한 부가 기능의 확장도 가능하다.

무난하고 친숙한 디자인

HP 오피스젯 프로 6830
HP 오피스젯 프로 6830

HP 오피스젯 프로 6830의 전반적인 외형이나 크기는 동급의 잉크젯 복합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너비가 46cm, 깊이가 56cm(전면 용지 트레이 포함)로, 일반적인 사무실의 책상 위에 두고 쓰기에 알맞다. 본체 전반의 컬러나 재질감이 딱히 고급스럽진 않지만, 이런 무난함이 이런 가격대 제품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HP 오피스젯 프로 6830 후면 포트
구성
HP 오피스젯 프로 6830 후면 포트 구성

후면에는 PC 연결용 USB 포트 및 유선랜 포트, 팩스용 전화 입출력 포트, 그리고 전원 포트가 자리하고 있다. 전원부가 본체에 내장되어 있으므로 무거운 어댑터 없이 케이블만 연결하면 된다. 그리고 상당수 프린터는 제품 후면에 종이 걸림을 수리하는 열림 커버가 있기 마련인데, HP 오피스젯 프로 6830은 이런 커버가 따로 없다. 대신 제품 상단 전체를 들어올린 후 용지 롤러 커버를 열고 걸린 종이를 제거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 외에 내부적으로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한 무선랜 기능도 담고 있다.

상단 커버 개방
상단 커버 개방

잉크는 HP 934(블랙) 및 HP 935(적, 청, 황) 규격으로 이루어진 4색 카트리지를 이용한다. 본체에 포함된 번들 카트리지는 다소 용량이 적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대용량 카트리지(934XL, 935XL)는 블랙 기준 최대 1,000매 정도를 출력할 수 있다고 한다. 2016년 1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대용량 블랙 카트리지는 개당 약 3만 3,000원, 대용량 컬러 카트리지는 개당 2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잉크 카트리지
잉크 카트리지

보급형에선 보기 드문 ADF 및 양면 인쇄 기능 탑재

전면 하단에는 일반 A4 용지 기준 최대 225매를 담을 수 있는 용지 공급함 및 60매까지 지탱할 수 있는 용치 출력함이 자리하고 있다. 용지 공급함을 열고 닫으면 용지가 변경 되었는지를 묻는 메시지가 자동으로 뜨기 때문에 용지 변경 후 일부러 설정 메뉴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지원하는 용지 규격은 A4, A5, A6, 봉투 등이다.

용지 트레이
용지 트레이

전면 상단에는 A4 사이즈의 평판 스캐너가 자리하고 있다. 스캔 해상도는 1200dpi(광학)로 평범한 수준이지만, 보급형 복합기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ADF(자동 문서 공급기)가 달려있는 것이 반갑다. 이는 복사나 스캔을 할 때, 한 장씩 원고를 올려둘 필요 없이 최대 35매의 원고를 ADF에 적재하면 자동으로 1페이지씩 읽어 들이며 작업을 진행한다.

ADF를 통한 자동 용지 공급
ADF를 통한 자동 용지 공급

또 한가지 유용한 기능이라면 자동 양면 복사 및 인쇄 기능이다. 다만, 양면 인쇄 기능은 있지만, 양면 스캔 기능은 없으므로 도중에 원고를 뒤집는 작업은 해 줘야한다. 복사를 할 때 양면 모드를 선택하면 첫번째 페이지의 복사 및 출력이 끝난 후, 스캐너의 원고를 뒤집으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지시에 따라 원고를 뒤집으면, 2차 스캔과 함께 방금 전의 출력물을 자동으로 다시 빨아들여 용지 반대쪽에 인쇄를 시작, 간편하게 양면 인쇄물을 얻을 수 있다.

자동 양면 복사
자동 양면 복사

스마트폰 감각으로 조작하는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전면 좌측에는 전원 버튼 및 USB 포트가 달려있다. 여기에 USB 메모리를 꽂아 저장된 사진 파일을 곧장 출력하거나 스캐너로 스캔한 사진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PC 없이 사진을 출력하거나 스캔을 하고자 할 때 유용할 것이다.

전원 버튼 및 USB 포트
전원 버튼 및 USB 포트

그 외에 전면 우측에 있는 6.75cm(2.6인치)의 컬러 터치 스크린으로 대부분의 조작 및 상태 확인을 할 수 있다. 복사나 팩스, 스캔과 같은 기본적인 기능 외에 네트워크 기능, USB 메모리에 담긴 사진 인쇄 등 다양한 부가기능도 PC 연결 없이 터치스크린 조작만으로 자체 처리할 수 있다. 그리고 터치스크린 좌측에는 홈, 돌아가기와 같은 버튼도 있어 마치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감각으로 쓸 수 있다.

전면 터치 스크린
전면 터치 스크린

앱 추가로 기능 확장, 향후 업데이트도 기대할 만

터치 스크린으로 할 수 있는 가장 특이한 메뉴라면 역시 HP e프린트 메뉴다. 이를 실행하면 마치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전용 앱을 쓸 수 있다. 자주 쓰는 서식(달력, 오선지, 원고지, 위임장, 이력서 등)을 출력할 수 있는 간편 양식 및 비즈폼 문서 앱이 특히 유용하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디즈니, 슈렉, 마법천자문, 디보 등)가 등장하는 색칠공부나 교육 과제를 출력할 수 있는 기능 등 제법 다양한 앱이 준비되어있다.

HP e프린트용 전용앱
HP e프린트용 전용앱

물론 안드로이드나 iOS 스마트폰의 앱을 그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향후 HP에서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HP e프린트 기능은 복합기가 인터넷에 접속된 상태에서 이용 가능하며, 이 때문에 인터넷 연결 상태가 좋지 못하면 앱의 실행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자.

마법 천자문 앱에서 제공하는 학습 자료 출력
마법 천자문 앱에서 제공하는 학습 자료 출력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원격 출력, 이메일 직접 받아 바로 출력도 가능

그 외에도 HP 오피스젯 프로 6830는 제법 다양한 네트워크 관련 기능을 지원한다. HP e프린트 홈페이지에 제품을 등록하면 본체와 멀리 떨어진 외부의 PC나 스마트폰 등에서도 HP 오피스젯 프로 6830에 접속, 인쇄물을 전송해 출력할 수 있다.

본체 등록이나 홈페이지 로그인 과정이 귀찮다면 이메일을 통한 원격 출력 기능을 이용해보자. HP 오피스젯 프로 6830의 본체 내부에는 공장 출고 과정부터 부여된 이메일 주소가 등록되어있다. 제품 소유 여부과 관계 없이 외부의 누구라도 이 주소로 메일을 보내면 해당 데이터가 인터넷을 통해 HP 오피스젯 프로 6830로 전송, 출력을 한다. 팩스를 이용할 만한 사정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급히 텍스트나 이미지가 담긴 출력물을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할 때 유용한 기능이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사진 출력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사진 출력

그 외에도 사용자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HP e프린트 모바일 앱을 설치한 후, 모바일 기기에 담긴 사진이나 문서를 HP 오피스젯 프로 6830로 원격 출력하는 기능도 제법 유용하다. 출력 가능한 문서는 PDF 문서 및 MS오피스(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문서 등이다. 참고로, 지금까지 소개한 HP e프린트 기능을 이용하려면 당연히 HP 오피스젯 프로 6830 본체가 인터넷에 접속한 전원 ON 상태여야 한다.

무난한 품질과 빠른 속도 돋보이는 문서 출력 성능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사무용 복합기에서 가장 많이 이용할 만한 A4 사이즈 일반 흑백 문서의 출력 속도를 측정해봤다. ‘표준’ 품질로 출력하는 경우는 최초 1매를 출력하는데 약 14초, 이후부터는 약 3.5초 마다 1매씩 꾸준히 출력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고속 모드(간단하게 인쇄)에서는 최초 1매는 12초, 이후부터는 1매당 2.5 초 정도가 걸렸으며, 가장 느린 고급 모드의 경우에는 최초 1매가 약 26초, 이후부터는 약 17초마다 1매씩 출력이 되었다. 고품질 모드의 경우를 제외하면 보급형 레이저 프린터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일반 문서 출력(고속 모드)
일반 문서 출력(고속 모드)
< 일반 문서 출력(고속 모드)>

일반 문서 출력(표준
모드)
일반 문서 출력(표준 모드)

< 일반 문서 출력(표준 모드)>
일반 문서 출력(고급
모드)
일반 문서 출력(고급 모드)

< 일반 문서 출력(고급 모드)>

인쇄 품질을 비교해보니 고속 모드와 표준 모드 사이에는 약간 차이가 느껴졌지만 표준 모드와 고급 모드 사이의 품질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속도 및 품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표준모드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무난할 듯 하다.

사진 출력 품질은 사무용 수준으로 만족해야

4 x 6 규격 인화지를 이용한 고품질 사진 출력도 해봤다. 보통 품질의 경우 1매를 출력 하는데 약 55초, 고급 품질의 경우는 약 1분 15초가 소요되었다. 사진을 출력할 경우에도 속도가 빠른 편이고 품질 차이에 따른 출력 속도의 차이 역시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다. 가장자리의 여백이 없이 출력하는 기능도 갖췄다.

원본 이미지
원본 이미지
< 원본 이미지>

인화지 사진 출력(표준 모드)
인화지 사진 출력(표준 모드)
< 인화지 사진 출력(표준 모드)>
인화지 사진 출력(고급 모드)
인화지 사진 출력(고급 모드)

< 인화지 사진 출력(고급 모드)>

다만 속도가 빠른 대신, 전용지로 출력한 사진의 품질은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품질 모드를 바꿔도 큰 차이는 없다. 색감은 괜찮은 편이지만 선명도나 노이즈 면에서는 다소의 아쉬움이 있다. 시안 출력, 혹은 대량 배포용으로 쓰기엔 문제가 없겠지만 상업적인 용도로 쓰기에는 부적합해 보인다. HP 오피스젯 프로 6830는 어디까지나 사무용으로 최적화된 복합기이지 고품질 사진 출력용은 아니다.

가격 대비 다재다능, 사무용으로 추천할 만

2016년 1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17만 3,000원인 HP 오피스젯 프로 6830은 가격에 비해 정말로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복합기의 본연인 인쇄나 복사, 스캔, 팩스는 물론이고, ADF 기능이나 자동 양면 인쇄 기능,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한 원격 출력 기능, 전용 앱을 통한 기능 확장, 쓰기 편한 터치패널 기반 인터페이스 등, 고가 제품에서나 볼 법한 고급 기능도 다수 품었다.

10만원 후반 대에 살 수 있는 이른바 '가성비' 제품 중에서 이 정도로 빈틈 없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은 많지 않다. 전용지를 이용한 사진 출력 품질이 다소 아쉬운 점을 제외한다면 사무용 잉크젯 복합기로서 그다지 흠 잡을 데가 없으니 무난히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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