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인터넷으로 싸게 전화하자 - VoIP
[용어로 보는 IT 2015년 개정판]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는 IP 주소를 사용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음성을 디지털 패킷(데이터 전송의 최소 단위)으로 변환하고 전송하는 기술이다. 다른 말로 인터넷전화라고 부르며, ‘IP 텔레포니’ 혹은 ‘인터넷 텔레포니’라고도 한다. 일부 사람들은 사설 전용망을 사용하면 VoIP, 공중망을 사용하면 인터넷전화, 이 둘을 합하면 IP 텔레포니라고 엄격하게 구분 짓기도 한다.
<인터넷전화(VoIP)는 인터넷망으로 음성통화를 하는 것을 말한다>
유선전화와 VoIP의 차이
기존 유선전화의 경우 회선 교환방식인 PSTN(public switched telephone network)을 이용한다.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회선을 독점 사용하는 방법으로(1대 1 통신),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전화를 끊을 때까지는 해당 회선 사용을 보장받는다. 이 때문에 일정 수준의 통화 품질은 보장하지만 망 증설 비용이 높고 시외전화나 국제 전화 시 많은 요금이 부과된다. 또한 음성 이외의 데이터 전송에는 적합하지 않다.
반면 VoIP는 그물망 형태의 기존 인터넷을 이용한다(다 대 다 통신). 사용자간 회선을 독점 보장해주지 않으므로 트래픽이 많아지면 통화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인터넷망이 설치되어 있다면 회선 구축 비용이 크게 들지 않고 통화 요금도 매우 저렴하다. 또한 영상통화, 메시지 등 다른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전송하기에도 적합하다. 초기 VoIP의 주 고객은 통신 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들이었지만, 통화 품질이 점차 발전하고 장비가 보급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VoIP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VoIP는 유선전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PSTN 방식의 유선전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또한 최근 들어 스마트폰 등을 통한 모바일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VoIP는 m-VoIP(모바일 인터넷전화)로 진화했다. m-VoIP는 와이파이(Wi-fi, 무선 랜), 3G망과 같은 무선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해 휴대폰으로 인터넷전화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스카이프(Skype) 등을 꼽을 수 있다. m-VoIP의 전송 속도는 VoIP보다 느리긴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됨에 따라 m-VoIP 가입자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모두 잠재적 m-VoIP 사용자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스카이프의 화면. PC와 휴대폰에서 쓸 수 있다>
VoIP의 연결 원리
<VoIP의 연결 원리. 인터넷망을 통해 전화, PC 등이 연결되어 음성통화를 한다 <출처 : (cc) Notwist at
Wikimedia.org>>
VoIP의 연결 원리는 일반적인 인터넷과 비슷하다. 인터넷 통신은 URL(인터넷 주소)을 사용하지만 VoIP는 전화번호를 사용한다는 게 다를 뿐이다. 인터넷 통신에서 URL을 입력하면 DNS 서버를 통해 상대방의 IP 주소를 획득하는 것처럼, VoIP에서는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소프트스위치(Softswitch)라는 시스템을 통해 상대방의 IP 주소를 획득한 후 통화로 연결된다. 기존의 인터넷망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같은 VoIP 사용자간에는 통신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연결은 어디까지나 VoIP와 VoIP끼리의 연결 방식에 따른 것이다. 만일 VoIP끼리만 통화가 가능하다면 지금처럼 VoIP가 대중화되긴 힘들었을 것이다. VoIP가 전화로서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유선전화나 휴대폰과 상호 연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VoIP는 인터넷망을, 유선전화는 PSTN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 둘을 연결해주는 장비가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게이트웨이다. 말하자면 인터넷과 전화망을 연결하는 가교라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인터넷망을 거치는 부분에서는 요금이 발생하지 않고, 전화망(PSTN)을 거치는 부분에서만 요금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일반 유선전화보다 요금이 매우 저렴한 것이다.
VoIP의 유형
PC to PC
PC에서 전화를 걸고 PC에서 전화를 받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별도의 마이크/스피커 장치가 필요할 뿐 아니라 양쪽 PC에 동일한 VoIP
프로그램(메신저 등)을 설치해야 한다. 더욱이 양쪽 PC가 모두 전원이 들어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들끼리 접속 시간을 맞춰야 한다.
초창기에는 PC끼리만 통화가 가능했기 때문에 전화번호가 필요하지 않았고, 대신 ID나 IP 주소를 이용했다.
PC to Phone
1999년 국내 기업 새롬기술이 무료 VoIP ‘다이얼패드’를 미국에서 선보인 데 이어 2000년에는 국내에도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다이얼패드는 기본적으로 PC to PC 방식이 가능했으며, 비록 전화를 받을 수는 없었지만 유선전화와 휴대폰에 공짜로 전화를 걸 수
있었다(미국 기준). 다이얼패드는 국내외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서비스 8개월 만에 가입자 1천만 명을 돌파하며(미국 750만 명, 한국
250만 명) 돌풍을 일으켰다.이로 인해 한때 새롬기술은코스닥 황제주에 등극했으나,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급격히 열풍이 식었다.
IP Phone to Phone / IP Phone to IP Phone
가장 대중화된 VoIP로, 인터넷전화기로 유선전화기에 연결하거나, 인터넷전화기와 인터넷전화기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PC에 설치한 소프트웨어가
아닌 별도의 인터넷전화 단말기로 통화하기 때문에 일반 유선전화와 같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으로 전화를 거는 것뿐 아니라
받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에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700 유료정보서비스와 혼동하는 사람이 많아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후 꾸준히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다양한 VoIP 전화기>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진화 중인 VoIP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스마트기기가 주를 이루는 시대에서 VoIP 또한 진화하고 있다. 무선 데이터 통신망을 활용한 통화가 그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쓰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으로 음성 통화를 하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전화(mobile-VoIP)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무선통신망 음성 라인을 쓰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데이터만 쓰게 된다. 음성통화 위주로 움직이던 시장이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그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의 이동통신망이 아니더라도 와이파이(Wi-Fi)를 통해 단말기로 데이터 음성통화를 할 수도 있다.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의 통화 기능 또는 별도의 데이터 통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된다. 이동통신망의 음성을 쓰지 않기 때문에 국외 통화 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인, 카카오톡, 텔레그램 외 많은 메신저들이 방식은 달라도 데이터 음성통화를 지원한다>
메신저 외에 일부 스마트폰에는 자체 m-VoIP 기능을 탑재하기도 한다. 애플 페이스타임이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 이 외에도 m-VoIP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으로 자유롭게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화를 위해 스마트폰에 동일한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애플 페이스타임은 타 기기에서 쓸 수 없으며, 통화 또한 애플기기만 지원한다.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를 주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VoIP가 대중화됐다. 이제 문제는 m-VoIP의 활성화다. 그동안 이동통신사와 m-VoIP 사업자들은 이래저래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이는 m-VoIP가 이동통신사의 음성통화 수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전세계 이동통신사들은 m-VoIP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전까지 국내 이동통신사도 망중립성 쟁점으로 논란이 있었는데, 휴대폰 요금제로 한정된 제공량을 설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정한 바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m-VoIP의 빗장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Verizon), 티모바일(T-Mobile) 등 미국 거대 이동통신사들이 잇따라 m-VoIP를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2015년 5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개편하면서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전면 허용하기 시작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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