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투박함 벗어 던진 비즈니스 노트북, HP 엘리트북 폴리오 1020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필자는 사실 '업무용' 혹은 ‘기업용’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IT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제품들은 내구성이나 기능을 괜찮을지 몰라도 디자인이 투박한 경우가 많았고 뭔가 톡톡 튀는 개성도 그다지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HP 엘리트북 폴리오 1020
HP 엘리트북 폴리오 1020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HP의 신형 비즈니스 노트북인 엘리트북 폴리오 1020(HP EliteBook Folio 1020)은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나온 제품 같다. 비즈니스 노트북 특유의 견고함이나 기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제법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휴대성, 그리고 다채로운 활용 방안을 강조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기업용', '업무용', '비즈니스용'이라는 이름이 붙은 노트북은, 다른 일반 노트북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는 지를 아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얇고 가볍지만 질감과 내구성도 신경 쓴 제품

엘리트북 폴리오 1020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역시 외형이다. 두께가 1.57cm로 얇은데다 화면 크기도 12.5 인치에 불과해서 한 눈에 봐도 대단히 휴대성이 좋아 보인다. 무게 역시 1kg 남짓이라 오랫동안 들고 다녀도 그다지 부담이 없다. 화면은 작지만 해상도가 풀HD급보다 높은 WQHD(2,560 x 1,440)이라는 점도 의외다. 다만 해상도는 높아 넓은 화면을 볼 수 있으나, 아이콘과 글자는 상당히 작아질 수 있으니 사용자 선호도에 따라 해상도를 변경해 사용하면 된다.

HP 엘리트북 폴리오 1020
HP 엘리트북 폴리오 1020

단순히 작고 예쁠 뿐 아니라 재질도 제법 고급스럽다. 특히 마그네슘 합금이나 탄소섬유와 같이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소재로 본체를 구성하고 있어 시각적인 만족도와 휴대성, 그리고 내구성까지 동시에 추구했다. 화려한 색깔과 디자인을 배제하고 업무용 분위기, 비즈니스 분위기에 맞은 중후한 외형을 채택했다. 여느 저가형 노트북처럼 저렴한 플라스틱 재질에 금속 느낌의 도료만 바른 것에 비하면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무엇보다 손자국, 지문 등이 덕지덕지 묻지 않아 좋다.

의외로 괜찮은 키보드, 다소 생소한 느낌의 터치패드

비즈니스 노트북에서 상당히 중요한 키보드 역시 기대 이상이다. 문서 작업이 많아 키보드 두드릴 기회가 잦기 때문이다. 본체 두께가 얇아서 타자감이 혹시나 '전자계산기' 느낌이 나지 아닐까 우려했으나, 생각보다는 키가 깊이 눌리고 반발력도 적당하다. 그리고 어두운 환경(비행기나 기차 안)밤 중에 작업할 때 제법 도움이 되는 키보드 백라이트(조명)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기특하다.

키보드 백라이트
키보드 백라이트

그 외에 이 키보드는 누수 방지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물이나 음료를 흘렸을 때도 고장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물론 100% 안심은 곤란하다). 키보드 하단에는 터치패드가 달려있는데, 특이하게도 버튼부가 따로 없는데다 눌러도 눌리는 느낌이 전혀 없다. 기존 노트북의 터치패드에 익숙하다면 이런 이질적인 느낌에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 아울러 이 터치패드는 누르는 압력에 따라 다른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포스패드(ForcePad)'가 적용됐다. 이 터치 방식은 아이폰6s에도 새로운 기능으로 포함됐다. 익숙해지면 업무에 은근히 편할 터치패드 기능이다.

포트 구성은 간략한 편이지만, 전용 도킹 스테이션으로 완벽 보완

다만, 경량 슬림형 노트북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본체에 달려있는 각종 포트는 다소 간략하다. USB(3.0) 포트는 2개뿐이며 음성 입출력 겸용 포트 및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 포트는 HDMI 1개만 달려있다. 메모리카드 슬롯 역시 마이크로SD카드만 지원한다. 스마트폰용 마이크로SD 카드 사용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무 발표 등에 활용할 빔프로젝터 연결 단자(D-Sub 등)나 유선인터넷 연결용 LAN 포트가 없다.

포트 커넥터
포트 커넥터

비즈니스 노트북이라면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에 HP도 나름의 선택지는 준비해 두었다. 우선 D-Sub 포트와 유선 LAN 포트를 확장할 수 있는 전용 커넥터가 있으며(기본 포함), 20만 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전용 도킹 스테이션도 업무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특히 이 도킹 스테이션은 D-Sub 포트와 유선 LAN 포트 외에도 USB 3.0 포트 4개, 신형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포트(DP), 입력 및 출력이 분리된 음성 포트가 달려있어서 데스크탑 환경 못지 않은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전용 도킹 스테이션
전용 도킹 스테이션

흔히 외근 후 사무실 자리에 앉으면 노트북 전원어댑터로 전원을 충전하는데, 도킹 스테이션을 사용하면 전원 연결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원을 노트북에 꽂을 필요 없이 도킹 스테이션에 결합하면 충전도 바로 가능하다. 또한 도킹 스테이션에 별도 키보드나 마우스, 모니터 등을 연결해 두면 일반적인 데스크탑 환경처럼 활용할 수 있다. 노트북 화면과 모니터 화면을 조합한 멀티 디스플레이 환경을 구축할 수 있고, 이렇게 쓰다가 노트북 화면을 닫은 상태로 모니터 화면만을 보며 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 데스크탑 사용 환경처럼 말이다. 평소에 노트북을 절전 모드 상태로 휴대하다가 화면을 열 필요도 없이 도킹 스테이션에 꽂기만 하면 곧장 작업을 계속할 수 도 있다. 도킹 스테이션이 그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수준의 액세서리가 아니라, 업무용 환경에 대단히 편한 작업 환경을 마련해 준다는 점을, 엘리트북 폴리오는 여실히 증명한다. 노트북으로 데스크탑 사용 환경을 만들어 주는 20만 원의 가치는 분명하다고 평가한다.

도킹 스테이션 결합
도킹 스테이션 결합

노트북과 어울리는 모니터도 출시

그 외에 HP에선 엘리트북 폴리오 1020에 거는 기대가 큰지 여기에 어울리는 '엘리트 디스플레이(EliteDisplay)' 시리즈 모니터도 출시했다. 21.5인치 제품인 E221, 27인치 제품인 E271i 등이 대표적인데, 이 제품군은 디자인이 엘리트북 폴리오 1020에 어울리는 것 외에도 화면 높이 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화면을 90도 돌려 세로로 길게 볼 수 있는 피봇 기능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위 도킹 스테이션에 연결해 엘리트북 폴리오와 다중 모니터 환경으로 사용하기 '깔맞춤'이다.

피봇 기능
피봇 기능

물론 엘리트 디스플레이가 아닌 다른 모니터도 엘리트북 폴리오 1020 연결해서 쓰는 것은 가능하다. 디자인적으로 일체감을 중시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HP에선 엘리트북 폴리오 1020과 도킹 스테이션, 혹은 여기에 엘리트 디스플레이까지 포함한 패키지 상품도 팔고 있으니 구매를 원한다면 제조사나 판매원에 문의해 보는 것도 좋겠다.

도킹 및 모니터와의 조합
도킹 및 모니터와의 조합

지문 인식 기능을 통한 보안성 강화도 눈길

다시 엘리트북 폴리오 1020을 계속 살펴보자. 크기는 작지만 비즈니스 노트북이라는 정체성 때문인지 보안에 특화된 기능도 몇 가지 갖췄다. 특히 눈에 띄는 기능은 지문 인식 기능이다. 지문을 입력하지 않으면 시스템 부팅을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고,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와 같은 외부 저장기기를 연결할 때 지문 인식을 해야 접근이 가능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성능보다 보안이 중요한 비즈니스 환경의 노트북으로는 챙겨야 하는 기능이다.

지문인식
지문인식

물론 지문 인식이 아닌 일반적인 비밀번호 입력 방식으로도 이런 보안 설정을 할 수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편의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생각한다면 지문 인식 방식이 좀 더 낫다. 지문 인식 기능을 이용해 웹 사이트(네이버, 구글 등)의 로그인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뭐니뭐니해도 생체 인식을 위한 보안 기능이 가장 안전하다.

고사양은 아니지만 사용 감각은 제법 쾌적

내부 사양을 살펴보면, 이번 리뷰에 이용한 엘리트북 폴리오 1020 G1 SE 모델의 경우, 인텔의 코어M-5Y51(동작속도 기본 1.1 ~ 최대 2.6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그리고 8GB의 메모리(DDR3 RAM) 및 180GB의 SSD를 탑재하고 있다. 사실 코어M은 고성능 이라기보다는 전력 효율을 강조한 저전력 프로세서다. 때문에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은 기대할 수 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동영상 편집을 하는 등의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배터리 구동 시간의 경우, 웹 서핑이나 동영상 감상 정도만 할 경우 4~5시간 정도는 유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이용해보니 부팅 속도나 프로그램 실행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었고 문서작업이나 간단한 이미지 편집, 풀HD급 동영상 구동 정도의 작업은 무리 없이 매끄럽게 실행된다. 게이밍 노트북이나 멀티미디어 노트북으로 쓰기엔 어울리지 않지만 제조사가 강조한 것처럼 '비즈니스' 노트북으로 쓰기엔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매력적인 비즈니스 노트북을 손에 넣기 위한 대가는?

HP 엘리트북 폴리오 1020은 제법 매력적인 비즈니스 노트북이다. 특히 ‘업무용’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디자인이 제법 세련된 편이며 휴대성도 나무랄 데가 없다. 그리고 도킹 스테이션을 이용할 경우엔 노트북을 데스크탑처럼 이용할 수 있는 등, 색다른 활용 형태도 제공하는 것이 이색적이다.

HP 엘리트북 폴리오 1020
HP 엘리트북 폴리오 1020

다만, 가격은 그다지 싸지 않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엘리트북 폴리오 1020 G1 SE 모델의 경우 2015년 7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가 160만 원 수준이다. 물론 제품의 전반적인 완성도를 따져보자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가격은 아니며, 최근 HP에선 제품 구매 시 20만원 상당의 도킹 스테이션을 함께 제공하는 행사도 하고 있다. 다만, 요즘 워낙 저가형 노트북이 많이 나오다 보니 다소 부담스럽게 느낄만한 소비자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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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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