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컴퓨터의 각종 장치를 조율한다 - 메인보드 칩셋

강형석 redbk@itdonga.com

[용어로 보는 IT 2015년 개정판] 컴퓨터 시스템은 중앙처리장치(CPU), 주기억장치(램), 보조기억장치(하드디스크) 등의 다양한 장치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장치들이 한데 설치되는 주 기판을 메인보드(Mainboard), 혹은 마더보드(Motherboard)라고 한다. 축구 경기로 비유하자면 CPU나 램, 하드디스크를 축구공이나 축구 선수라 한다면 메인보드는 이들이 경기를 펼치는 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다.

메인보드 칩셋 - 컴퓨터 메인보드 내 여러 장치를 통합 제어한다

메인보드에는 이러한 다양한 장치들이 한꺼번에 설치되기 때문에 이들을 제어하고 역할을 조율하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축구 경기를 하려면 심판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컴퓨터 개발 초창기의 메인보드에는 각 장치들을 별도로 담당하는 제어 회로를 여러 개 달아 이러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의 기능이 확장될 때마다 더 많은 제어회로가 필요해져서 메인보드 크기도 커질 뿐더러 가격도 올라가기 마련이었다.

컴퓨터 전체의 핵심이 CPU라면 메인보드의 핵심이
칩셋이다.
컴퓨터 전체의 핵심이 CPU라면 메인보드의 핵심이 칩셋이다.

< 컴퓨터 전체의 핵심이 CPU라면 메인보드의 핵심은 칩셋이다. >

메인보드 칩셋은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방열판이나 냉각팬에 덮여있는 경우가
많다.
메인보드 칩셋은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방열판이나 냉각팬에 덮여있는 경우가 많다.

< 메인보드 칩셋은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방열판이나 냉각팬에 덮여있는 경우가 많다. >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각 제어회로들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고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바로 칩셋(chipset)이다. 칩셋은 여러 가지 제어 회로를 함께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 복수의 장치들을 제어할 수 있다. 칩셋의 등장으로 인해 컴퓨터의 크기가 크게 줄어들었고 생산 단가 역시 낮출 수 있었다.

컴퓨터 전체의 핵심이 CPU라면 칩셋은 메인보드의 핵심이다. 컴퓨터 메인보드의 외형을 살펴보면, CPU나 램과 같은 별도의 부품을 제외한 상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큰 칩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칩셋이다. 칩셋은 워낙 많은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편이라 작동 시 발열도 심하다. 메인보드 칩셋에는 큼직한 방열판이나 냉각팬을 덮어 놓은 경우가 많다.

통합 칩셋 등장 이전 메인보드의 칩셋 구성

과거 일반적인 PC(개인용 컴퓨터)용 메인보드에는 ‘노스브리지(Northbridge)’와 ‘사우스브리지(Southbridge)’라고 불리는 2개의 칩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두 칩은 각각 역할이 다르다. 노스브리지는 CPU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CPU와 램을 제어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그리고 AGP, PCI 익스프레스와 같은 고속 장치용 확장 카드 슬롯도 제어했다. 만약 AGP나 PCI 익스프레스 슬롯에 그래픽카드(모니터로 영상 신호를 전송하는 장치)를 꽂으면 그래픽카드 역시 노스브리지를 통해 제어 받는 것이다.

과거 메인보드 칩셋은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과거 메인보드 칩셋은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 과거 메인보드 칩셋은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

그리고 사우스브리지는 노스브리지에 비해 CPU와 약간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곳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노스브리지가 연산에 관련된 장치를 제어하는 것과 달리, 사우스브리지는 입출력장치 제어에 주로 쓰인다. 하드디스크나 광드라이브(ODD)가 연결되는 IDE / SATA 포트, 키보드나 마우스가 연결되는 USB 포트, 랜카드나 사운드카드와 같은 저속 확장 장치를 꽂는 PCI 슬롯 등의 제어를 사우스브리지가 담당하고 있다.

제어 기능 대폭 축소된 최근 메인보드 칩셋

CPU에 칩셋 기능 일부가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메인보드 칩셋의 역할은 축소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2003년에 등장한 AMD의 ‘애슬론 64’ CPU와 2008년에 나온 인텔의 ‘코어 i7 900 시리즈’ CPU는 메모리 제어기(memory controller)를 내장하고 있어서, 칩셋을 거치지 않고 CPU가 직접 메모리(램, RAM)를 제어할 수 있었다. 이에 당시 양사의 메인보드 칩셋에는 메모리 제어 기능이 제거되었다.

오래된 메인보드가 아니라면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 메인보드는 1개의 칩이 탑재된다. 대부분 기능이 CPU에 통합됐기
때문이다.
오래된 메인보드가 아니라면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 메인보드는 1개의 칩이 탑재된다. 대부분 기능이 CPU에 통합됐기 때문이다.

< 오래된 메인보드가 아니라면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 메인보드는 1개의 칩이 탑재된다. 대부분 기능이 CPU에 통합됐기 때문이다. >

2009년에 출시된 ‘코어 i5 700 시리즈’ 이후에 나온 인텔 CPU는 메모리 제어기를 포함한 기존의 노스브리지 기능 대부분을 CPU에 통합시켰다. 때문에 이후의 인텔 계열 메인보드에는 노스브리지, 사우스브리지 구분 없이 1개의 칩셋만 장착되어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대만의 메인보드 칩셋 제조사인 SIS는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의 기능을 통합해 가격을 낮춘 칩셋을 다수 내놓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저가형 메인보드 시장에서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과거 일부 메인보드 칩셋의 경우, 그래픽카드의 핵심 칩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기능을 내장하고 있는 것도 있었다. GPU 내장 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는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꽂지 않고도 화면을 출력할 수 있어서 경제적이다. 다만 별도의 그래픽카드에 비해 3D 그래픽 성능이 떨어지는 편이므로 게임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일반적인 사무용이나 동영상 재생용 PC에 주로 사용됐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CPU에 통합되면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출시가 오래된 메인보드 칩셋이 아니라면, 최근 출시되는 프로세서와 호환하는 메인보드 내 칩셋 대부분은 통합 운영된다. 이들이 하는 역할은 CPU와 주변 장치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 받는 정도에 그친다. 대표적인 예로 인텔의 메인보드 칩셋은 PCI-Express와 USB, SATA, 네트워크, 오디오 등 주변 장치를 연결해 주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CPU와 주변기기를 통제하던 메인보드 칩셋은 이제 CPU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 도와주는 보조적인 임무로 축소됐다.

성능이나 기능 외에도 부품 호환성에도 영향

칩셋은 메인보드의 전반적인 성능 및 기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칩셋의 종류에 따라 해당 메인보드와 호환되는 CPU 및 램, 그래픽카드, 하드디스크 등을 비롯한 각종 부품들의 규격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PC를 구매하거나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할 때 메인보드 칩셋이 무엇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해당 칩셋에 대한 정보를 조사해 보는 것이 좋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캐스트(http://navercast.naver.com/)의 '용어로 보는 IT'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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