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드디스크 고르는 법 2부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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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드디스크 고르는 법 1부를 통해 하드디스크의 크기와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다. 1부의 내용만 알아도 ‘내 PC에 맞는 하드디스크’를 선택할 수 있을 터이니 이제 본격적으로 내 PC에 맞는 ‘좋은 하드디스크’를 골라보도록 하자.

1. 인터페이스의 전송속도를 잘 살펴보아야
똑같이 생긴 IDE, 혹은 SATA HDD라도 내장된 컨트롤러의 성능에 따라 전송속도가 다르다.

가. IDE 인터페이스의 종류
: 초창기의 IDE HDD들은 CPU가 직접 IDE 인터페이스를 경유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PIO (Programmed Input / Output) 모드로 데이터를 전송했지만, 이 방식으로는 속도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 나온 IDE HDD들은 메인보드에 있는 데이터 전송용 칩셋을 사용해 CPU의 부담을 줄이고 속도를 향상시키는 UDMA(Ultra DMA) 모드를 사용한다.

UDMA도 시간을 거치면서 점차 새로운 버전이 나오며 성능이 향상되었는데, 윈도우 95 시대 이후에 나온 IDE HDD들은 UDMA 2~UDMA 6 규격에 포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UDMA 2 전송속도 33.3MB/s (ATA 33)
UDMA 3 전송속도 44.4MB/s (ATA 44)
UDMA 4 전송속도 66.6MB/s (ATA 66)
UDMA 5 전송속도 100MB/s (ATA 100)
UDMA 6 전송속도 133.3MB/s (ATA 133)

현재(2009년 12월) 판매되고 있는 IDE HDD들은 대부분 UDMA 5, 혹은 UDMA 6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HDD가 상위 모드를 지원하더라도 PC 본체의 메인보드에서 이를 지원하지 않으면 낮은 버전의 모드로 작동한다.

UDMA 6의 경우, UDMA 5와 성능 차이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많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인텔 계열의 메인보드 칩셋에서 공식적으로 UDMA 5까지만 지원하므로 그다지 효용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시중에 팔리고 있는 IDE HDD 중에서 삼성과 맥스터 등 일부 회사의 제품만이 UDMA 6를 지원하며, 그 외 대부분의 HDD 업체들, 즉 씨게이트나 웨스턴 디지털, 히타치 등에서는 UDMA 5까지만 지원한다(게다가 맥스터는 씨게이트에 합병되어 신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UDMA 6를 고집할 필요는 없고, UDMA 5까지만 지원하는 제품을 사더라도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UDMA 3(ATA44)까지는 40핀짜리 케이블을 사용하지만 UDMA 4(ATA66)부터는 80핀짜리 케이블을 사용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물론 UDMA 4~6을 지원하는 HDD를 40핀짜리 케이블로 연결해도 작동은 하지만 이 경우 속도가 UDMA 3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80핀짜리 IDE 케이블은 언뜻 40핀 IDE 케이블과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내부 전선이 좀더 촘촘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나. SATA 인터페이스의 종류
최근 나오는 PC들은 대부분 IDE 대신 SATA 규격의 HDD를 사용하고 있다. SATA 규격도 버전에 따라 데이터 전송 속도가 다르다.

SATA 1.0 전송속도 150MB/s
SATA 2.0 전송속도 300MB/s
SATA 3.0 전송속도 600MB/s

SATA 1.0 지원 메인보드에 SATA 2.0 규격의 HDD를 연결해도 작동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 경우에는 SATA 1.0의 속도로 작동한다. 또한, SATA 2.0 지원 메인보드에 SATA 1.0 규격의 HDD를 연결했을 때도 당연히 SATA 1.0의 속도로 작동하게 된다.

그 외에 초소형 기기에 사용하기 위한 SATA 2.6 규격도 있지만 이는 내부적으론 SATA 2.0과 크게 다를 것이 없고, 그냥 커넥터의 모양만 소형 커넥터에 맞도록 바뀌었다. 그리고 최근 SATA 3.0이 등장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HDD 자체의 속도가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인터페이스의 변경만으로는 성능향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많다. 때문에 SATA 3.0은 HDD보다는 SSD에서 보다 유용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4. HDD의 1분당 회전 속도(RPM)에 주목하자
HDD는 인터페이스의 성능뿐만 아니라, HDD 본체 내부에 있는 데이터를 기록하는 부분인 플래터의 회전 속도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당연히 회전속도가 빠를수록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일반 3.5인치 HDD의 경우, 90년대 후반까지는 5,400RPM의 HDD가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7,200RPM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2.5인치 HDD 시장은 아직도 5,400RPM 제품이 주류이고, 7,200RPM 제품은 최근 들어서야 서서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한, 성능보다 휴대성이 중요한 1.8인치 HDD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4,200RPM이다.

서버용으로 쓰이는 SCSI나 SAS 규격의 HDD는 10,000RPM이나 15,000RPM의 제품들도 상당수인데 가격이 매우 비싸다. 예외적으로 웨스턴디지털의 '랩터' 시리즈와 같이 일반 SATA 인터페이스를 쓰면서 10,000RPM 제품도 일부 존재하지만 역시나 가격이 문제이다.

5. 버퍼 메모리의 용량은 클수록 좋다
HDD는 플래터 표면에 데이터를 기록하기 전에 일차적으로 '버퍼 메모리'에 데이터를 넣는다. 이 버퍼메모리는 플래터에 비해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버퍼메모리의 용량이 클수록 HDD의 성능은 향상된다.
예전에는 2MB 이하 버퍼메모리를 가진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일반 3.5인치 HDD의 경우 16MB, 혹은 32MB이며, 노트북용 2.5인치 HDD의 경우는 16MB 혹은 8MB 제품이 많다. 당연히 버퍼메모리의 용량이 큰 제품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6. 플래터의 수는 적을 수록 좋다
플래터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HDD 내에 있는 자기디스크를 뜻하며, 데이터가 기록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하나의 HDD에 1장의 플래터만 들어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를테면 삼성의 1TB(1,000GB 정도) HDD 제품인 'HD103UJ'는 내부에 336GB의 플래터 3장으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씨게이트의 'ST31000340AS' 제품은 같은 1TB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에 250GB 플래터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플래터의 장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디스크의 밀도가 떨어져 데이터를 읽기 위해 보다 많은 시간이 든다. 당연히 성능도 떨어진다. 그러므로 같은 용량의 HDD를 사더라도 플래터의 장수가 적은 것을 사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HDD 제조사들은 제품 안에 몇 장의 플래터가 들어있는지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로선 쉽게 알 수가 없다. 때문에 구입 전에 판매자에게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최근에 만들어진 제품일수록 플래터 수가 적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다나와'와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그 제품의 출시 시기를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같은 용량이라도 나중에 나온 제품일수록 플래터 수가 적은 제품일 가능성이 아주 높으므로 이를 잘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6. A/S 기간도 생각해야
HDD는 충격에 약한 제품이므로 A/S가 중요하다. HDD의 A/S 기간은 유통사마다 다른데, 같은 제조사의 제품이라도 유통사가 다르면 A/S 기간이 달라질 수 있으며 A/S 센터도 다르다. 그리고 제품의 유통사가 문을 닫으면 당연히 A/S도 불가능해진다. 아주 비효율적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 해외에 있는 제조사의 본사에 직접 보내 A/S를 받는 방법도 있다.

일반적으로 A/S라고 하면 '수리'를 의미하지만, HDD의 A/S란 거의 '교환'과 같은 의미이다. 물론 수리 복구가 이론상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장 난 HDD를 A/S 센터에 들고 가면 (A/S 기간이 남아있다는 전제하에) 신품으로 교환을 해준다. 다만, 내부의 데이터는 복구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상 기간이 끝난 뒤에 해주는 유상 A/S가 있다. 해외 제조사 제품의 경우, RMA(Return Material Authorization)라고 해서 아예 해외에 있는 본사로 보내서 교환해주는 것을 의미하는데, 국제 택배를 이용한 왕복 요금을 내야 하므로 상당히 부담이 크다. 그리고 국내 제조사인 삼성 HDD의 유상 A/S는 거의 새 HDD를 사는 것보다 비싼 비용을 요구하므로 아예 생각지도 말자. 아무튼 HDD에게 있어서 유상 A/S는 거의 의미가 없는 것이니 살 때는 그냥 무상 A/S 기간만 보면 된다.

아래에 각 주요 HDD 제조사별 유통사들의 A/S 기간을 정리했다. 워낙 여러 군데라 오차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략 다음과 같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센터 (http://www.samsungsvc.co.kr/) - 무상 2년 / 유상 2년

웨스턴디지털:
아치바 테크놀러지 코리아 (http://www.achieva.co.kr/) - 무상 2년 / 유상 1년
이시스 디스트리뷰션 (http://www.esyskorea.com/) - 무상 2년 / 유상 1년
유플라자 - 무상 2년 / 유상 1년

씨게이트:
대원컴퓨터 (http://www.dwcom.co.kr/) - 3년 (2008년 제조 제품까지는 + 유상 2년)
피씨디렉트 - (www.pcdirect.co.kr/) - 3년 (2008년 제조 제품까지는 + 유상 2년)

히타치:
인텍앤컴파니 (http://www.intechn.com/) - 무상 36개월
데이타세이브테크 - 무상 30개월 / 유상 6개월

다만, 이는 HDD를 단품으로 구매할 때의 A/S기간이다. 대기업의 완제품 PC에 들어가는 이른바 OEM용 HDD는 HDD제조사와 PC 제조사간에 맺은 계약에 따라 A/S기간이 달라지는데, 단품 구매 HDD에 비해 A/S기간이 짧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튼 HDD 구입에 대한 기본 정보에 대해서 이렇게 정리해보았다. 쉽게 말하자면 좋은 HDD란 회전수가 높고, 버퍼메모리 용량이 많으며, 플래터 장수가 적고, A/S 기간이 긴 제품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용량이 큰 HDD보다는 속도가 높은 HDD가 업그레이드 후 만족도가 높았다.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HDD라는 장치가 PC의 주된 저장매체로 자리잡고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동안은 가격대 용량비라는 측면에서 HDD를 능가할만한 장치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계속 써야 할 HDD,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을 사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 (pengo@it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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