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그레이드의 시작 - 그래픽카드, 메모리, 저장장치

이상우 lswoo@itdonga.com

아무리 비싸고 성능 좋은 물건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구형이 된다.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컴퓨터의 연산 성능은 18개월마다 2배 올라가며, 지금과 같은 연산 성능을 내기 위한 가격은 절반으로 떨어진다. 즉 1년 6개월만 지나면 지금 쓰는 PC보다 성능이 좋은 제품이 나오고, 현재 쓰는 PC와 비슷한 성능의 제품을 이전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고의 성능을 위해 매번 신제품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찬가지로 더 성능 좋은 신제품을 기다리면서 지금 당장 필요한 제품을 안 살 수도 없다.

이런 사람이라면 PC 업그레이드에 관심을 둘 만하다. 일부 핵심 부품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최신 PC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격도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우선 데스크톱 PC 업그레이드에 관해 알아보자. 이번 업그레이드에 사용한 제품은 브랜드 PC인 엔비 700이다(http://it.donga.com/19646/). 보통 브랜드 PC는 사양에 맞춰 정해진 규격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곤란한 경우가 있으니, 업그레이드 케이스 내부 공간이나 여분 슬롯을 확인해야 한다.

PC 업그레이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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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사용한 제품의 사양은 인텔 4세대 코어 i7 4790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GTX 760 그래픽카드, 8GB 메모리, 2TB HDD, 16GB mSATA SSD 등을 탑재했다. 내부 공간이 넉넉한 편이라 향후 업그레이드 시 용이하다.

데스크톱 PC에서 교체할 수 있는 부품은 크게 프로세서, 파워 서플라이, 저장장치,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이다. 이 중 프로세서와 파워 서플라이는 일반 사용자가 교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프로세서의 경우 소켓 규격이 맞지 않으면 메인보드에 장착할 수 없으니, 메인보드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리고 파워 서플라이는 수명이나 출력 안정성 등의 이유로 교체하는 부품이며, 성능과 큰 연관성은 없다(다만 초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파워 서플라이를 선택해야 한다).

PC 업그레이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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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의 핵심 부품은 크게 그래픽카드와 저장장치 그리고 메모리다. 그래픽카드의 성능은 게임에 특히 많은 영향을 준다. 과거에는 그래픽카드를 메인보드에 연결하기 위한 슬롯의 규격이 다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PCIe(PCI 익스프레스)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다만 정말 구형 PC라면 다음 사진에서 슬롯의 모양을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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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 교체 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PC 내부의 여유공간과 여분 파워 케이블 그리고 파워 서플라이의 출력 안정성이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카드인 GTX 980은 길이 약 27cm, 폭은 약 10cm에 이를 정도로 크기 때문에 크기가 작은 PC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거나, 다른 부품 때문에 내부 공간이 부족하다면 이를 장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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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는 성능에 따라 다수의 전력 공급을 요구하기도 한다.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력 소모량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려면, 우선 전력 케이블이 넉넉한지, 그리고 파워 서플라이의 출력이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초고성능 시스템이 아닌 이상 450~500W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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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메모리다. 메모리는 프로세서의 빠른 연산 속도와 저장장치의 비교적 느린 읽기/쓰기 속도의 차이를 줄여주는 부품이다. 프로세서와 저장장치 사이에 오가는 정보를 임시로 저장했다가 전달해주는 장치로, 메모리는 용량이 클수록 유리하다.

메모리를 선택할 때는 메인보드에 여분 슬롯이 있는지, 그리고 메모리 규격은 어떤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메모리 규격은 DDR3며, DDR2 규격도 아직 현역으로 쓰이고 있다. 이 규격이 다르면 메모리를 아예 삽입할 수 없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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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를 어떤 슬롯에 삽입하는지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메인보드에 따라 다중채널 메모리를 지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속도와 용량이 같은 메모리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이다. 엔비 700에 사용된 메인보드를 보면 파란색과 검은색 슬롯이 각각 한 쌍씩 있다. 이 때 메모리를 같은 색깔의 슬롯에 꽂아야 더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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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에 따라 메모리를 인식할 수 있는 용량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두자. 보통 32비트 운영체제는 4GB 미만의 메모리만 인식할 수 있으며, 64비트 운영체제는 4GB 이상의 메모리를 인식한다. 운영체제를 확인하는 방법은 제어판 >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장장치다. 저장장치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품 내부에 여유 공간이 있는지, 메인보드에 SATA(저장장치용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 슬롯은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저장장치는 용량이 부족하거나 입출력속도가 느릴 때 교체하거나 추가한다. 많은 용량이 필요하다면 HDD를 선택하고,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면 SSD를 선택하면 된다.

엔비 700의 경우 2TB HDD를 기본 탑재했다. 만약 여기서 2TB HDD를 단순 데이터 저장용으로 사용하고, SSD를 추가해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사용하면 빠른 속도와 큰 용량까지 모두 확보할 수 있다. 저장장치를 추가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SATA 케이블로 메인보드와 저장장치를 연결한 뒤 전력 케이블을 연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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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트북 업그레이드에 관해 알아보자. 노트북은 데스크톱 PC보다 업그레이드가 더 폐쇄적이다. 일단 부피가 작기 때문에 여분 슬롯이 부족한 경우가 많으며, 일부 부품은 교체할 수 없도록 일체형으로 제작된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노트북에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부품은 저장장치와 메모리가 전부인 경우가 많다. 우선 저장장치에 관해 알아보자. 저장장치는 일반 데스크톱 PC용과 달리, 노트북 용인 2.5인치를 주로 사용한다. 보통은 슬롯을 하나만 갖춘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용량(HDD)과 속도(SSD)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PC 업그레이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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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둘의 특징을 적절히 결합해 사용하고 싶다면 사용하고 싶다면 SSHD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SSHD는 SSD와 HDD를 결합한 제품이다. SSD 영역에는 자주 쓰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일반 데이터는 HDD 영역에 저장해, 속도와 용량을 모두 확보했다.

이번 업그레이드에 사용한 HP 엔비15 모델(http://it.donga.com/18709/)의 경우 1TB SSHD를 기본 내장하고 있다. 이미 속도와 용량을 충분히 확보한 모델이다. 만약 SSHD의 속도에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이를 SSD로 교체하면 된다(물론 용량에서는 손해를 보겠지만).

저장장치를 교체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노트북 하판을 열고 기존 저장장치를 뺀 뒤 새로운 저장장치로 교체하면 된다. 하판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는 모델이라면 하판에 HDD라는 표기 혹은 여러 개의 원이 쌓인 모양으로 저장장치 위치를 찾을 수 있다.

PC 업그레이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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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 15의 하판, 왼쪽부터 저장장치, 통신 모듈, 메모리를 의미하는 문양>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새로운 저장장치에 운영체제를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저장장치를 그대로 복제할 수 있다. 이름있는 제조사라면 대부분 이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다만 이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노트북과 저장장치를 연결할 방법이다. 데스크톱 PC와 달리, 저장장치 여분 슬롯이 부족하기 때문에 SATA to USB 모듈 등이 필요하다. 이런 장치는 가격이 1~2만 원 정도다. 이를 구비해놓으면 일반 저장장치를 외장하드처럼 USB로 연결할 수 있어, 유용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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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용량이다. 보통 HDD나 SSHD의 용량이 SSD보다 크다. 때문에 SSD의 용량을 초과하는 내용은 그대로 옮겨올 수 없다. 이런 이유에서 기존 저장장치 데이터 중 옮기기 쉬운 파일(사진, 동영상, 음악 등)을 미리 외장하드나 클라우드 저장소에 백업해놓는 것이 좋다.

노트북 메모리를 교체하거나 추가할 때 고려할 점은 데스크톱과 같다. 여분 슬롯을 확인하고, 메모리 규격을 확인하면 된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운영체제가 메모리 용량을 얼마나 인식하는지 확인해야 낭비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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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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