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번들 이어폰은 가라' 소울 미니 이어폰

나진희 najin@itdonga.com

요즘은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음악을 듣는다. 스마트폰의 기본 MP3 재생 기능도 부족함이 없을뿐더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원하는 음악을 그때그때 찾아 듣기도 좋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 LG전자 G2, 팬택 베가시크릿노트 등 최신 스마트폰은 무손실 음원까지 재생한다. 스마트폰이 MP3플레이어의 자리까지 꿰찼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처음에는 스마트폰 구매 시 딸려오는 '번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이 이어폰들은 대개 '커널형(혹은 인이어, in- ear)'이며, 흰색에, 리모컨이 달려 있고, 누가 봐도 '기본 제공 이어폰'같이 생겼다.

소울 미니
소울 미니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자주 음악을 들을수록 욕심이 생기기 마련. 조금 더 좋은 이어폰과 헤드폰에 관심이 간다. 소울 일렉트로닉스(Soul Electronics)의 '소울 미니(Soul mini optimal acoustics in-ear headphones)'는 입문자가 쓰기 좋은 커널형 이어폰이다. 미국 출시가가 59달러(한화 약 6만 5,000원)로 중간 정도의 가격대에 속한다. 처음부터 몇십만 원짜리 고가 음향 장비를 갖추기 부담스러운 사용자가 가볍게 구매해봐도 괜찮은 제품.

소울 미니
소울 미니

소울 일렉트로닉스는 국내 소비자에게 생소한 기업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음향 기기 전문 기업으로 2009년부터 헤드폰, 이어폰, 스피커 등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랩퍼 루다크리스(Ludacris) 등과 협업한 제품을 내놓고 싸이(PSY)를 모델로 쓰는 등 주로 스타를 내세워 제품을 홍보한다. 실제 소울 일렉트로닉스 홈페이지(http://www.soulelectronics.com/)의 하단에는 소울 제품을 착용한 여러 유명인들의 사진들이 도배가 되어 있다. 소울 일렉트로닉스는 우리나라 외에도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일본, 중국 등에 제품을 공급한다. 국내 소비자는 프리스비, 컨시어지, 에이샵 등 리셀러샵이나 이마트, 삼성 모바일 등 전자제품 매장에서 소울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궁합 좋은 이어폰

소울 미니
소울 미니

SL49, SL99, 미니 등이 소울의 대표적인 이어폰 모델들이다. 소울 미니는 이름에 '미니'라는 단어가 붙어있지만 딱히 크기가 작지 않다. 일반적인 이어폰만 하다고 생각하면 맞다. 디자인을 살펴보자. 드라이버의 중심을 차지한 커다란 'S'자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어찌 보면 슈퍼맨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글씨체 덕에 유치한 느낌이 없다. 검은색을 바탕으로 은색을 곳곳에 더한 디자인은 세련된 느낌을 준다. 드라이버는 일반적인 커널형 이어폰처럼 'ㄱ'자형이다.

소울 미니
소울 미니

이어폰 선이 마치 칼국수처럼 넓적하다. 덕분에 아무렇게나 가방 안에 던져 놔도 선이 잘 꼬이지 않는다. 물론 제품 보관용 파우치가 기본으로 제공되지만, 이어폰을 파우치에 고이 넣어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고가의 제품이 아닌 이상 보통 가방 앞주머니나 윗옷 주머니 등에 넣어 다니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잘 꼬이지 않는 넓적한 선은 확실한 장점이다.

소울 미니
소울 미니

소울 미니의 색상은 귀에 꽂았을 때 은은한 포인트가 된다. 이어폰 머리 부분에 스틸 느낌의 플라스틱 소재가 쓰였기 때문.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빛을 받아 과하지 않게 반짝거린다. 이어폰에 크리스털을 박아 액세서리처럼 활용하는 제품도 있는데 이는 너무 '꾸민 듯한' 느낌이 든다. 소울 미니는 색상 덕에 화려하기보다는 시크한 느낌이라 부담스럽지 않다.

소울 미니
소울 미니

소울 미니는 크기가 다른 이어팁 4쌍을 제공한다. 기자는 비교적 귓구멍이 작은 편이라 그간 커널형 이어폰을 착용하기 꺼렸다. 그 이어폰의 가장 작은 이어팁을 선택해도 귀 안이 아파서 금방 이어폰을 빼기 일쑤였다. 그런데 소울 미니는 달랐다. 가장 작은 크기의 이어팁을 낀 후 한참 노래를 들었는데 딱히 거슬리는 느낌이 없었다.

참고로 커널형 이어폰은 착용 시 이어팁이 귀를 꽉 막아 주변 소음이 잘 들리지 않는다. 이는 때에 따라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된다. 음악 하나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고 이어폰을 귀마개로도 쓸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가끔 노래를 듣지 않아도 주변이 부산스러워 집중이 안 될 때면 소울 미니 이어폰을 귀마개로 착용하곤 했다. 하지만 단점도 여기서 나온다. 주변 소리가 너무 안 들려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길거리를 걸을 때나 사무실에서 누군가의 지시를 들어야 할 때 등은 안전을 위해 음악 소리를 조금 낮추기 바란다.

소울 미니
소울 미니

앞서 말했듯이 이어폰의 오른쪽 선에 리모컨이 달려있다. 버튼은 하나다. 한 번 가볍게 눌러 음악을 재생하고 다시 눌러 이를 정지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은 두 번 빠르게 눌러 '이전 곡'으로, 세 번 빠르게 눌러 '다음 곡'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직접 실험해보니 애플 아이폰, 팬택 베가 시크릿노트 등은 이전 곡/다음 곡으로 잘 이동했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4, LG전자 옵티머스뷰3 등은 다음 곡 재생만 가능했다.

이 리모컨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거나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 전화가 왔을 때 한 번 누르면 통화가 시작되고, 통화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누르면 전화가 끊긴다. 커널형이라 주변이 시끄러운데도 상대방의 목소리가 또랑또랑하게 잘 들렸다.

아쉽게도 리모컨에 볼륨 조절 버튼이 없다. 따라서 소리 크기를 조절하려면 스마트폰의 볼륨 버튼을 활용해야겠다.

입문용으로 만족스러운 소리

소리에 대한 평가는 아무래도 개인의 취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기자는 음향 기기 전문가도 아니고 사운드 매니아도 아니다. 다만,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자주 들으며 평소 다양한 이어폰/헤드폰을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소울 미니의 음질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애플 아이폰5c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벅스' 앱을 구동해 음악을 들었다. 음원의 품질은 최고 단계인 320kbps(HQ)로 설정했다.

소울 미니
소울 미니

소울 미니는 (번들 이어폰보다) 소리가 입체적이다. 번들 이어폰은 모든 단계의 소리가 하나로 합쳐진 느낌이라면 소울 미니는 각각의 소리들이 층을 이룬다. 보컬이 흐를 때 그 아래에 비트감 있게 울리는 베이스도 명확하다. 물론 값비싼 고급 이어폰/헤드폰만큼 웅장하다거나 공간감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입체감이 있지만 살짝 가볍고 날카로운 느낌이다.

공식 홈페이지나 설명서 등을 뒤져봤지만 제품의 정확한 사양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소리를 들어보니 소울 미니의 저항값은 비교적 낮으리라 예상된다. 울리는 소리에서 약하게나마 잡음이 들리는 편. 소리가 평이하더라도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치찰음도 다소 강하게 들린다. 치찰음이란 주로 보컬의 'ㅅ', 'ㅈ', 'ㅊ' 등의 발음이 귀에 거슬릴 정도로 세게 들리는 것을 말한다. 노래를 듣다 보니 '사랑'이라는 단어가 노래에 이렇게도 많이 나왔나 싶었다.

소울 미니
소울 미니

제품을 이주일간 사용해보니 번들 이어폰보다 소울 미니에 확실히 더 손이 갔다. 소리에 입체감이 있어 음악 듣는 맛이 났기 때문이리라. 합리적인 가격에 한 단계 더 높은 이어폰을 찾는 소비자에게 소울 미니를 추천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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