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AI 시대의 포토샵, 어도비가 선택한 '공존' 전략은?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어도비코리아(2026년 8월 31일)
제목: 어도비 포토샵, 창작 과정 전반에 걸쳐 더 많은 선택권과 제어 기능 제공

포토샵에 추가된 AI 어시스티드 에디터 / 출처=어도비
포토샵에 추가된 AI 어시스티드 에디터 / 출처=어도비

요약: 어도비가 편집 정밀도와 제어력을 높이고 더욱 유연한 작업 환경을 지원하는 포토샵의 새로운 기능을 공개했다. 노출·대비·하이라이트 등을 비파괴 방식으로 조정하는 '라이트 조정 레이어', 파이어플라이 이미지 5 기반으로 맥락을 이해해 정밀 마스킹 없이도 원하는 부분만 편집하는 '마스킹으로 편집 지시', 이미지에 직접 표시해 편집 방향을 지정하는 '마크업' 등 정밀 편집 기능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동적 텍스트·도형·패스, 9억 개 이상의 어도비 스톡 에셋을 패널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통합 기능도 새로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자연어 프롬프트로 이미지를 편집하는 신규 환경 'AI 어시스티드 에디터'를 베타로 도입해 배경 제거, 생성형 확장, 생성형 채우기, 생성형 업스케일, AI 마크업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해설: 이미지 생성 AI가 보편화되면서 "이제 포토샵 같은 전문 편집 툴이 굳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심심찮게 나온다. 프롬프트 몇 마디로 그럴듯한 이미지를 뽑아내는 서비스가 늘어난 상황에서, 레이어를 쌓고 마스크를 따고 색상을 보정하는 전통적인 편집 방식은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콘텐츠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려는 압력은 광고 등 여러 산업에서 이미 감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의 생성형 AI 열풍이 어도비와 같은 기존 콘텐츠 제작 솔루션 기업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어도비의 움직임을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핵심은 'AI로 다 대체한다'가 아니라 'AI의 편리함과 창작자의 제어권을 동시에 쥔다'는 방향이다. 보도자료 제목에 '더 많은 선택권과 제어 기능'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번 업데이트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기존 포토샵 프로 에디터의 정밀 편집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라이트 조정 레이어는 노출, 대비, 하이라이트, 그림자 등을 카메라 로우 수준으로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비파괴 조정 레이어로, 포토샵 특유의 레이어 워크플로우를 벗어나지 않고도 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낼 수 있게 해준다. 동적 텍스트·도형·패스 확장, 9억 개 이상 규모의 어도비 스톡 패널 통합 역시 AI 유무와 무관하게 전문가의 작업 효율을 높이는 기능들이다.

업데이트된 라이트 조정 레이어 기능/ 출처=어도비
업데이트된 라이트 조정 레이어 기능/ 출처=어도비

다른 하나는 프롬프트 기반의 새로운 편집 환경, 'AI 어시스티드 에디터'를 별도로 마련한 것이다. 전용 인터페이스와 자연어 프롬프트 입력창을 통해 배경 제거, 생성형 확장, 생성형 채우기, 생성형 업스케일 등을 손쉽게 쓸 수 있다. 이는 프롬프트 한 줄로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하는, 상대적으로 편집 경험이 적은 사용자층까지 포토샵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즉 챗GPT나 이미지 생성 서비스로 향할 뻔한 수요를, 기존 프로 에디터와 나란히 놓인 별도 입구를 통해 자사 안에서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업데이트는 어도비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기존의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 제작 도구는 작업의 주도권이 지나치게 AI 쪽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손대면 안 되는 부분까지 AI가 제멋대로 손을 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얼굴이나 로고, 브랜드 에셋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광고 이미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AI가 해당 기업의 로고 디자인이 다소 구식이라고 '판단'해 임의로 세련되게 바꿔버린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승인하지 않은 브랜드 자산 변경이며, 자칫 상표권 문제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다.

포토샵에 추가된 마스킹으로 편집 지시 기능 / 출처=어도비
포토샵에 추가된 마스킹으로 편집 지시 기능 / 출처=어도비

이런 맥락에서 눈에 띄는 기능이 '마스킹으로 편집 지시'다. 이는 이미지의 전체적인 맥락을 AI가 이해해, 사용자가 모든 편집 영역을 일일이 정밀하게 표시하지 않아도 원하는 편집을 수행하는 기능이다. 감은 눈을 뜨게 하거나 특정 인물에게 모자를 씌우는 식의 간단한 프롬프트만으로 편집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마스크가 적용되지 않은 영역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얼굴, 로고, 브랜드 에셋처럼 훼손되면 곤란한 요소는 사용자가 지정하지 않는 한 AI가 손대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막아둔 셈이다. 이는 기업 고객이 생성형 AI 편집에서 가장 우려하는 지점, 즉 AI가 작업 범위를 넘어서서 의도치 않게 브랜드 자산을 훼손하는 상황을 기술적으로 차단한 장치로 볼 수 있다.

이런 '공존' 전략은 어도비 입장에서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사업 구조상 합리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포토샵의 주요 매출원은 여전히 전문가·기업 구독자다. 만약 포토샵이 완전히 프롬프트 중심의 자동 생성 툴로 바뀐다면, 어도비는 결국 모델 성능과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범용 생성형 AI 시장에서 싸워야 한다. 반대로 정밀 제어 기능을 계속 강화해 전문가들이 '이 통제권 때문에 포토샵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들면, 구독을 유지할 명분이 생긴다. 동시에 AI 어시스티드 에디터로 라이트 사용자층까지 포섭하면 두 시장을 모두 잡을 수 있다.

물론 이런 균형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이미지 생성 AI의 성능이 계속 향상되면, 프롬프트 기반 편집만으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사용자층도 점차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AI 어시스티드 에디터의 비중이 커지면서 기존 프로 에디터 사용률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이번 업데이트는 '창작자의 창의성'과 'AI의 편리함'을 절묘하게 공존시키려는 현재 시점의 균형점이며, 이 균형은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재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어도비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는 만큼, 앞으로도 이 균형점을 지키기 위한 후속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포토샵 업데이트뿐 아니라, 어도비가 다음에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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