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맛·건강 다 잡았다” 뉴트랩, 생애주기별 영양 솔루션 제안

[IT동아 박귀임 기자] 아침마다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아이에게 영양제를 먹이려 하면 쓰다며 뱉고, 공들여 고른 건강 간식은 한 입 먹고 외면한다. 결국 서랍 속에 쌓인다. 반면 아이들이 잘 먹는 대부분의 시리얼은 백설탕과 옥수수, 그리고 밀가루가 주재료다. 부모는 몸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장바구니에 담을 수밖에 없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4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은 자신의 건강관리보다 자녀 건강관리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경향을 보였다. 저출생 시대임에도 유아 건강식품 시장이 오히려 커지는 배경이다. 그러나 수요가 많다고 해서 제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김민지 뉴트랩 대표 / 출처=IT동아
김민지 뉴트랩 대표 / 출처=IT동아

아이들이 좋아하면서 부모도 안심할 수 있는 제품, 그 빈자리를 채우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바로 뉴트랩이다. 김민지 뉴트랩 대표를 만나 창업 계기와 비전을 들어봤다.

급식 현장서 마주한 문제로 창업 결심

2022년 10월 설립된 뉴트랩은 '새로운 영양을 연구하는 팀'이라는 의미를 담아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식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식품영양학 전공에 영양사 경력을 가진 김민지 대표가 창업한 후 현재 5명의 구성원으로 확대됐다.

김민지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건 영양사로 일하던 초등학교 급식 현장에서였다. 그는 "아이들은 안 좋은 것만 골라 먹었다. 역량 지도를 넘어서 좋은 선택지를 줘야 아이들도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양사로서 제안은 할 수 있지만, 그 이상 개선시켜 주기엔 역할의 한계성이 명확했다"고 회상했다.

뉴트랩 창업 이전에는 2030을 타깃으로 한 프로틴·간편 대용식 브랜드를 운영한 경험도 있었다. 그 경험 위에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문제의식이 더해지면서 유아 건강식품이라는 방향이 잡혔다.

김민지 뉴트랩 대표 / 출처=IT동아
김민지 뉴트랩 대표 / 출처=IT동아

김민지 대표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부모도 만족할 만한 제품이 왜 없을까'에 집중했다. 그 생각 끝에 2025년 뉴트랩의 두 번째 브랜드 '키즐키즐'이 탄생했다. 키즐키즐은 프리미엄 어린이 영양강화 간편식 전문 브랜드로 안전한 원료와 풍부한 영양소가 바탕이 되는 건강하고 맛있는 제품을 선보인다.

키즐키즐의 첫 제품은 유아를 위한 현미 오트링 시리얼이다. 오리지널, 초코, 카라멜 세 가지 맛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미와 귀리 기반의 링 모양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유아 맞춤 영양소 비율···국내산 현미 고집

키즐키즐의 시작점은 '철분'이었다. 12~36개월 유아기는 뇌와 장기 발달이 집중되는 시기인데, 국내 아이들은 철분 섭취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고민을 거듭했다. 외국은 오트밀 같은 복합 탄수화물이 이유식의 기반이지만, 국내는 백미 중심의 간식 문화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김민지 대표는 "철분이 부족한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의사들은 소고기를 많이 먹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매일 먹어야 하는 간식 안에 영양소를 채울 수 없을까라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제품 설계는 세밀했다. 한 번에 모든 영양소를 다 채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아이들이 식사도 하고 다른 음식도 먹는다는 전제 아래, 영양소별로 적정 비율을 따로 설계했다. 칼슘 70%, 마그네슘 45%, 철분 75%로 맞췄고 비타민D만 하루 권장량 100%로 설정했다. 실내 생활이 많아 햇빛 노출이 부족한 요즘 아이들의 현실을 반영한 결정이었다.

김민지 뉴트랩 대표 / 출처=IT동아
김민지 뉴트랩 대표 / 출처=IT동아

당(糖) 설계 역시 차별화를 꾀했다. '대체당은 아이들에게 사용하지 않겠다'는 원칙 아래, 화학 처리 없이 물리적 공법으로 미네랄을 살린 비정제 원당 '아우노 슈가'를 선택했다. 당 함량은 봉지당 5g으로 설계했다.

현미오트링의 주원재료는 전남 강진산 현미를 사용한다. 서울시의 지역 연계 지원 사업인 '넥스트 로컬'을 통해 강진 RPC(미곡처리장)·농업기술센터와 연결됐고, 지속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영국산 비타민C, 미국산 마그네슘 등 영양소 원료 역시 품질 기준을 타협하지 않고 선정해 품질을 높였다.

투자·마케팅 없이 6개월 만에 10만 봉 판매

키즐키즐의 초기 성과는 이례적이었다. 외부 투자나 대출, 별도의 마케팅 없이 출시 1개월 만에 1만 봉 판매 성과를 냈다. 6개월 만에는 누적 판매 10만 봉을 넘기는 기록도 세웠다.

김민지 대표는 "타깃에 맞는 명확한 제품력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국내에 없던 제품이었고, 우리와 비슷한 외국 제품을 직구했던 소비자까지 흡수한 결과"라면서 "자사몰 후기를 보면 '누구한테 추천받았다', '친구 엄마한테 들었다' 등의 댓글이 생각보다 많았다. 입소문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뉴트랩의 키즐키즐 제품은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트웰브에 입점해 있다 / 출처=뉴트랩
뉴트랩의 키즐키즐 제품은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트웰브에 입점해 있다 / 출처=뉴트랩

오프라인 전략도 독특하다. 김민지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의 트웰브에 입점한 후 두 달에 한 번씩 팝업을 운영하는데, 팝업 기간에는 자사몰 매출도 함께 오른다.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과 현장 피드백 수집을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이다.

김민지 대표는 "부모들이 직접 맛보고, 어떤 것이 고민인지 물어보고, 그 대화에서 진짜 데이터를 확보한다. 일반 설문지를 돌리는 것보다 대면으로 쌓은 데이터가 훨씬 신뢰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키즐키즐의 다음 라인업은 단백질 제품 '단백팝(가칭)'이다. 작고 둥근 팝 형태의 단백질 간식으로, 4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주 타깃으로 한다. 현재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에서 시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반응을 수렴 중이며, 오는 8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명과 형태 모두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했다. 어린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현미 오트링이 소근육 발달을 위한 링 형태였다면, 단백팝은 빠르게 씹어 삼킬 수 있는 소형 팝 형태로 만들었다. 학교에 가야 하는 아침 시간대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이다.

온 가족이 먹을 수 있도록 제품 설계할 것

제품 개발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단백팝은 제품 개발 기간만 약 1년이 걸렸다. 현미 오트링의 경우 당초 1년으로 예정했던 개발 기간이 2배로 늘었다. 대표적인 이유는 양산 과정에서의 유분 분리와 산패 문제였다.

김민지 대표는 "식품은 소비기한이 있다. 오류를 찾기 위해 물리적으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다. 소비기한이 1년이라도 보통 최대 6개월 안에 소진되니, 꼬박 6개월을 기다려야 결과가 나오는 제품도 있었다.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제조사와 열심히 배합을 바꿔가며 극복했다"며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우리 기준에서 완벽하게 됐을 때 출시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목표는 이전 브랜드에서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 빠르게 출시했다가 리뉴얼을 반복하면 비용이 두 배로 들고, 고객도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그래서 뉴트랩에서는 처음부터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욱 긴 시간을 쏟았고, 아직까지 리뉴얼 없이 판매 중이다.

뉴트랩의 키즐키즐 브랜드 제품 3종 / 출처=뉴트랩
뉴트랩의 키즐키즐 브랜드 제품 3종 / 출처=뉴트랩

뉴트랩의 중단기 목표는 명확하다. 2028년까지 키즈 시리얼·간편식 카테고리 내 7% 점유율 달성이다. 이를 위한 전략의 핵심은 '충성 고객 기반 구축'이다.

김민지 대표는 "마케팅 비용을 쓰더라도 충성 고객 기반을 두텁게 하는 것이 목표다. 돌이 지난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우리 브랜드 제품을 먹을 수 있도록 라인업을 계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할 구독 모델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재구매율이 높아진 고객에게 가격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자녀가 두 명인 가정이라면 첫째와 둘째에게 각기 다른 제품을 구독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김민지 대표는 "시리얼로 구독 모델을 운영하는 브랜드는 아직 못 봤다. 하지만 리뷰를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뉴트랩의 장기 로드맵은 유아에서 시작해 성인, 시니어로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단백팝 팝업 현장에서 시니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보며 또 한 번 확신을 얻었다.

김민지 대표는 "우리가 만든 브랜드의 제품으로 모든 생애주기 연령대의 사람들이 먹고 있으면 제일 행복할 것 같다. 나는 물론 아이부터 부모까지 온 가족이 각자에 맞게 설계된 제품을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약보다 중요한 건 결국 먹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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