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삼성전자에서 선보인 1억 8000만원짜리 TV, 뭐가 다르기에?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삼성전자(2024년 5월 7일)
제목: 삼성전자, 국내 최대 크기 114형 마이크로 LED 앞세워 초프리미엄 TV 시장 공략

출처=삼성전자
출처=삼성전자

요약: 삼성전자가 89형·101형에 이어 국내 최대 크기인 114형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114형 마이크로 LED의 출고가는 1억 8000만 원이며, 삼성스토어 현대 판교점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114형 마이크로 LED 구매하는 고객에게 85형 Neo QLED 8K(QND900)를 증정하고 JBL L100 MK2 스피커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이달에 구매하면 300만원 상당의 시그니엘 서울 숙박권도 추가 증정한다.

해설: 2024년 현재, TV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LCD 계열의 화면을 탑재한 제품, 그리고 OLED 화면을 탑재한 제품이다. ‘QLED’, ’미니 LED’ 명칭을 앞세운 제품도 다수 있지만 이들 역시 넓게 보면 LCD 계열의 제품에 포함된다.

QLED는 기존의 LCD와 유사한 구조에 양자점(퀀텀닷)을 추가해 컬러 표현능력을 강화한 것이며, 미니 LED는 백라이트(후방조명)에 소형 LED를 다수 배치해 보다 세밀하게 빛 조절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기존 LCD에 비해 화질을 상당부분 개선한 것이 사실이지만, 액정 패널에 백라이트가 결합된 LCD의 기본 구조는 거의 유지하고 있다.

반면, OLED의 경우는 화면을 구성하는 각각의 픽셀(점)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로 구성되어 있어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다. 덕분에 더 슬림하게 제품을 구성할 수 있으며, 휜 화면이나 접힌 화면을 구현하기에도 유리하다. 그리고 컬러 표현능력 및 명암비(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구분하는 능력), 시야각, 응답 속도 등 대부분의 이미지 구현 능력에서 우위에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OLED는 같은 이미지를 장시간 방치하면 해당 이미지의 잔상이 화면에 새겨지듯 남는 번인(Burn-in)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출처=삼성전자

이번에 삼성전자가 114형(289cm) 모델을 선보인 마이크로 LED는 기존 LCD, 그리고 OLED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기대되고 있는 화면 구현 방식이다. 아주 작은 LED를 이용한다는 것은 미니 LED와 유사하지만, 미니 LED TV가 밀리미터(mm) 단위의 LED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마이크로 LED TV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더 작은 LED를 이용한다. 참고로 1 마이크로미터는 0.001 밀리미터다.

또한, 미니 LED가 전면 액정 패널에 빛을 공급하는 백라이트용으로 LED를 이용하는 반면, 마이크로 LED는 화면을 구성하는 각각의 픽셀용으로 LED를 이용한다. 별도의 백라이트 없이 자체적으로 빛을 발하는 OLED와 유사한 점이다. 컬러 표현능력이나 명암비, 응답속도, 시야각 등의 화질 면에서도 유리하다. 게다가 마이크로 LED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를 이용하는 OLED와 달리, 무기물을 이용하므로, 화면 번인 현상으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다만, 이런 마이크로 LED 역시 단점은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아직 소형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 LED는 TV와 같은 소형 장치 보다는 전광판과 같은 대형 제품에 주로 적용되곤 했다. 물론 이는 반대로 대형화면을 구현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의미도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에서 114형의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인 것처럼, 앞으로도 한동안 마이크로 LED TV는 대형 제품 위주로 상품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114형 제품의 가격이 1억 8000만원에 달해 대중화되기에는 아직 가격이 너무 높은 편이다. 게다가 이렇게 큰 화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면의 해상도(정밀도)가 8K(7680x4320)급에 미치지 못하는 5K(4968x2808)급에 머무르는 등, 아직 더 발전할 여지가 있는 것도 생각해 볼만한 부분이다.

물론, 이런 제품은 대중적으로 많이 팔기 위해 나온 제품은 아니다. 소수의 얼리어답터를 대상으로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나온 제품에 가깝다. 모든 사람들에게 가볍게 추천할 만한 제품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최소 수 년 후에나 접할 수 있는 차세대 TV의 면모를 한 발 먼저 체험하고자 한다면 선택을 고려할 수도 있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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