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퀘스트3, 가성비 XR 시장 선점하나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메타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메타 퀘스트3’가 출시 후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 사실상 실패작으로 평가받은 퀘스트 프로를 뒤로하고, 메타가 다시 한번 보급형 확장현실(XR) 기기의 강자임을 입증하는 모양새다.

메타는 지난 10일 퀘스트3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지난 2020년 퀘스트2 출시 이후 3년 만에 나오는 후속 제품이다. 전작보다 무게, 두께는 줄어들었지만 성능과 화질은 대거 개선됐다. 화소 수는 퀘스트2의 10배 수준이며, AP도 스냅드래곤 XR2 GEN2를 탑재해 그래픽 성능을 2배로 개선했다. 또한 전작에는 없었던 MR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출처=메타
출처=메타

전반적인 사양을 살펴보면 메타가 지난해 공개했던 전문가용 MR 헤드셋인 ‘메타 퀘스트 프로’보다도 개선된 부분이 많다. 퀘스트 프로가 출시 당시 200만 원대, 현재도 14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69만 원에 출시된 퀘스트3가 퀘스트 프로를 자기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매체들도 출시 후 리뷰에서 대부분 혹평을 내렸던 퀘스트 프로와 달리 퀘스트3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매체 IGN은 퀘스트3에 9점을 부여하며 “VR과 MR 게임이 모두 가능한 1000달러 이하 유일한 독립형 헤드셋”이라며 “이는 퀘스트3가 왜 가성비 VR의 새 왕인지 보여주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퀘스트 프로에 4점을 부여하며 혹평했던 더버지도 퀘스트3에는 7점을 부여하며 “전작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추가된 MR 기능에 걸맞은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아스테크니카는 “퀘스트 플랫폼에 재밌는 작은 게임들과 생산성 앱이 그 어느 때보다 많지만, 없이는 못 살 정도로 소중한 앱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VR에 돈을 쓰는 데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비트세이버나 몰입형 가상 오피스 같은 걸 ‘반드시 해야 하는 경험’으로 제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 호라이즌 월드 / 출처=메타
메타 호라이즌 월드 / 출처=메타

메타가 제시하는 메타버스 비전이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와이어드는 메타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호라이즌 월드를 일컬어 “여전히 유령 도시”라고 표현했다.

전반적인 호평에도 불구하고 퀘스트3의 출하량은 메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널리스트 궈밍지(Ming-Chi Kuo)는 당초 퀘스트3의 연내 출하량을 700만 대로 예측했지만, 200만 대에서 250만 대로 전망치를 하향했다. 수요 부진으로 메타의 XR 기기 제품군의 출하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이유다.

다만 퀘스트3가 여전히 애플에 비해 가격 면에서 큰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애플의 비전 프로 출시 이후 퀘스트3가 저렴한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을 여지도 있다. 메타 또한 퀘스트3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경쟁력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달 메타의 연례행사인 커넥트에서 퀘스트3가 접근성 있고 합리적인 가격을 지닌 기기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애플 또한 비전 프로 출시 이후 더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제품을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이 또한 퀘스트3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가격에 출시될 전망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의 마크 거먼은 애플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보급형 제품의 목표 가격대가 1500달러(약 203만 원)에서 2000달러(약 270만 원) 사이라고 지난 15일 뉴스레터를 통해 전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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