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기 용량을 확장하고 싶을 때, 어떤 제품 골라야 할까?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 X|S 등 이른바 9세대 콘솔 게임기를 사용하다 보면 용량 부족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잦다. 적게는 수십 GB(기가바이트)에서 100GB도 우습게 넘는 고용량 게임들이 흔해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용량이 부족해도 확장 방법이 제한적이었던 과거 콘솔 게임기들과 달리 9세대 콘솔은 용량 확장도 비교적 자유롭다. 플레이스테이션5는 규격에 맞는 SSD, 엑스박스는 전용 스토리지 확장 카드를 장착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전자기기나 PC 부품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조차 막막할 때가 있다. 그런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가이드를 마련해 봤다.

플레이스테이션5에 용량 확장용 SSD를 장착한 모습. / 출처=웨스턴디지털
플레이스테이션5에 용량 확장용 SSD를 장착한 모습. / 출처=웨스턴디지털

플레이스테테이션5용 SSD, ‘순차 읽기 속도’ 확인해야

플레이스테이션5 용량을 확장하려면 확장 슬롯에 직접 SSD를 설치해야 한다. 물론 아무 SSD나 되는 건 아니고 소니가 요구하는 규격과 권장 성능 수치에 부합해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 게 PCIe 4.0 M.2 NVMe SSD다. M.2는 슬롯의 물리적 형태를 말하고, PCIe와 NVMe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을 말한다.

PCIe 4.0 M.2 NVMe SSD는 일반적인 PC 조립에도 흔히 사용되는 부품이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용어가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확인하기 어렵다면 ‘순차 읽기 속도(Sequential Read)’ 하나만 기억하고 확인해도 무방하다. 소니에서도 요구 사양으로 순차 읽기 속도 5500MB/s 이상인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 조건을 충족한다면 다른 나머지 조건들도 자연스레 충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품 상세 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능 수치에서 '읽기 속도', '순차 읽기 속도', 'Seqeuntial Read' 등으로 표기된 수치를 확인하면 된다. 위는 플레이스테이션 요구치인 5500MB/s를 충족하지 못하지만, 아래 제품은 충족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출처=온라인 쇼핑몰 캡처
제품 상세 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능 수치에서 '읽기 속도', '순차 읽기 속도', 'Seqeuntial Read' 등으로 표기된 수치를 확인하면 된다. 위는 플레이스테이션 요구치인 5500MB/s를 충족하지 못하지만, 아래 제품은 충족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출처=온라인 쇼핑몰 캡처

또 한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은 방열판 유무다. SSD는 CPU 등의 부품과 마찬가지로 발열이 심하면 성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방열판이 달려 나오는 제품이 아니라면 별도의 방열판을 부착해야 한다. 따라서 직접 방열판을 장착하기 부담스럽다면 방열판이 달려 나오는 제품을 구매하는 게 좋다.

플레이스테이션5와 호환되는 '삼성전자 980 PRO Heatsink' 방열판이 달려 나오는 제품이라 별도 부착이 필요없다. / 출처=IT동아
플레이스테이션5와 호환되는 '삼성전자 980 PRO Heatsink' 방열판이 달려 나오는 제품이라 별도 부착이 필요없다. / 출처=IT동아

처음부터 공식 인증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니로부터 공식 라이선스를 얻은 만큼, 플레이스테이션5와의 호환성이 검증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제품들은 방열판도 처음부터 달려있으니 그대로 포장을 뜯어서 장착하기만 하면 된다.

웨스턴디지털이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5 공식 인증 'WD BLACK SN850P NVMe SSD' 제품 / 출처=웨스턴디지털
웨스턴디지털이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5 공식 인증 'WD BLACK SN850P NVMe SSD' 제품 / 출처=웨스턴디지털

대표적으로 웨스턴디지털이 지난달 출시한 ‘WD BLACK SN850P NVMe SSD’이 있다. 방열판 1TB 제품 기준 연속 읽기 7300MB/s 연속 쓰기 6300MB/s로 소니에서 플레이스테이션5용 SSD의 권장 사양으로 요구하는 5500MB/s를 충족해 원활한 작동을 보장한다.

전용 확장 카드 필요한 엑스박스, 어떤 제품 골라도 무방

엑스박스는 PC 조립에도 흔히 사용되는 부품을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게 한 소니와 달리 전용 규격 제품을 써야 한다. 확장 스토리지 카드가 바로 그것이다. 카드 형태라 본체 뒤편의 전용 포트에 꼽기만 하면 되는 데다, 기기가 켜져 있는 상태로도 탈착이 자유롭다. 이처럼 편리한 점도 많지만 독자 규격 제품이라 SSD와 달리 다른 용도로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가격도 비슷한 성능과 용량의 SSD에 비해 비싸다는 게 흠이다.

게다가 엑스박스 시리즈 X|S 발매 초기부터 올해 중순까지 무려 2년 넘게 시게이트만 확장 카드를 생산하는 독점 체제가 이어지면서 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높은 정가가 그대로 유지돼 게이머들 원성을 사기도 했다.

시게이트의 Xbox Series X|S용 스토리지 확장 카드 / 출처=시게이트
시게이트의 Xbox Series X|S용 스토리지 확장 카드 / 출처=시게이트

다행히 올해 7월 웨스턴디지털이 전용 스토리지 규격을 발매하면서 시게이트 독점 체제가 끝나고, 이와 함께 정가도 1TB 기준 219.99달러에서 149.99달러로 낮아졌다. 웨스턴 디지털의 ‘WD BLACK C50 확장 카드’ 또한 1TB 기준 149.99달러(국내 판매가 25만 9000원)에 발매됐다. 경쟁 체제가 형성된 만큼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실제 구매가는 더 낮아질 여지가 있다.

웨스턴디지털의 'WD BLACK C50 확장 카드' / 출처=웨스턴디지털
웨스턴디지털의 'WD BLACK C50 확장 카드' / 출처=웨스턴디지털

어떤 제조사의 제품이건 엑스박스 측이 정한 규격에 맞춰 제작된 제품이므로 정가, 기능, 성능은 동일하다. 따라서 디자인이나 게임패스 구독권 제공 여부 등 추가 혜택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면 된다. 다만 시게이트는 512GB, 1TB에 더해 2TB 모델까지 판매하고 있지만, 웨스턴디지털은 512GB, 1TB만 출시한 상태이므로 2TB 제품을 원한다면 현재는 시게이트가 유일한 선택지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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