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이정우 CTO, "네이버클라우드 eKYC 기술, 투명성·신뢰성에 도움"
[IT동아 남시현 기자] “최근 2위 거래소인 FTX가 파산하고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 인출이 제한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거래 시장이 경색되고 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코빗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갑 주소를 전체 공개하고 분기별로 감사를 받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eKYC를 도입한 점도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eKYC(Electronic know your Customer)는 사용자가 온라인으로 제출한 신분증 및 자격증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금융거래 등 애플리케이션에서 신분증을 촬영해 본인확인하는 과정에 바로 eKYC 기술이 사용된다. 이미 시중은행과 핀테크 업계에서는 비대면 금융거래 시행을 위해 eKYC를 비롯한 다양한 인증 과정을 도입하고 있지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eKYC를 도입한 건 코빗이 처음이다. 왜 코빗은 eKYC를 도입하게 됐는지, 또 이번 행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코빗 이정우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코빗의 핵심은 ‘투명성과 신뢰성’
코빗 이정우 CTO는 2020년에 신사업 개발 담당으로 입사했으며, 작년 8월부터 기술연구실장과 최고기술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다. 가상자산 적립식 매수 시스템 ‘스마투’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최초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코빗타운’ 가상자산 예치 및 스테이킹 시스템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 CTO에게 기업으로서의 코빗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이 CTO는 “코빗은 올해로 설립 10년 차에 접어든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다. 현재 100여 종 이상의 가상자산은 물론 NFT(대체불가능 토큰), 스테이킹(예치), 적립식 매수 등 가상자산 거래 전반에 걸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 사업이 가상자산 거래업 이외에도 지난 11월 30일에는 코빗 NFT 마켓플레이스를 리뉴얼한 바 있고, 코빗 리서치나 유튜브 등을 통해 증권사 보고서와 같은 가상자산 보고서를 발행하기도 한다”라고 소개했다.
이미 국내에 많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코빗의 서비스는 어떤 점에서 다를까? 이 CTO는 “회원 가입을 하고, 고객 확인을 거친 후 거래소를 사업하는 기본적인 틀은 거의 모든 거래소가 동일하고, 서비스 역시 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우리만의 서비스라고 한다면 가상자산 적립식 매수 서비스가 있다. 적립식 구매는 투자자가 사전 예약한 주기와 투자 금액, 자산 종류 등에 따라 자동으로 구매해주는 서비스로 편리하게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주요 시중은행인 신한은행 계좌와 연동된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지난 11월 16일, 국내 업계 최초로 보유 가상자산 내역을 공개한 점도 코빗만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코빗은 홈페이지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에 대한 보유 수량을 공시하며, 거래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지갑 주소까지 공개했다. FTX 파산 이후 경영의 투명성과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는데, 다른 거래소는 코빗처럼 모든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거래 내역과 보유 잔고 등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다른 거래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셈이다.
신뢰 확보에 초점··· 관련 법률부터 국제 인증 준수
코빗은 거래소 정책 측면뿐만 아니라 관련 법령 준수나 인증, 기술 도입 등을 통한 신뢰도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첫 단계는 21년 9월 추진된 ‘특정 금융 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해 기존 금융사들이 준수하는 고객본인 확인 의무나 의심거래 보고 등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법률이다. 해당 법안이 도입되자 약 100여 개가 넘는 가상자산 거래소 중 네개 업체만 살아남았는데, 그중 하나가 코빗이다.
이 CTO는 “당시 다른 거래소들의 경우 특금법 기준을 맞추기 위해 불투명한 코인을 상장 폐지하는 등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코빗은 단 하나의 종목도 폐지하지 않고 국내 2호로 신고를 완료했다. 그만큼 평소에도 시장 신뢰를 위해 건전하게 운영했음을 증명한 사건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일례로 2018년에는 국내 거래소 최초로 ISO 27001(정보보호 경영시스템)을 취득했고, 2021년에 클라우드 보안 인증, 개인정보 보호 등 항목에 대한 ISO 인증까지 총 4종의 국제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네이버클라우드의 eKYC를 도입한 것도 같은 취지다. eKYC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신분증의 광학인식과 진위확인이 각각의 절차로 진행됐다. 한쪽에서 오류가 날 수도 있고, 또 진위 확인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더 길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eKYC는 네이버 클로바OCR을 기반으로 해 정확도도 높고, 국내 인증기관과 연계돼 빠르게 진위를 확인한다. 이 CTO는 “회사 측면에서는 지출이나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었고, 서비스 이용이 느린 대상자에 한해 평균 인증 시간이 30%까지 줄어드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도입 검토는 2분기 중이었지만, 보안 부서와 법무팀, 준법감시인 등의 유관 부서를 모두 거치다 보니 11월이 되어서야 도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 CTO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네이버클라우드의 센스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추후에도 더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면 도입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센스(Simple & Easy Notification Service)는 별도의 메시지 서버 없이 문자메시지나 알림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센스를 활용하면 서비스가 자동으로 문자를 보내고, 수취가 불가능할 경우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을 해 소비자 활용도를 높여준다.
앞으로는 생존 경쟁, 사업 고도화 노력할 것
코빗의 eKYC 도입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꾸준히 신뢰성 확보를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CTO는 “최근 국제 가상자산 시장은 크립토 윈터(빙하기)라고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국내 가상자산 시장도 특정 업체 점유율이 80%를 넘기 때문에 코빗 입장에서는 그만큼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거래소간의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빗 조직 자체가 새로운 시도를 빠르게 적용하는 편이어서 최근에 구글 고(GO), 모질라 러스트(RUST)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도입해 시스템을 효율화하고 있다. 보다 고객들이 편리하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정우 CTO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코빗이 지켜오는 가치만큼은 잃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비전은 느릴지언정 탄탄하게 가자다. 특금법 시행 당시만 하더라도 다른 기업들은 있는 종목을 폐지했으나, 우리는 상장 단계부터 이를 걸러내 한 종목의 상폐도 없이 신고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코빗은 신뢰성과 투명성이라는 두 가지 기조를 바틍으로 미래의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도전적이고 꾸준한 행보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