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콘진 MAP] AI 기반 개인정보 비식별화 전문 SW 개발...‘조이풀터틀즈’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권역별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남부권역센터에 있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ICT+콘텐츠 창업-투자 생태계 거점센터로, 신기술 기반 콘텐츠 산업 시장개척 및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을 맡고 있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올해 6월부터 추진 중인 '2022 초기창업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MAP)'은 콘텐츠·ICT 융복합 스타트업 발굴, 사업자금 발굴, 기술 및 비즈니스 고도화, 투자유치 등으로 성장과 협업을 지원한다. 국내 벤처 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등 22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한 ‘MAP 얼라이언스’는 지원 기업 선발부터, 육성, 투자까지 단계별 지원 협력을 담당한다.

콘텐츠·ICT 융복합 스타트업 관련 예비창업자나 창업 3년 이내인 스타트업 중 29개사를 선발했고, 최근 개최한 MAP 성과발표회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을 최종 선정했다. '경기문화창조허브 통합 데모데이(이하 통합 데모데이)'에도 참여한 이들 우수 스타트업을 상세히 소개한다.

이병진 조이풀터틀즈 대표. 출처=조이풀터틀즈
이병진 조이풀터틀즈 대표. 출처=조이풀터틀즈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할수록 개인정보 침해 사례가 급증한다. 예컨대 곳곳에 설치된 CCTV 설치로 범죄 예방 효과를 얻었지만, 쉽게 개인정보가 침해되는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르면 정보주체는 CCTV에 담긴 본인의 모습을 확인할 권리가 있지만, 자신과 함께 찍힌 제3자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비식별 조치한 후 열람이 가능하다. 이때 비식별 조치에 들어가는 비용은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간단히 모자이크 처리만 하면 되는데 이런저런 기능까지 포함한 외산 편집 툴은 이용료가 비싸다는 점이다. 비식별화 조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배경 중 하나다.

비식별 조치 활성화로 개인정보 침해를 막으려면, 윈도 메모장처럼 간단히 사용할 수 있으면서 가격도 합리적인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조이풀터틀즈’는 이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비식별화 전문 소프트웨어 ‘블러틀(Blurtle)’을 개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블러틀 개발로 타인의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다는 공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 조이풀 터틀즈를 지원했다. 이병진 조이풀터틀즈 대표를 만나 비식별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과 출시 계획 등을 들어봤다.

비식별 조치 수요 급증…자기 부담금 발생하는 비식별화 합리적 가격으로

조이풀터틀즈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자는 사명을 앞세워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이 기업은 AI 기반 영상·이미지 인식 기술을 비식별화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용했다. 비식별화는 영상이나 이미지에 식별할 수 있는 개인을 블러(Blur) 또는 모자이크(Mosaic) 처리해 식별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병진 대표는 “대부분 웹서핑을 하다가 유용한 정보를 보면, 윈도 메모장을 켜 내용을 기록한다”며 “향후 윈도 메모장처럼 비식별화 소프트웨어를 자주 쓰게 될 텐데 영상·이미지 비식별화 전문 기능을 갖춘 툴이 많지 않을뿐더러 가격도 비싸다. 얼굴을 가려주는 기능만 필요한데 그 외 옵션까지 전부 구입해야 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을 지닌 전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병진 대표의 말처럼 앞으로 비식별화 소프트웨어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확률이 높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다양한 분야에서 비식별 조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파트 단지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경우, 대부분 단지 내 CCTV를 확인하러 경비실을 찾는다. 이때 CCTV 공개 여부를 놓고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 제1항에 따르면, 정보 주체는 자기 모습이 담긴 개인정보 열람을 개인정보 처리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자신과 함께 찍힌 제3자가 있다면 이를 알아볼 수 없도록 ‘비식별 조치’한 후 열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인정보침해 행위에 해당한다. 이때 발생하는 비식별 조치 비용은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47조에 따라 요구자의 몫이다.

이병진 대표는 “현행법이 규정하는 것처럼 자신의 개인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타인을 비식별 처리하는 과정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더 빈번하게 일어날 현상이다”라며 “비식별 처리 비용도 정보 요구자가 지불해야 하는데 현재 나와 있는 툴은 비식별 전문 프로그램도 아닐뿐더러 여러 기능이 많다는 이유로 가격이 비싸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조이풀터플즈의 비식별 전문 소프트웨어 ‘블러틀’은 AI 기술로 영상이나 이미지에서 사람 얼굴을 자동으로 탐지해 모자이크, 블러 처리한다. 모자이크 기능이 있는 외산 소프트웨어를 쓰면 월 구독료 2만2,000원을 내야 하지만, 블러틀은 2만2,000원을 한번 지불하면 영구소장 할 수 있다”며 “블러 처리한 영상이나 이미지를 사용자가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수정, 삭제할 수 있어 간편하다. 영상의 경우 1초에 30프레임 정도여서 30장의 사진을 하나하나 모자이크해야 하는데 블러틀을 사용하면, AI가 얼굴을 알아서 잡아주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조이풀터틀즈가 개발한 AI 기반 비식별화 소프트웨어 블러틀의 작동 모습. 출처=조이풀터틀즈
조이풀터틀즈가 개발한 AI 기반 비식별화 소프트웨어 블러틀의 작동 모습. 출처=조이풀터틀즈

이병진 대표는 이어 “현재 영상이나 이미지를 외부에 공개하고자 하는 모든 기업 또는 공공기관, 개인 등 다양한 수요처가 있다”며 “특히 해외도 EU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미국의 FOIA (Freedom of Information Act)등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영상과 이미지의 비식별화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경찰, 법원 등 공공분야 등에서 다양한 니즈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지원으로 사업 발판 마련

조이풀터틀즈의 ‘비식별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한 기관이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다. 이 기관은 AI 기반 비식별 전문 소프트웨어로 개인정보 침해를 막을 수 있다는 공익적 가치에 집중해 조이풀터틀즈를 초기창업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 ‘MAP(Micro Accelerating Program)'의 지원 기업으로 선정했다.

경콘진의 초기창업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 ‘MAP(Micro Accelerating Program)'의 지원 기업으로 선정된 조이풀터틀즈. 출처=조이풀터틀즈
경콘진의 초기창업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 ‘MAP(Micro Accelerating Program)'의 지원 기업으로 선정된 조이풀터틀즈. 출처=조이풀터틀즈

조이풀터틀즈는 지난 9월, ‘2022 새로운 경기 창업공모 결선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당 대회는 경기도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우수 예비·초기 창업기업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공모전이다.

경기도는 ‘2022 새로운 경기 창업공모 결선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조이풀터틀즈. 출처=조이풀터틀즈
경기도는 ‘2022 새로운 경기 창업공모 결선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조이풀터틀즈. 출처=조이풀터틀즈

이병진 대표는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지원 덕분에 AI 알고리즘을 정교화하는 데 큰 도움을 얻었다”며 “사업비뿐만 아니라 초기창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강좌와 실전 IR 스피치를 통해 발표 자세나 억양도 바로 잡을 수 있어서 유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강좌와 교육을 통해 초기 창업기업에 필요한 역량과 지식을 배우고 실전에 적용할 수 있었다”며 “성과보고회를 통해서 심사위원들의 냉정한 평가와 다양한 조언을 얻어 사업모델을 좀 더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윈도 11로 출시 지연…인력과 자본 부족 해결해야

조이풀터틀즈는 주력 아이템인 비식별화 전문 소프트웨어 출시를 당초 계획보다 늦은 연말로 잡았다. 이병진 대표는 “윈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 보니,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제공하는 윈도 프레임워크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며 “윈도11의 출시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정책들이 변경되면서 추가 개발 사항들이 예상보다 많아졌다. 이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블러틀 출시가 조금 늦어졌는데, 현재는 개발 마무리 단계로 출시가 임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블러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인력과 자본 확충도 과제라고 전했다.

이병진 대표는 “인력과 자본의 부족은 대부분 스타트업이 겪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직원은 두 명뿐이지만, 그간 갈고 닦은 제품이 출시돼 가치를 인정받으면, 자본과 동료로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윈도 메모장처럼 편리한 ‘블러틀’ 꿈꿔…소프트웨어 강화해 다양한 디바이스 적용할 것

조이풀터틀즈의 목표는 비식별화 전문 소프트웨어, ‘블러틀’이 소비자 사이에서 윈도 메모장처럼 쉽고 자주 쓰이는 기능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블러틀 기능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병진 대표는 “블러틀의 핵심 기능은 AI가 스스로 비식별 처리할 사람의 얼굴을 탐지하는 것인데 내년에는 이 부분의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얼굴뿐만 아니라 중요한 개인 정보인 차량 번호판도 자동으로 탐지해 블러 처리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영상이나 이미지에서 특정한 사람만 블러 처리하거나, 특정된 사람 이외의 모든 사람을 자동으로 블러 처리하는 기능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 핵심기술은 AI 알고리즘의 경량화와 최적화인데, 이 기술을 CCTV나 블랙박스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적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며 “우리의 목표는 상상의 동물인 유니콘이 되는 것이 아닌 거북이처럼 꾸준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조이풀터틀즈로 사명을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실력 있는 회사로 인정받고 싶다”고 전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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