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RDNA 3 아키텍처 기반의 라데온 RX 7900 시리즈 발표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AMD는 지난 11월 3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체 행사를 열고 새로운 AMD 라데온 RX 790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RX 7900 시리즈 그래픽 카드는 20년 11월 첫선을 보인 RDNA 2 아키텍처에서 성능과 소비전력 등이 한 단계 더 진보한 RDNA 3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라데온 RX 7900 시리즈는 크기와 센서 등을 더 확보한 고성능 버전 RX 7900 XTX와 크기 및 형태는 유지하는 RX 7900 XT 두 종류가 각각 출시된다.

칩렛 디자인으로 승부수··· 4K 넘어어 8K 노린다

AMD 라데온 RX 7900 XTX 그래픽 카드. 제공=AMD
AMD 라데온 RX 7900 XTX 그래픽 카드. 제공=AMD

AMD 라데온 RX 7900 시리즈의 핵심은 RDNA 3 아키텍처, 그리고 칩렛 기술이다. RDNA 3는 AMD의 그래픽 카드 아키텍처로, 전작에서 더욱 강화된 2세대 실시간 광선 추적(레이 트레이싱)과 2세대 인피니티 캐시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 가속과 AMD 래디언스 디스플레이 엔진이 적용된다. 전작인 7nm 공정에서 5·6nm 공정으로 진보한 만큼, 세대 간 와트당 성능 효율은 54%가 향상됐으며, 인공지능 처리 성능은 최대 2.7배, 3D 엔진 개발 및 게임 플레이에 중요한 실시간 광선 추적 성능은 최대 1.8배 향상됐다. 게이밍 성능은 4K 해상도에서 RX 6950 XT와 비교해 1.5~1.7배 향상됐다. 설명 중 와트당 성능이 높다는 말은 저전력에서의 상대적 성능이 높고, 또 동일한 전력 소비 시 발휘하는 성능도 더 높다는 의미다.

AMD 라데온 RX 7900 시리즈의 칩렛, 메인 반도체 주변에 작은 반도체들이 배치돼있는 구성이다. 제공=AMD
AMD 라데온 RX 7900 시리즈의 칩렛, 메인 반도체 주변에 작은 반도체들이 배치돼있는 구성이다. 제공=AMD

칩렛(Chiplet) 디자인은 반도체 동작에 필요한 소형 반도체를 조각내 배치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칩에 모든 반도체를 통합하는 모놀리식(Monolithic)보다 생산 수율이 높고 구조 배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반도체가 분리돼있기 때문에 반도체 사이의 통신 속도가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에 공개된 AMD 라데온 RX 7900 시리즈는 그래픽 카드로는 최초로 칩렛 디자인이 적용됐는데, 초당 5.3TB의 대역폭을 제공하는 AMD 인피니티 링크와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통신 문제를 해소했다.

이번 칩렛 디자인 도입은 그래픽 카드 자체의 성격도 나누는 결과로 이어진다. 엔비디아는 AMD의 칩렛 구성과 반대로 모놀리식 기반의 빅칩을 생산하고, 반도체 수율과 구성에 따라 성능을 나눈다. 수율이 높으면 RTX 4090에 활용하고, 그 이하 제품은 칩을 잘라내 하위 라인업으로 만든다. 그렇다 보니 최대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칩 크기도 키워야한다는 문제점을 마주하게 됐고, 이 조건을 충족하다 보니 실사용이 어려운 그래픽 카드를 내놓게 됐다.

최근 공개된 엔비디아 RTX 4000 시리즈 중 최상급 제품인 RTX 4090의 경우 성능면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칩 크기가 지나치게 커져 발열이나 소비전력 등을 잡지 못했다. 그 결과 그래픽 카드 크기가 지나치게 커져 데스크톱 케이스를 교체하고, 전용 전력 케이블이 필요하는 등 실사용 면에서 곤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AMD 라데온 RX 7900 시리즈 그래픽 카드 칩렛. 제공=AMD
AMD 라데온 RX 7900 시리즈 그래픽 카드 칩렛. 제공=AMD

반대로 AMD의 칩렛 디자인은 극적인 성능보다는 효율성과 활용도에 방점을 두는 구성이다. 일단 소비자가 케이스를 교체하거나 전용 전력 시스템을 갖출 필요 없이 그대로 기존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다. 또 그래픽 카드 가격도 적정 선에서 높아졌다는 장점이 있다. 칩을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따라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극적인 성능을 선택할지, 실사용 성능에 초점을 맞춘 보편적인 제품을 선택할지가 나뉜 셈이다.

디스플레이 엔진은 54Gbps 대역폭의 디스플레이 포트 2.1을 지원해 최대 8K 해상도 영상을 165Hz 주사율로 재생할 수 있으며, 4K 해상도 역시 480Hz로 구현할 수 있다. 색상 깊이도 12비트 HDR까지 지원하며, 색공간도 Rec. 2020을 표현할 수 있다. 아직 8K 165Hz나 Rec. 2020에 대응하는 디스플레이는 없지만 향후 사양이 맞는 제품이 출시된다면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8K 60프레임 AV 1 인코딩 및 디코딩을 지원해 초 고해상도 영상 처리도 가능하다. 최종 연산 성능은 61테라플롭스(TFLOPS)로, RDNA 2의 23테라플롭스와 비교하면 훨씬 빠른 처리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AMD 라데온 RX 790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발표하는 AMD CEO 리사 수 박사. 제공=AMD
AMD 라데온 RX 790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발표하는 AMD CEO 리사 수 박사. 제공=AMD

AMD 라데온 RX 7900 XTX는 24GB GDDR6 메모리를 탑재하며, AMD 라데온 RX 7900 XT는 20GB GDDR6를 탑재한다. 제품 가격은 XTX가 999달러(한화 약 138만 8천 원대), XT가 899달러(약 124만 9천 원대)로 책정됐으며, 가격 및 성능 측면에서는 엔비디아 RTX 4080 16GB와 경쟁한다. 제품의 주요 성능 정보는 제품이 정식 출시되는 12월 13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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