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강소연구특구 “싱가포르와 함께 K 바이오 스타트업 세계로”

[IT동아 차주경 기자] 의료·바이오 기술은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고 더 오래, 건강하게 살도록 도울 기술로 주목 받는다. 세계 각국 정부는 의료·바이오 기업을 키우고, 이들이 한 데 모여 상승 효과를 내도록 클러스터(연관이 있는 기업과 정부 기관이 모인 산업집적단지)를 속속 마련했다.

미국은 보스턴을 대표로 뉴욕, 시카고 등 주요 도시 17곳에 메디클러스터(메디컬 + 클러스터)를 만들었다. 중국 역시 광저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속속 메디클러스터를 세운다. 이들 메디클러스터는 서로 교류하며 좋은 기업이 만든 기술과 인력, 경험을 나누고 함께 성장한다.

2020년 출범한 우리나라의 의료·바이오 클러스터 홍릉강소연구특구도 세계 메디클러스터와 교류를 추진한다. 파트너를 싱가포르로 낙점하고, 이 곳의 주요 기업 육성 기관들과 손 잡고 K 바이오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다. 양 기관은 거점을 세워 연구 인력과 기술을 교환한다. 유망 스타트업과 연구·투자 기관도 공유해 교류 범위를 넓히고 상승 효과도 이끌 전망이다.

홍릉강소연구특구는 싱가포르의 지원과 세계 주요 메디클러스터의 기술을 우리나라의 유망 의료·바이오 스타트업에 이식한다. 이어 연구 개발 역량과 펀드, 금융 등 도심형 클러스터의 장점을 앞세워 해외 의료·바이오 스타트업과 투자 기관을 유입한다. 이를 토대로 세계 10대 메디클러스터로 성장할 계획을 세웠다.

최치호 홍릉강소연구특구 단장(왼쪽)과 요우한 여(You Huan YEO)A *STAR 대회협력이사(가운데). 출처 = 홍릉강소연구특구
최치호 홍릉강소연구특구 단장(왼쪽)과 요우한 여(You Huan YEO)A *STAR 대회협력이사(가운데). 출처 = 홍릉강소연구특구

홍릉강소연구특구와 손 잡은 싱가포르 기관 가운데 ‘과학기술청, A *STAR’은 바이오 클러스터 ‘퓨전폴리스’에서 의료·바이오 스타트업을 육성 중이다. 양 기관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별해 교류를 추진하고 파트너십을 체결, 상승 효과를 노린다. 물론, 스타트업이 양국의 의료·바이오 시장 진출 시 자리 잡도록 협력하는 내용도 담았다. 멘토링과 보육 공간 제공, 연구 개발 자금과 투자자 매칭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어 싱가포르 정부 산하의 투자 기관 ‘SGInnovate’와의 협력도 추진한다. 이 기관은 딥테크(지금까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 기술을 현실로 이끄는 기술)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한다. 싱가포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을 눈여겨보던 SGInnovate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기관은 딥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할 자세한 내용을 정해 곧 공유한다.

싱가포르 국립대의 스타트업 육성 기관인 ‘iHealthTech’과의 협력도 확정했다. 홍릉강소연구특구의 스타트업은 싱가포르에 진출할 때 이 기관으로부터 정부 연구 비용과 실증, 현지 임상 기관과의 연결을 지원 받는다. 헬스케어 스타트업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 관계도 만들 예정이다.

어비나 팡(Ervinna Pang)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의과대학 Co11ab 담당 이사(왼쪽에서 세 번째)와 최치호 홍릉강소연구특구단장(왼쪽에서 다섯번째). 출처 = 홍릉강소연구특구
어비나 팡(Ervinna Pang)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의과대학 Co11ab 담당 이사(왼쪽에서 세 번째)와 최치호 홍릉강소연구특구단장(왼쪽에서 다섯번째). 출처 = 홍릉강소연구특구

홍릉강소연구특구는 싱가포르 난양공대학교 의과대학 산하의 혁신창업연구소인 ‘Co11ab’과 연계, 의료기기 스타트업의 육성 지원도 받기로 협약했다. 스타트업 상호 교류, 상세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싱가포르는 세계 주요 다국적 기업이 아시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은 나라다. 정부의 기업 지원 의지가 강한 덕분이다. 최근에는 미국 미네소타 메디컬 어레이와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중국 쓰촨성 청두 바이오메디컬 시티 등 세계 주요 메디클러스터의 의료·바이오 육성 기관들도 속속 싱가포르에 둥지를 마련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들에게 식품의약품 관리 기관과 국립 대학교, 병원과 연구 기관 등 다양한 기반 시설과 인력을 지원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규제를 완화하고 의료기기 수출도 장려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의 연간 의료기기 수출액은 243억 6,900만 달러, 33조 4,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홍릉강소연구특구는 싱가포르 의료·바이오 스타트업 지원 기관과의 관계를 강화해 이 곳을 아시아태평양 국가 진출의 기지로 삼는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의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곳이 동남아시아라는 점도 계산했다. 나아가 싱가포르를 미국과 유럽 진출의 거점으로 삼는 방안도 고려한다.

싱가포르 정부 부동산 개발기관 JTC의 바이오메디컬 부서 벤자민 리(Benjamin Lee)가 홍릉강소연구특구 동남아 특화 과정 2022에서 강연하는 모습. 출처 = 홍릉강소연구특구
싱가포르 정부 부동산 개발기관 JTC의 바이오메디컬 부서 벤자민 리(Benjamin Lee)가 홍릉강소연구특구 동남아 특화 과정 2022에서 강연하는 모습. 출처 = 홍릉강소연구특구

이미 후속 조치로 H 클럽(홍릉강소연구특구 내 의료·바이오 스타트업의 모임) 회원사 일부를 대상으로 '동남아 특화 과정 2022'도 진행했다. 참가 기업 관계자들은 싱가포르 현지의 기업 육성 기관과 산업 기반을 둘러보고, 담당자로부터 설비를 포함한 지원 혜택과 절차를 들었다. 싱가포르의 의료·바이오 기관과 기업, 액셀러레이터와 대학교 등 관계자와의 교류도 이뤄졌다.

최치호 홍릉강소연구특구 사업단 단장은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 현지의 법인 설립부터 임상 기관, 투자 기관과의 연결까지 가능하도록 튼튼한 관계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우수 의료·바이오 스타트업이 동남아를 포함한 해외 시장에 진출, 안착하도록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