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매년 쏟아지는 아이폰 루머,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애플이 오는 9월 8일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예고했습니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행사에서 애플은 아이폰, 애플워치 등 주요 스마트 기기 신제품을 공개해왔죠. 관심이 큰 만큼 루머도 무성합니다. 제품이 공개되지도 않았는데 ‘아이폰 가격이 오른다’, ‘애플워치는 고급형 모델이 추가로 나온다’ 등 온갖 얘기가 떠돕니다. 마치 기정사실처럼 얘기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대체 이런 루머들은 어떻게 나오는 거고, 얼마나 믿을만한 걸까요? eogXXXXX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일부 내용 편집)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쓰던 아이폰 8을 아이폰 14로 바꾸려고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번에 가격이 엄청 오른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이게 사실인가요?"

가격 인상설, 가능성 높지만 전망일 뿐

오는 9월 8일로 예정된 애플 스페셜 이벤트 초대장. 출처=애플
오는 9월 8일로 예정된 애플 스페셜 이벤트 초대장. 출처=애플

새 아이폰 가격이 오를 거란 전망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현재 전 세계적 물가 상승의 여파로 전자제품 가격들도 오르는 추세죠. 환율도 문제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M2를 탑재한 맥북 에어 신제품을 출시하며 구형인 M1 맥북 에어 국내 판매가를 인하하는 대신 오히려 올린 바 있는데, 환율 차이를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추세를 생각하면 아이폰14의 정가가 아이폰13보다 높아질 것이란 지금의 전망은 지극히 합리적이죠. 단순 전망 외에 애플에 납품하는 공급업체 등 관련 업체들을 통해 얻은 정보나 정황으로 가격 인상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다만 이전에도 가격 인상설이 제기됐으나 예상이 빗나간 경우도 많다는 걸 고려하면 이번에도 실제로는 다른 전개가 펼쳐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결국 무엇이 사실일지는 그날이 되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애플은 비밀 유지에 엄격한 회사로 유명하며, 최근 몇 년간은 특히 내부 정보 유출 단속을 철저히 하는 분위기입니다. 일부러 거짓 정보를 흘려서 유출자를 색출하는 일도 있었죠. 그래서인지 지난해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앞두고 돌았던 루머 중 상당수는 보기 좋게 빗나가기도 했습니다. 애플워치 디자인이 각진 형태로 바뀔 거라던 루머가 대표적이죠.

애플 관련 루머, 믿을 만한 출처인지 확인해야

그렇다면 애플 행사를 앞두고 도는 루머들은 대체로 다 거짓이니, 무시해야 할까요? 물론 거짓도 상당수지만 정황상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루머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애플이 아무리 비밀 유지를 철저히 한다해도 정보가 새는 구멍이 있기 마련입니다.

대표적인 구멍이 애플에 부품을 대는 하청업체와 협력업체들입니다. 이들로부터 도면이 유출되는 사례는 꽤나 잦습니다. 액정보호필름이나 케이스 등 액세서리 제조사들은 아이폰 출시에 맞춰 최대한 빨리 제품을 출시해야 하기 때문에 도면 입수를 위해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을 펼치기도 하죠.

물론 유출된 정보를 가장해 누군가 꾸며낸 가짜 정보인 경우도 상당합니다. 조잡한 3D 렌더링으로 돌아다니는 이미지는 대부분 가짜라고 보면 됩니다. 출처 불명의 폴더블 아이폰 콘셉트 사진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죠. 누군가 그냥 디자인 연습 혹은 재미 삼아 만든 ‘상상도’ 같은 게 그럴싸한 루머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상도 중에는 애플이 실제로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특허를 바탕으로 한 경우도 많습니다만, 특허 등록이 반드시 해당 콘셉트를 구현한 제품의 출시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개인이 제작한 콘셉트 영상이 그럴싸한 루머로 둔갑하는 경우도 흔하다. 사진은 한 유튜버가 3D로 구현한 폴더블 아이폰의 모습. 출처='ConceptsiPhone' 유튜브 채널
개인이 제작한 콘셉트 영상이 그럴싸한 루머로 둔갑하는 경우도 흔하다. 사진은 한 유튜버가 3D로 구현한 폴더블 아이폰의 모습. 출처='ConceptsiPhone' 유튜브 채널

사실 행사를 앞두고 어떤 루머가 도는지, 그리고 어떤 루머가 적중하고 빗나갔는지를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기도 합니다. 단,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습니다. 애플 제품 관련 루머의 출처는 주로 애플 소식통 기자이거나 팁스터라 불리는 정보 유출자들입니다. 이들은 각자 나름의 정보원을 바탕으로 알아낸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하죠. 가장 좋은 건 우리가 접하는 루머가 믿을만한 소식통에게서 나온 얘기인지를 확인하는 겁니다. 이 분야에서 유명한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 기자인 마크 거만이 있고, 최근 적중률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대만 애널리스트 궈밍지도 여전한 이름값을 자랑합니다.

애플 소식통들의 적중률을 평가하는 사이트도 존재합니다. 애플트랙이란 곳인데요. 애플 관련 루머를 전하기도 하고, 주요 애플 소식통들의 적중률을 평가해서 순위를 세워놓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애플트랙은 적중률에 따라 애플 소식통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 출처=애플트랙
애플트랙은 적중률에 따라 애플 소식통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 출처=애플트랙

애플트랙에 따르면 2022년 현재 기준으로 가장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는 사람은 92.9%를 기록 중인 디스플레이 전문가인 로스 영입니다. 디스플레이 공급망에 직접 몸담고 있는 업계 내부자인 만큼 디스플레이 관련 소식만큼은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입니다. 2위는 블룸버그의 마크 거만 기자로, 86.5%의 적중률을 기록 중입니다.

이러한 정보들을 모두 참고해서 애플 루머 소식을 접할 때는 먼저 믿을 만한 소식통이 출처인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언론 보도라 하더라도 단순 낭설에 근거한 경우도 간혹 있으므로 기사에서 인용하고 있는 출처가 믿을만한 곳인지 확인하길 권합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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