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소장의 ‘핏(FIT)’]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서로를 향한 진흙탕 싸움
시대의 흐름은 너무나도 빠르게 우리가 상상하던 미래의 모습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속도의 차이가 분야마다 너무 커서 어떤 장단에 맞추어 살아야 할지 고민되고 불안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먼 미래처럼 보이는 IT 기술이 어떻게 진화할 것이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논의를 이어가야 될지. 맞춤 정장처럼 꼭 맞는 형태로 제공해 드리기 위해 핏!한 IT 소식을 전달하는 ‘김 소장의 핏’을 통해 하나씩 풀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Q.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고요?
네, 맞습니다. 지난 2022년 4월 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440억 달러(한화 약 57조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었죠. 그리고 돌연 지난 7월 8일 계약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지난 7월 9일, 인수 계약 파기 내용을 담은 서한을 트위터에 발송했죠. 당일 트위터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3% 급락해 32.65달러로 마감했죠.
이러한 트위터와 일론 머스크의 인수 공방은 법정 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지난 7월 12일, 트위터는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도록 강제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제시했던 인수 가격(한 주당 54.20달러)를 그대로 반영했죠.
Q. 그러니까…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당초 인수 계약을 그대로 강제해달라고 소송을 진행했다는거죠?
트위터는 제출한 고소장에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서명한 합의 내용에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트위터와 트위터 주주에 대한 의무 이행을 거부했다’라고 썼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결정한 뒤, 테슬라 주가가 떨어지자 자신의 재산 가치도 떨어질 것 같아 멋대로 계약을 끝내려 했다는 뜻인데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자금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충분하지 않았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또한, 트위터 측은 “일론 머스크가 트윗으로 여러 차례 트위터와 트위터 직원들을 폄하했다. 이 역시 계약 위반”이라며, “트위터를 공개적인 구경거리로 만들고, 회사를 망쳤으며, 운영을 방해하고, 주주 가치를 파괴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이번 인수 계약 전에도 여러 차례 트위터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지난 3월 자신의 트위터에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다. 당신은 트위터가 이 원칙을 준수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이 설문 결과는 중요하다. 신중하게 투표해달라”고 트윗했는데요. 당시 설문조사에 약 203만 6,000명이 참여했고, 이 중 70.4%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일론 머스크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필요한가?”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새로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몇 차례 이러한 트윗 이후 4월, 트위터 인수 계약 소식을 전했었죠.
Q. 일론 머스크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의 소송 제기 후 별다른 설명 없이 ‘아이러니’라는 트윗 한 줄을 남겼습니다. 이어서 ‘트위터가 가짜 계정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 오히려 계약 내용을 어겼다’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트위터 측은 가짜 계정 비율이 5% 미만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믿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의견을 정리하자면, 트위터에 인수 전 필요한 정보를 요청했는데 제대로 된 자료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때때로 요구를 무시했다고도 말했죠. 그는 “동의를 얻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하고, 정리해고도 실시했다”라며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Q. 그럼 앞으로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는 건가요?
미국 델라웨어 법원이 ‘트위터가 실제로 계약을 위반했는지’, ‘일론 머스크의 계약 파기 통보는 정당했는지’를 따질 예정입니다.
미국 증권 당국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철회 과정에서 위법 사항은 없는지 조사에 나섰는데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일론 머스크에게 트위터 인수 거래 파기를 시사한 트윗과 관련해 “왜 SEC에 제출한 서류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느냐?”고 문의했습니다. SEC의 질의는 어떤 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려는 적극적 투자자들이 그 회사 지분을 5% 이상 취득했을 때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13D’ 양식과 관련된 것인데요. 이 양식을 제출한 투자자는 중대한 변경 사항이 있을 때마다 이를 반영하도록 업데이트된 내용을 제출해야만 합니다.
SEC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 계약 파기를 시사한 트윗은 인수 계약에 따라 트위터의 인수 완료를 보류하는 법적 권리를 행사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인수를 완료할 의향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하며, “이런 중대한 변화를 반영하도록 13D 양식을 수정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인수 계약 파기 관련 트윗을 올리기 전에 서류를 업데이트했어야 한다는 뜻이죠.
Q.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후회한다는 주장은 왜 나오는 건가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계약한 당시, 주당 54.20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트위터 주가는 계속 하락했죠. 한때 32.6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약 30% 정도 하락한 수치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계약란 총 인수 거래 가격 57조 원을 현재 가치로 계산해보면, 일론 머스크는 17.1조 원을 날린 셈이죠. 그런데, 인수 계약 파기 위약금은 대략 10억 달러(한화 약 1.3조 원)입니다.
일론 머스크 개인 입장에서 생각해보죠. 그대로 인수 계약을 진행할 경우 17.1조 원을 손해보는데, 인수 계약을 파기하면 1.3조 원 손해에 그칩니다. 단순히 숫자만 보면, 일론 머스크의 선택은 인수 계약 파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논외로 최근 트위터를 포함한 SNS의 주식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스냅팻은 고점 대비 -62%를 기록했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서비스하는 메타 주가도 떨어지고 있죠. 또한,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해 “구독 경제로 트위터를 살릴 수 있다. 2028년까지 매출액을 5배로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구독 경제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넷플릭스도 고점 대비 70% 가량 떨어졌죠.
앞으로 일론 머스크의 행보는 크게 2가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수 계약을 포기해 위약금을 내거나, 이번 소송을 통해 인수 계약 금액을 낮춰보겠다는 거죠.
Q.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치열한 신경전 중입니다. 소송 심리 개시일을 놓고 줄다리기에 나섰는데요. 트위터는 보다 소송을 최대한 빠르게, 일론 머스크는 최대한 늦추려는 양상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가 가짜 계정 문제를 덮기 위해 신속한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법원에 이를 기각해 달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이처럼 복잡한 사건을 두 달 뒤 심리를 시작하자는 트위터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라며, “6개월을 준비해도 부족하다”라고 덧붙였죠. 일론 머스크는 재판 날짜를 내년 2월 13일 이후로 잡아달라고 요구합니다다. 일론 머스크 변호인 측은 “가짜 계정에 대한 논쟁은 트위터의 근본 가치에 대한 문제”라며, 검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인수 자금 조달 시한은 내년 4월 25일까지이기 때문에 재판은 그 전에 열리면 된다는 논리죠.
트위터는 경기침체와 이번 소송으로 “회사가 불확실성이라는 발목에 잡힐 수 있다”라며, 오는 9월 심리를 열어 달라는 신속 재판 청구를 제출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인수 계약 파기로 인해 공개적인 논쟁이 계속될 경우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죠.
참고로 트위터는 미국에서 기업 법무 분야로 잘 알려진 왁텔 립튼 로젠 앤 카츠(Wachtell, Lipton, Rosen & Katz) 로펌을 변호인단으로 고용했으며, 일론 머스크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에서 삼성전자 측을 대리했던 퀸 엠마누엘 어쿼트 앤드 설리번(Quinn Emanuel Urquhart&Sullivan)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했는데요. 지난 7월 19일, 신속 재판 진행에 대해 미국 델라웨어 법원은 오는 10월부터 심리를 시작할 것이라고 판결했습니다.
Q. 향후 이번 트위터 인수 계약 파기 소송은 어떻게 흘러 갈까요?
경우의 수는 너무 많습니다. 인수 계약 파기 또는 인수 계약 진행이라는 큰 틀에서 트위터와 일론 머스크 양측의 주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죠. 양측 모두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움직일 겁니다. 다만, CNBC는 의외의 경우를 들고 나왔는데요. 제 3자가 등장해 트위터를 인수할 가능성을 언급했죠. CNBC는 “가장 낮은 확률이지만, 일론 머스크가 제시한 인수 금액보다 낮은 금액이라도 인수 제안하는 기업이 나타나면, 트위터 이사회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일단, 법원은 트위터 측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입니다. 최대한 시간을 끌려는 일론 머스크는 내년 2월 재판 진행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캐틀린 매코믹 판사는 "심리를 지연하면, 트위터에게 복구할 수 없는 피해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결과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트위터와 일론 머스크의 진흙탕 싸움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지켜 볼 일입니다.
글 / 미래사회IT연구소 김덕진 소장
미래사회IT연구소(FITS)는 미래로 향해가는 사회의 변화와 현상을 IT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해 다양한 분야에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김덕진 소장은 10여년간 빅데이터 기반 전략컨설팅을 수행했으며, KBS2TV 통합뉴스룸ET, MBC 손에잡히는경제, 유튜브 삼프로TV등 다양한 방송과 강의를 통해 경제와 산업, IT가 연결되는 지금의 현상들을 대중들에게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다. 현재 세종사이버대학교 컴퓨터AI공학과 겸임교수를 맡고있으며, 웹3/블록체인 전문기업 체인파트너스의 대외협력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유튜트 채널 '미래발전소'도 운영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