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소니 등 日 스마트폰 '카메라 강화' 승부수 통할까
[IT동아 차주경 기자] 일본 기업 샤프와 소니가 나란히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들은 신제품의 카메라 성능과 화질을 많이 강화했다. 차별화된 고급 카메라를 앞세워 일본, 미국 소비자를 공략할 각오다. 반면, 광학식 흔들림 보정 삭제와 비싼 가격 등 단점도 지적된다.
샤프는 5월 9일 스마트폰 ‘아쿠오스 R7(AQUOS R7)’을 공개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8 1세대 AP와 12GB 램, 256GB 저장 공간과 6.6인치 풀 HD + 해상도 240Hz 익조(IGZO) OLED 화면을 갖춘 고급 5G 스마트폰이다. 마이크로SD 메모리 카드 슬롯과 3.5mm 이어폰 단자, IP68 방수 기능을 각각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제품의 특징은 뒷면 카메라다. 본체 앞뒤에 카메라 여러 개를 가진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샤프 아쿠오스 R7은 앞뒤에 카메라 한 대씩만 갖췄다. 대신, 기계 성능이 우수하다. 뒷면 카메라는 1형 472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라이카 즈미크론 19mm F1.9 렌즈로 이뤄진다.
1형 이미지 센서의 면적은 고급 스마트폰에 장착된 1/1.3인치 혹은 1/2인치 이미지 센서보다 크다. 그 만큼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화소 면적이 커 사진 화질을 더 좋게 표현한다. 샤프 아쿠오스 R7의 뒷면 카메라에는 고속 위상차 자동 초점 검출, 고화소를 활용한 고해상도 디지털 줌 기능과 8K UHD 동영상 촬영 기능도 적용된다.
뒷면 카메라 옆에는 인물 사진 전용 센서가 배치된다. 이 센서는 인물 사진 촬영 시 피사체의 머리카락과 눈썹, 피부 색과 치아 유무를 판별해 가장 적절한 색깔과 밝기를 자동 조절한다. 배경 흐림에도 관여한다.
이어 소니가 5월 11일 엑스페리아 1 IV를 소개했다. 이 스마트폰도 퀄컴 스냅드래곤 8 1세대 AP와 12GB 램, 512GB 저장 공간과 6.5인치 OLED 화면을 갖췄다. IP68등급 방수와 마이크로 SD 메모리 카드 슬롯, 3.5mm 헤드폰 단자도 탑재한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V의 본체 뒤에는 카메라 세 대가 배치된다. 1/2.5인치 1200만 화소 16mm F2.2 초광각 카메라와 1/1.7인치 1200만 화소 24mm F1.7 광각 카메라, 그리고 세계 최초로 개발된 1/3.5인치 1200만 화소 85~125mm F2.3~2.8 광학 1.5배 줌 렌즈 카메라 구성이다. 줌 렌즈는 잠망경 구조다. 정해진 초점 거리를 단계별로 사용하는 스텝 줌이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와 동일한 광학 줌을 지원한다.
이 제품의 뒷면 카메라 세 대는 기계 성능이 우수하다. 4K UHD 120p 및 HDR 동영상(60p로 제한) 촬영 기능과 초당 20장 고속 연속 촬영, 사람의 눈동자 검출 및 실시간 추적 촬영 기능이 공통이다. 소니는 여기에 3D 거리 측정 센서와 피사체 인식·화이트밸런스 인공지능 기술을 더했다. 광각, 줌 렌즈 카메라에는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도 적용했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1 IV에 전용 라이브 스트리밍 앱 ‘비디오그래피 프로’를 넣었다. 이 앱은 유튜브를 포함해 여러 SNS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도록 돕는다. 소니 알파 시리즈 미러리스 카메라 일부 제품과 연동해 미러리스 카메라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것도 된다. 이를 위해 고해상도 녹음 및 360도 리얼리티 오디오(소리가 나는 방향을 파악해 음향을 강조하는 기술)재생 기능도 가졌다.
2021년 기준 일본 스마트폰 판매량 규모는 약 3,374만 대(일본 MM 총연 조사 기준)다. 애플이 시장 점유율 58%를 차지해 1위에 올랐고, 2위 자리를 두고 샤프와 소니, 삼성전자가 각축을 벌였다. 그 결과 2위는 샤프, 3위는 삼성전자, 4위는 소니가 각각 차지했다. 다만, 점유율은 세 곳 모두 10% 남짓으로 차이가 적다.
카메라의 성능과 화질은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살 때 눈여겨보는 주요 구매 요소다. 샤프는 카메라의 성능과 화질을 강화해 자국 시장을, 소니는 카메라의 성능을 높이고 미러리스 카메라와의 연동 기능을 더해 일본과 세계 시장을 함께 공략할 전망이다.
카메라 성능을 강화했다고 하지만, 단점도 있다. 샤프 아쿠오스 R7의 뒷면 카메라는 광학식이 아닌 전자식 흔들림 보정 기능만 지원한다. 샤프는 이 제품을 발표하면서 두께와 무게를 공개하지 않았다. 크기가 큰 1형 이미지 센서에 대구경 조리개를 장착한 만큼 카메라 유니트 크기도 커서 두껍고 무거울 것으로 예상한다. 샤프는 스마트폰을 일본에서만 판다.
소니는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에 엑스페리아 스마트폰을 공급 중이나, 판매량은 적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V의 카메라는 기계 성능은 우수하나, 이미지 센서 크기와 화소 수는 다른 고급 스마트폰의 카메라보다 다소 열세다. 가격도 미국 기준 1,600달러(약 205만 원)로 고급 스마트폰 중에서도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