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넘버링 인쇄와 스캔을 초고속으로, 캐논코리아 DS-G90/N90
[IT동아 김영우 기자] 기업의 특성에 따라 필요한 사무기기도 달라진다. 어떤 기업에선 복사를, 또 어떤 기업에선 출력을, 또 어떤 기업에선 스캔을 자주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기업에선 문서마다 번호를 매기는 이른바 ‘넘버링’ 작업이 중요한 업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 사무실에선 프린터와 스캐너, 복사기, 팩스 등의 다양한 기능을 한 데 모은 복합기가 대세다. 하지만 무조건 많은 기능을 갖췄다고 해서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기능만 제공하면서도 해당 분야의 업무만큼은 그 어떤 복합기보다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특수한 사무기기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캐논코리아의 다큐먼트 스탬퍼인 ‘DS-G90’과 ‘DS-N90’이 그러한 경우다. 이 제품은 문서를 스캔하는 스캐너, 그리고 문서 넘버링용 프린터 기능을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원클릭으로 넘버링 인쇄와 스캔을 동시에 할 수 있으며 분당 최대 90매의 빠른 작업 속도와 더불어 최대 300매 급지가 가능한 대용량 트레이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DS-G90과 DS-N90의 기본적인 기능은 유사하지만, DS-N90은 DS-G90에 유선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상당한 덩치와 무게, 간결한 구성
DS-G90/N90은 덩치가 상당하다. 크기는 529x630x594mm이며 무게가 50kg에 이르기 때문에 혼자서는 들 수 없다. 설치나 이동을 할 때는 최소 2명 이상의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금속 재질을 많이 적용했기 때문에 무겁긴 하지만 튼튼한 느낌도 준다.
본체 하단에는 스캔하거나 넘버링 할 원고를 넣는 급지대가 있다. 레터 규격부터 A4 크기의 원고까지 지원하며 최대 300매의 급지가 가능하다. 여기서 넣은 원고는 스캔이나 넘버링 인쇄 과정을 거쳐 본체 중간의 배지구로 배출된다.
본체 전면에는 전원 버튼, 그리고 상단에는 12.1 인치 규격의 컬러 LCD가 달려있다. 터치 스크린이므로 현재 작업 진행 상태를 확인하는 것 외에 화면을 직접 터치하며 각종 조작을 하거나 설정 변경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첫 화면에 표시되는 로고는 설정 메뉴에서 변경할 수 있다.
화면 오른쪽에는 USB 포트가 달렸다. 스캔한 원고는 일단 DS-G90/N90 본체에 저장되지만 이를 USB 메모리로 복사하고자 할 때 이 USB 포트를 이용하자. 그리고 본체 우측 하단에는 전원 포트 및 전원 스위치가 달려있으며, DS-N90 모델에 한정해 유선 네트워크 포트도 달려있다. 본체 내의 저장 공간을 공유 폴더처럼 설정해 스캔 파일을 다른 PC로 공유하고자 할 때 이용한다.
간단한 조작으로 넘버링+스캔을 동시에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고 하단 전원 스위치를 켠 후 상단 전원 버튼을 누르면 기기가 켜진다. 전원 버튼을 누른 후, 기기가 완전히 부팅해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기까지는 약 28초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초기 부팅을 마치면 이후부터는 모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된다. 작업을 하지 않고 10분 이상 놔두면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돌아가는 옵션도 제공한다.
메인 화면에 표시되는 가장 기본적인 작업은 넘버링과 넘버링+스캔, 스캔, 그리고 파일 복사 하기다. 넘버링의 경우, 말 그대로 원고의 하단에 00001, 00002, 00003~ 식으로 번호를 인쇄하는 것이다. 넘버링 자릿수 시작 번호는 넘버링을 시작할 때 지정할 수 있다. 00001이 아닌 000100, 10235 등에서 넘버링을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넘버링 인쇄를 통해 찍힌 번호의 인쇄 상태는 아주 진하거나 선명하지는 않고 도트 프린터나 영수증 출력기 수준의 품질이다. 인쇄 품질 보다는 번호 확인 자체가 더 중요한 업무를 위해 쓰는 제품이니 참고하도록 하자. 그리고 DS-G90/N90는 넘버링 인쇄를 위해 잉크를 소모하는데, 특이하게도 HP C6602(블랙) 규격의 잉크 카트리지를 이용한다.
다만 넘버링 자릿수는 5자리로 고정되어 있고 변경할 수 없는 건 다소 아쉽다. 4자리(0001 등)이나 3자리(001 등)으로 넘버링 인쇄를 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원고를 급지하는 방향에 따라 가로 문서, 세로 문서 모두 넘버링 인쇄가 가능하며 인쇄 위치는 설정에 따라 문서 하단의 왼쪽이나 오른쪽, 가운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넘버링 인쇄와 동시에 원고를 스캔해 파일을 저장하거나 그냥 스캔만 할 수도 있다. 스캔 해상도는 200/300/600 DPI까지 지원하며 컬러 스캔은 물론, 흑백 스캔도 가능하다.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스캔한 파일은 JPG나 PDF 형식의 문서로 본체에 저장되며 이를 USB 메모리로 복사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스캔 결과물은 본체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DS-N90 모델이라면 PC 상에서 공유 폴더 형식으로 스캔 파일에 접근 가능하다.
정말로 빠른 인쇄 및 스캔 속도, 좀 구겨지거나 뚫린 문서도 O.K.
DS-G90/N90으로 넘버링이나 스캔 작업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넘버링이나 넘버링+스캔, 혹은 스캔 등,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순식간에 원고를 빨아들이며 넘버링이나 스캔 작업을 마친다. 넘버링만 하건, 혹은 스캔을 하건, 그리고 스캔 해상도를 높이건 속도에 변함은 없다. 제조사에서 강조하는 분당 최대 90매라는 속도가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용지를 까다롭게 가리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천공 펀치로 구멍이 뚫린 문서나 스테이플러로 찍었다가 빼낸 자국이 있는 문서, 다소 구겨진 문서, 혹은 스티커나 영수증 등이 붙어있는 문서도 무난하게 넘버링 인쇄나 스캔을 할 수 있다.
다만 젖은 문서나 접착제가 붙은 문서, 스테이플이나 클립이 달려있는 문서, 잉크가 덜 마른 문서, 연필이나 색연필 같이 가루가 떨어질 수 있는 필기구로 필기한 문서, 많이 찢어진 문서, OHP 필름 등의 경우는 넘버링이나 스캔을 하다 기기가 고장이 날 우려가 있다고 하니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특정 업무를 주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을 위한 제품
캐논코리아에서 출시한 다큐먼트 스탬퍼인 DS-G90과 DS-N90은 개성과 특징이 분명한 제품이다. 복합기처럼 아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오직 넘버링 인쇄와 스캔 기능만 지원하는 제품이라 폭넓은 업무에 이용하지는 못하겠지만, 특정 업무를 자주 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라면 이 이상으로 유용한 제품도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작업 속도가 매우 빠른 데다 조작법이 간편하고, 이용하고자 하는 용지 상태를 까다롭게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5자리 넘버링만 가능하다는 점이나 인쇄 결과물이 아주 선명하지는 않다는 점등이 약간 아쉽지만 그 외의 장점이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 특정한 업무를 주로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개발된 제품인 만큼, 구매 전에 이용 환경과 업무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