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에서 통신 위한 행사로 돌아왔다, MWC2022 주요 관전 포인트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2020년 초,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대규모 불참 사태를 겪었던 MWC(Mobile World Congress,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가 2년 만에 재도약을 시도한다. MWC를 주최하는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는 코로나 19로 2020년 2월 예정이던 행사를 한해 연기한 뒤 2021년 7월에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바 있지만, 저조한 참여율과 여전한 기업들의 불참 행렬로 인해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코로나 19로 폐쇄됐던 국경이 개방되고,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대에서 진행되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소비자 가전 전시회)도 오프라인 중심으로 열리면서 MWC 역시 예정대로 진행된다.

MWC2022의 공식 주제는 ‘연결성의 촉발(Connectivity Unleashed)’이다. 출처=GSMA
MWC2022의 공식 주제는 ‘연결성의 촉발(Connectivity Unleashed)’이다. 출처=GSMA

특히나 코로나 19를 전후로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MWC의 관전 포인트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MWC 2018까지 MWC에서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공개해오던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 S10 이후로는 1월 중 자체 행사(언팩)를 통해 스마트폰을 공개하면서 MWC와는 거리를 벌리고 있다. 국내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로 삼성전자와 MWC에서 자웅을 겨루던 LG전자는 2021년 4월에 스마트폰 사업을 공식 종료하면서 MWC가 아닌 CES와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로 발걸음을 돌린 상태다. 매년 시선을 끌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빠짐에 따라, 국내 이통통신 3사가 MWC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통 3사, 전시 마련하고 혁신 기술 선보인다

MWC2022는 오는 2월 28일에서 3월 3일 사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된다. 행사는 180개 이상의 국가에서 1천500개 이상의 전시 업체, 1천 명의 전문 연사가 참여해 5G, 인공지능, 클라우드, 핀테크,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에 대해 논의한다. 주요 참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인텔, 메타, 델 테크놀로지 등의 IT 기업은 물론 버라이즌, 에릭슨, 보다폰, 텔레포니카, 오렌지(前 프랑스 텔레콤), 노키아 등 전 세계 주요 통신사들도 모두 참여한다. 국내 대표 통신사인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모두 참가한다.

SKT, 메타버스부터 ESG까지 소개한다

SKT는 MWC2022에서 미래 정보통신 기술의 진화를 선보인다. 출처=SKT
SKT는 MWC2022에서 미래 정보통신 기술의 진화를 선보인다. 출처=SKT

2019년 이후 3년 만에 MWC에 복귀한 SK텔레콤은 MWC22 개최 장소인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에 약 25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MWC2022 주제인 ‘연결성의 촉발(Connectivity Unleashed)’에 초점을 맞춰 5G를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선도 기술을 선보인다. SKT 전시관에서는 SKT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의 글로벌 및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버전, 볼류메트릭(Volumetric) 기술을 통해 K팝 콘서트를 즐기는 ‘점프 스튜디오’,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인공지능 반도체 ‘사피온’,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 ‘UAM’ 등 다양한 기술 및 서비스가 전시된다.

특히, SKT는 이번 전시의 콘셉트에 가상의 세계인 메타버스 개념을 적용해 단순히 상품 및 기술 시연에 그치지 않고, 전시관을 입장하면서부터 퇴장하는 과정에서 가상과 현실을 융합한 디지털 트윈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현했다. 아울러 한국에서 ESG를 함께 추진하는 혁신 스타트업 11개와 SKT의 ESG 프로젝트를 MWC의 스타트업 전시회 ‘4YFN(4 Year From Now)’에서 소개한다.

KT, 디지털 혁신의 미래 선보인다

MWC2022 KT전시관 조감도. 출처=KT
MWC2022 KT전시관 조감도. 출처=KT

탈 통신 선언 이후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tal Platform Company, DIGICO) 기업으로 거듭난 KT는 3년 만에 MWC에 참가한다. KT는 코로나 19 이후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혁신 시대를 겨냥한 인공지능과 로봇 서비스, KT그룹 및 파트너를 주력으로 선보이며, GSMA 공동관인 인더스트리 시티에서 ‘디지털혁신의 엔진, DIGICO KT’를 주제로 한 전시관을 선보인다.

세 전시관 중 인공지능 존에서는 교통 흐름을 분석해 최적의 신호를 도출하는 ‘트래픽 디지털 트윈’, 모바일 에지 컴퓨팅을 활용해 CCTV 영상을 분석하는 ‘하이브리드 5G MEC 플랫폼’, 사용자의 춤 동작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리얼 댄스’,’ 5G 기지국을 자동으로 진단해 최적화하고 장애를 복구하는 ‘닥터 와이즈(Dr. WAIS), 무선 품질 분석 기술 ‘AI NQI”를 선보인다. 또한, 클라우드를 도입한 인공지능 콜센터, ‘AI 컨택센터’의 기술 및 적용 사례도 세계 무대에 내놓는다.

이외에도 로봇 존에서는 인공지능이 적용된 AI 방역 로봇을 공개하며, 6GHz 주파수로 실내 로봇 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기가 와이파이 홈 6E’, 홈 액세스 포인트, 안드로이드 TV 기반의 셋톱박스, AI 기가지니가 하나로 구성된 차세대 통합 단말 ‘S-Box(가칭)’, 응급 시설에서 5G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해 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5G IoT 라우터’ 등을 함께 선보인다.

LG유플러스, 콘텐츠 수출과 5G 협력 기회에 집중

LG유플러스는 별도 전시행사 없이 바이어용 콘텐츠 시연 및 회의 장소만 구축한다.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별도 전시행사 없이 바이어용 콘텐츠 시연 및 회의 장소만 구축한다.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MWC2022를 통해 오픈랜(O-RAN) 생태계 조성과 5G 네트워크 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 메타버스를 이끄는 빅테크 기업과의 사업협력 기회 발굴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황현식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참관단이 바르셀로나를 방문해 글로벌 빅 테크 기업들과 5G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LG유플러스는 전시관 홀 2 스탠드 2K30에 회의 장소 및 혼합현실 콘텐츠 시연 존을 마련하고, 2019년 5G 상용화 이후 이어져온 유플러스 5G 서비스 및 콘텐츠 수출 경로 확보, 전 세계 지역 통신사와의 5G 협력 기회를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통신의 장으로 나아가는 MWC, 5G 협력의 장 될까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MWC2022에는 대기업 5개 사와 중소·중견기업 55개 사, 스타트업 51개 사 등 약 111여 개 기업이 참가한다.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참가 기업수가 46% 줄어들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35개 기업이 늘어났다. MWC2022가 다시금 통신 기업들의 경연장이 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과거와 같은 행정처리는 다시는 반복해선 안된다.

MWC2020가 예정됐던 2020년 2월, 행사가 코로나 19 확산으로 위기가 고조됐지만 마지막까지 연기 결정을 내리지 않는 등으로 논란을 겪었다. 게다가 참가비에 커미션을 떼고 반환해주거나, 환불 대신 MWC2021에 이어서 참가시켜주겠다는 정책을 편 점도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MWC2021이 개최될 당시 스페인 확진자가 일 4천 명에 달하는 등 심각한 확산세가 이어졌는데도 행사는 강행됐고, 결국 국내 기업과 이통 3사 모두 불참하며 참가비를 날렸다. 비단 국내 기업만의 얘기는 아니다. 다른 국가 참여 기업 모두 MWC의 정책에 불만이 많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금 MWC가 참여 기업과 국가 모두에 인정받는 통신 행사가 될지 두고 볼 일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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