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플랫폼 선언 '두나무', "디지털 자산 생태계 확장에 힘쓰겠다"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 기업 ‘두나무(대표 이석우)'가 14일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2ndblock)'을 통해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선 두나무가 지금까지 걸어온 여정과 앞으로의 사업 계획, 글로벌 진출 등과 관련된 비전이 공개됐다.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혁신 성장 로드맵'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두나무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혁신 성장 로드맵'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두나무

이석우 대표는 “업비트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 가운데서 모바일 서비스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업비트가 잘하는 것은 고객의 니즈를 캐치하고 이를 충족하는 것”이라면서 “과거 30년 동안 인터넷과 모바일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의 혁명을 지나면서, 이제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오프라인 세계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전환하고 있다. 두나무는 이 흐름을 이끄는 글로벌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 비상장, 업비트 등 두나무의 성공 서비스는 ‘가치 있는 대상의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강점을 다시 활용해서 블록체인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하고 거래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두나무가 집중할 네 가지 영역
두나무가 집중할 네 가지 영역

두나무가 집중할 영역은 ‘가치 극대화’, ‘다변화’, ‘글로벌화’ ‘지속가능성’ 등 네 가지 영역이다. 우선 두나무는 기존의 자산 영역과는 다른 NFT(Non Fungible Tokens, 대체 불가능한 토큰), 가상화폐 등 디지털 자산의 거래를 블록체인을 통해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거래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은 NFT와 같은 디지털 자산의 활용 및 거래를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컨블록과 NFT 거래소인 업비트 NFT를 연계한다면, 이용자가 소유한 NFT를 전시할 수 있거나, 기존 콘텐츠를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한 NFT를 통해 메타버스내에 콘텐츠 기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의 NFT 거래 플랫폼 업비트NFT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
두나무의 NFT 거래 플랫폼 업비트NFT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

NFT 생태계를 위해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두나무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희소가치를 가진 아티스트 기반의 NFT를 확보함으로써 이를 달성할 계획이다. 임지훈 CSO는 “케이팝은 현재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브와 두나무가 가진 양사의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무대에서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 가치를 위해서 두나무는 1000억 원 규모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예산을 배정한 바 있다. 첫 출발은 100억의 재원이 쓰일 투자자보호센터다. 김형년 공동 창업자 겸 수석 부사장은 “가상자산 업계에서 보이스피싱 등의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도움을 주면서 한계를 느끼는 지점이 있었다. 투자자보호센터를 통해 범죄행위를 피하는 방법, 코인 구조와 관련된 기본적인 기술을 알려주는 교육 등을 온라인으로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석우 대표는 “향후 3년간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자산의 적절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거래 대상을 기존 주식에서 가상화폐, NFT, 실물자산으로 확대하며 이 과정에서 고객기반도 기존 투자자 중심에서 컬렉터, 팬 커뮤니티, 일반 오프라인 소비자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 세컨블록”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타 플랫폼과의 차별점을 갖추는 것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임지훈 CSO는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들이)기능적인 측면에선 같은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세컨블록이 집중할 영역은 기술적인 확장성과 안정성에 있다. 기술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NFT를 통해 관심사 커뮤니티를 구현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NFT의 법적 지위와 과세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사업에 불확실성을 남긴다. NFT 거래로 소유권을 구매하더라도, 저작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규제 사각지대에 속하는 NFT 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두나무는 국내외의 사례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창작자와 투자자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가장 보수적인 기준을 마련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마켓에서 판매되는 NFT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며, 또한 상품에 대한 상세 설명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두나무 측은 “NFT 과세를 위한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앞으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다른 거래소와 협조해서 과세를 위한 시스템을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생태계 확장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두나무는 게임사나 금융사 등 다양한 제휴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임지훈 CSO “특정 게임사와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진 않지만, NFT에 게임적인 요소를 반영할 부분이 많다. 이외에도 다양한 영역의 사업자와 협업을 할 기회를 탐색 중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P2E’는 아직 검토 사항에 포함되지 않았다. 남승현 CFO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취득에 대해 “이는 우리은행의 제안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다. 케이뱅크와 우리은행, 그리고 그 외의 전통은행들과도 모두 협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석우 대표는 “나스닥 상장에 대해 확정된 건 없다.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정도로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여전히 해외 송금이 안 된다. 지금이라도 해외에 빨리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열렸으면 좋겠다. 하이브와의 합작법인과 NFT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2022년 블록체인 업계의 키워드가 무엇일지 묻는 말에 ‘NFT’와 ‘메타버스’가 거론됐다. NFT와 메타버스의 인기는 앞으로도 여전할 것이라는 뜻이다. 김형년 부사장은 “MZ 세대는 기성 세대가 향유하는 부동산, 전통적인 자산에 대해선 본인들에게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정판 스니커즈처럼 새로운 투자 상품을 찾으면서, 기성 세대와는 다른 투자처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한국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보이는 이런 흐름을 빨리 캐치하고 새로운 니즈를 충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업비트 독점 문제에 대해서 이석우 대표는 “독점 문제는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시장 점유율을 거래량만으로 따지면 시각이 협소해질 수 있다. 업비트도 작년까진 절대적인 1위가 아니었다. 거래량 면에서 계속 앞설 수 있을지는 생각이 필요한 문제다. 시장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도 중요하다. 독점 문제는 매번 4대 거래소의 거래량을 따지는데, 유저 입장에서 보면 선택지가 굉장히 많다. 해외거래소에선 업비트보다 2배가 많은 금액이 거래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을 때 하나의 기업이 전체 시장을 다 만들 순 없기 때문에, 시장에 참여한 기업들이 협력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두나무도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서 스타트업 지원에 천 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두나무앤파트너스
두나무앤파트너스

마지막으로, 김형년 부사장은 투자자 보호문제와 관련해서 “두나무의 거래소 운영 원칙 중 하나는 거래소 행위로 자산의 가격이 오르거나 떨어지거나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거래소가 개입하거나, 우회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주는 건 적절치 않다. 상장 첫날에 가격이 과열되는 건 수요와 공급 시장 원리에 따라 안정화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신규거래 지원할 때 지나치게 시총이 작은 코인을 제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술적인 장치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다만, 해외 거래소에 이미 상장된 코인이 업비트에서 상장하는 경우도 있다. 업비트가 기술적인 장치를 도입하면 사용자에게 피해를 더 줄 수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우선 교육과 안내에 중점을 둘 것이다”고 전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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