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단자만 바꿨을 뿐인데… 아이폰5 파급력 일파만파

충전단자만 바쭷을 뿐인데… 아이폰5 파급력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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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단자만 바쭷을 뿐인데… 아이폰5 파급력 일파만파 (1)

애플제품 특유의 넓적한 충전단자가 ‘아이폰5’부터 작아질 전망이다.

지난 7월 2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믿을만한 소식통을 통해 알아본 결과 아이폰5의 충전단자가 기존의 30핀 규격에서 19핀 규격으로 변경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충전단자의 크기가 3분의 2로 줄어들면서 발생한 빈 자리에는 이어폰 단자가 들어선다. 한 때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굴러온 돌’ 마이크에 자리를 내주고 상단부로 쫓겨갔던 ‘박힌 돌’ 이어폰 단자가 비로소 제 자리를 찾게 된 것.

아이폰5의 충전단자가 작아진다는 소문은 몇 달 전부터 흘러나왔지만, 애플이 함구하면서 진위를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아이폰 액세서리 업체 일부가 이어폰 단자가 아래에 달린 케이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문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외신들은 충전단자가 작아지면 애플이 얻는 이득은 커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여지도 생기고, 조금이나마 더 작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애플의 허가를 받지 않고 관련 액세서리를 생산해왔던 업체들을 이 기회에 정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30핀 규격에 맞춘 기존 액세서리들은 더 이상 아이폰5와 호환되지 않으며, 새 액세서리를 생산하려면 애플과 계약을 맺어야 한다(변환 어댑터를 이용할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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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정식 계약을 맺은 액세서리 업체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애플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액세서리 업체들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는데, 최근에는 그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애플의 모든 제품이 동일한 30핀 규격을 갖추다 보니, 소비자들이 새 액세서리를 살 이유가 없어진 것. ‘아이패드’에 썼던 액세서리가 ‘아이패드2’, ‘뉴 아이패드’에 대물림되고, ‘아이폰3’에 썼던 액세서리가 ‘아이폰4S’까지 대물림되는 식이다. 하지만 19핀 규격의 아이폰5부터는 새 액세서리를 구매해야 한다. 액세서리 업체들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이와 반대로, 소비자들은 달가울 리 없다. 애플의 모든 제품에 호환된다는 이유 때문에 구매했던 값비싼 액세서리들이 순식간에 휴지 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30핀 규격을 19핀 규격으로 바꿔주는 별도의 어댑터를 사용하면 되지만, 기존보다 번거롭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마음 움직일 ‘신의 한 수’ 필요

로이터통신은 애플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을 것으로 추측했다. ‘아이폰4’가 데스그립(손으로 특정 부위를 잡았을 때 수신율이 떨어지는 현상) 논란으로 시끄러웠을 때 범퍼를 무상 제공했듯이, 이번에도 전용 어댑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애널리스트 프랜시스 제로니모(Franciso Jeronimo)는 “애플은 그들의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라며, “기존 단자와 새 단자를 연결해주는 어댑터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방법은 분명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현재 아이폰5에 대한 기대치는 최고조에 올라 있고, 아이폰5가 출시되면 관련 액세서리의 판매량도 치솟을 것이다. 애플이 돈을 받고 액세서리를 팔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넘칠 텐데, 무료로 어댑터를 준다면 마다할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반면, 어댑터로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다. 경쟁자 안드로이드가 눈에 띄게 성장한 이 시점에서, 작은 액세서리 하나가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면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 타는 소비자들이 발생할 수 있다. 홍콩의 아이폰 매니아 트래비스 탐(Travis Tam)은 “집에 있을 때나 운동하러 갈 때나 항상 어댑터를 휴대해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성능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이 불편해진다면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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