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고 먹기도 좋은 울트라북, 어디 없나

보기 좋고 먹기도 좋은 울트라북, 어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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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고 먹기도 좋은 울트라북, 어디 없나 (1)

“얇고 세련된 디자인에 뛰어난 성능, 울트라북이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지난 2011년 5월, 인텔이 발표한 울트라북 정의에 의하면, 울트라북은 그야말로 ‘꿈의 노트북’이어야 했다. 초박형 노트북 제품군인 울트라씬보다 얇고 가벼운데다가, 일반 노트북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췄으니 시장 장악은 떼어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2012년 말까지 울트라북이 전체 노트북 시장의 4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던 인텔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도 허세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울트라북의 출하량은 50만 대, 2012년 말까지 예상 출하량은 100만 대에 불과했다. 2012년 전체 노트북 예상 출하량이 2억 2,500만 대인 것에 비하면 참으로 미미한 성적이다. 울트라북이 일반 노트북을 대체하기는커녕 고작해야 울트라씬과 넷북들이 차지하던 자리만을 꿰찼을 뿐이다. 울트라북이 일으킬 것이라던 엄청난 변화는 찻잔 속의 폭풍에 그쳤다.

근본적인 이유는 울트라북이 현재 노트북 시장의 주류인 일반 노트북보다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초저전력(ULV) 프로세서의 성능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가격대비 성능은 터무니없이 높았다.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제외하면, 울트라북이 일반 노트북보다 나은 점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 때문에 희생해야 했던 부분은 또 있다. ODD(광학디스크드라이브)와 외부 연결단자다. 인텔은 울트라북의 두께를 18mm(13.3인치 기준, 14인치 이상은 21mm)로 권장했고, 노트북 제조사들은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 골머리를 앓았다. 여기에 노트북 제조사들의 두께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상대적으로 많이 쓰이지 않았던 ODD와 일부 외부 연결단자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ODD와 일부 연결 단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쓰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필요없는 부품으로 취급당할 정도는 아니다. 이것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이들이 울트라북을 쓰기 위해서는 외장 ODD에 각종 젠더를 별도로 챙겨야 한다. 번거롭게 울트라북을 쓰느니, 차라리 조금 무겁고 크더라도 일반 노트북을 택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ODD 하나가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어

다행히 울트라북 중에도 ODD를 갖춘 제품들이 있다. 눈속임을 위해 기능을 포기하지 않은 정직한 울트라북이다. 이 제품들은 울트라북을 일반 노트북처럼 쓰려는 실속형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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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고 먹기도 좋은 울트라북, 어디 없나 (2)

대표적인 제품이 삼성전자의 ‘시리즈5 울트라’다. 시리즈5 울트라는 크게 13인치 모델과 14인치 모델로 나뉘는데, 이 중 14인치 모델이 ODD를 탑재했다. 이 때문에 무게가 1.81kg로 다소 늘어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휴대하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또 상황에 따라 ODD를 분리할 수도 있어 편리하다(ODD를 분리하면 약간이나마 무게가 가벼워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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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고 먹기도 좋은 울트라북, 어디 없나 (3)

다른 울트라북에서 찾을 수 없는 필수 연결 단자도 대부분 탑재했다. 유선랜(RJ-45), USB 3.0 2개, USB 2.0 1개, D-SUB(VGA), HDMI, SD카드 리더기 등이다. 외부에서 울트라북을 사용하기 위해 각종 젠더를 챙길 필요가 없고, 실수로 젠더를 놓고 와서 불편함을 겪을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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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고 먹기도 좋은 울트라북, 어디 없나 (4)

외장 그래픽 프로세서(지포스 GT620M)를 탑재한 것도 차별점이다. 대부분의 울트라북은 외장 그래픽 프로세서 없이 인텔의 내장 그래픽으로 모든 것을 소화한다. 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아이비브릿지) 시대로 넘어오면서 내장 그래픽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게임 성능은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반면, 시리즈5 울트라는 외장 그래픽 프로세서를 통해 다른 울트라북보다 다소 나은 게임 성능을 보여준다.

현재 울트라북의 대세는 ODD를 제거하는 쪽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ODD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일반 노트북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시리즈5 울트라 이외에도 더 많은 ODD 탑재 울트라북이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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