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오피스를 커피 두 잔 가격에?

이상우 lswoo@itdonga.com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자사의 생산성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오피스365의 1인용 라이선스(6.99달러/월, 69달러/년)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기존 '홈 프리미엄 라이선스(9.99달러/월, 99달러/년)는 하나의 라이선스로 5개의 기기에 MS 오피스2013을 설치할 수 있었다. 때문에 다른 가족 구성원과 나눠 쓰는 게 가능했다.

(관련기사: http://it.donga.com/17310/)

이와 달리 1인용 라이선스는 기기 하나에만 설치할 수 있다. 설치기기 수를 제한하고 가격을 약 30% 낮췄다. PC를 적게 보유한 사용자라면 굳이 홈 프리미엄 라이선스를 구매할 필요가 없으니, 1인용을 구매하는 게 이득이다. 기기 1대라는 제약이 있지만 사용자는 이를 거의 체감하지 못할 듯하다. MS는 얼마 전 자사의 웹앱 서비스 '오피스 온라인'을 오피스닷컴(office.com)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MS 오피스2013을 설치하지 않아도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관련기사: http://it.donga.com/17467/)

오피스365
오피스365

오피스닷컴을 오피스365와 함께 사용하면 그 시너지 효과는 훨씬 커진다. 급히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오피스닷컴을 이용하고, 개체 삽입이나 고급 함수 적용 등 전문 기능이 필요하면 오피스365를 이용하면 된다. 작업의 효율성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MS가 이런 저가형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뭘까? 생산성 앱 최대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MS 오피스는 2013년 널리 사용되는 생산성 앱 가운데 상위 5개를 차지했다(복수 응답 가능, 오피스2010, 오피스2007, 오피스2003, 오피스2013, 오피스2011 for mac 순). 오피스 사업부서는 MS의 네 가지 사업부서 가운데 가장 매출이 큰 부서이기도 하다(2013년 1/2분기 기준).

그런데 제작년부터 이 생산성앱 시장에 다양한 경쟁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오피스 앱은 물론, 구글이나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웹앱 기반 오피스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여기에 에버노트같은 메모 앱까지 가세해 '워드 프로세서'를 자처하는 상황이다.

MS는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모양이다.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몇 가지 대책을 세웠다.

우선 앞서 소개한 것처럼 MS 오피스 웹앱을 무료로 공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원드라이브(구 스카이드라이브)까지 7GB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구글독스나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 같은 웹앱과 모바일 오피스 앱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MS 오피스 웹앱을 통해 사용자는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MS 오피스에 접근할 수 있다.

오피스 닷컴
오피스 닷컴

여기에 '원노트'를 완전한 무료 앱으로 전환했다. 에버노트같은 메모 앱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원노트는 원래 오피스 365속에 포함돼 있었으나, 이제 별도의 앱으로 분리됐다. 윈도8, 윈도폰8, 안드로이드, iOS 등 다양한 운영체제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곧 맥 사용자용 원노트도 무료로 공개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http://it.donga.com/17609/)

원노트
원노트

사실 이 두 가지 전략은 사용자를 오피스365로 유도하기 위한 '미끼 상품'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런데 MS는 단순히 '미끼를 뿌리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진짜 상품'인 오피스365의 가격까지 6.99달러로 낮췄다. 사용자가 오피스365에 접근하는데 방해가 되는 장벽(가격)을 낮춘 셈이다. 오피스닷컴과 원노트를 이용하다 '클라우드 저장 공간의 부족' 또는 '다양한 고급 기능의 필요성' 등을 느끼면, 커피 2잔 가격으로 MS 오피스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MS는 1인용 라이선스의 출시일을 정확히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MS의 행보를 봤을 때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올 상반기에 국내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 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MS의 전략은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과연 경쟁자(웹앱, 모바일 오피스, 메모 앱)의 급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