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 맥 등 다양한 운영체제용 오피스와 원노트를 출시합니다. 아, 리눅스는 빼고"

강일용 zero@it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맥(Mac, 애플의 컴퓨터 브랜드), 정확히 말하면 OS X용 MS 오피스 신버전을 출시할 모양이다. 독일의 IT매체 Computer woche에 따르면 독일 MS 오피스 사업을 총괄하는 토르스텐 휩센 이사는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행사에서 "늦어도 올해 내로 맥용 MS 오피스 신버전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MS 오피스2014 for Mac'을 출시할 예정이란 뜻이다.

MS 오피스 for Mac
MS 오피스 for Mac

그런데 이쯤에서 의문이 생긴다. "맥으로도 MS 오피스가 있었어요?" 있었다. 단지 존재한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어도비 포토샵처럼 MS 오피스는 원래 맥용 앱이었다. 지난 1989년 맥용 MS 오피스를 최초로 출시했고, 윈도용 MS 오피스를 1990년에 출시했다. 이처럼 맥과 윈도를 함께 지원하던 MS는 2000년부터 둘을 조금씩 차별하기 시작했다. 윈도용 MS 오피스를 먼저 출시하고 1년 뒤 맥용 오피스를 출시해왔다.

맥, 최신 오피스와 원노트를 품다

현재 맥용 MS 오피스 가운데 가장 최신 버전은 'MS 오피스2011 for Mac'이다. 윈도용 MS 오피스2010을 맥용으로 바꾼 앱이지만, 내부 구성은 조금 다르다. MS 오피스2011 for Mac은 워드, 파워포인트, 액셀, 아웃룩 등 네 가지 앱을 품고 있고, 액세스(DB 정리용 앱)와 퍼블리셔(출판물 제작용 앱) 그리고 원노트는 제외돼 있다.

하지만 이번 MS 오피스2014 for Mac은 윈도용과 차이가 줄어든다. 액세스와 퍼블리셔는 여전히 제외돼 있지만, 원노트가 추가된다. 정확히 말하면 원노트를 MS 오피스 제품군에서 분리해 무료로 제공한다. 미국의 IT매체 더버지는 MS가 이번 달 내로 맥용 원노트를 무료로 공개할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원노트는 원래 MS 오피스 속에 포함된 유료 앱이지만, MS는 윈도8 출시와 함께 모던UI용 원노트를 무료로 공개했다. 이어 윈도8폰, 안드로이드, iOS에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전 오피스닷컴을 통해 원노트 웹앱을 무료로 공개함에 따라 예전 윈도 사용자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모든 플랫폼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진짜 무료 앱'으로 거듭난 셈이다.

MS 원노트
MS 원노트

MS는 왜 원노트를 무료로 공개한 걸까. 원노트는 원래 태블릿PC용 필기 앱을 목표로 제작됐지만, 현재는 메모용 앱으로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에버노트(Evernote)와 용도가 같다는 뜻이다. MS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원노트에 에버노트와 동일한 비즈니스 방식을 도입했다.

에버노트는 기본적으론 무료 앱이지만, 메모, 이미지, 음성 등을 60MB 이상 저장하려면 돈을 내고 프리미엄 계정에 가입해야 한다. 원노트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론 7GB의 저장공간을 무료로 제공하지만, 용량을 확장하고 싶다면 돈을 내고 원드라이브 저장공간을 구매하거나 오피스365에 가입해야 한다. 사용자를 '오피스365'로 유도하는 관문인 셈이다. 더버지 역시 "MS가 모든 운영체제에 원노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에버노트를 견제하고 사용자를 오피스365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MS 오피스2014 for Mac이 출시됨에 따라 MS의 오피스365 사업은 한층 더 탄력받을 전망이다. 현재 맥 사용자들은 오피스365에 가입하면 윈도보다 한단계 버전이 낮은 MS 오피스2011 for Mac을 제공받는다. 같은 가격을 내고 사용하는데 한단계 낮은 버전을 제공받으니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맥용 MS 오피스와 윈도용 오피스의 버전이 같아지면 이러한 박탈감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금까지 가입을 망설여왔던 맥 사용자들이 하나둘씩 오피스365에 눈길을 보낼 것으로 풀이된다.

MS 오피스2014 for Mac이 한글화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전작 MS 오피스2011 for Mac은 한글화되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맥 사용자는 영문 MS 오피스2011 for Mac을 사용해야 했다. 국내 맥 점유율이 8%에 육박하는 만큼(스탯카운터 기준) 한글화도 살짝 기대해본다.

리눅스는 여전히 계획 없음

이처럼 MS 오피스와 원노트는 윈도, 맥, iOS,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지만, 유독 리눅스 지원만은 소홀히 하고 있다. 90년대부터 MS는 리눅스 관련 앱을 출시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리눅스용 앱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전략은 2000년에도 쭉 이어졌다. 왜 그런걸까? 여기엔 다양한 가설이 오간다. '빌 게이츠와 리눅스 토발즈의 사이가 소원해서 그렇다는 설'부터, '리눅스 시장이 이익을 얻을 수 있을만큼 크지 않아서라는 설', '리눅스가 윈도의 점유율을 위협할만한 발전 가능성을 품고 있어서라는 설'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해 익스트림테크 등 외신은 MS가 결국 리눅스용 MS 오피스2014를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아직까지 그런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OS X용 MS오피스의 소식은 하나둘씩 들려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S 오피스의 첨병인 원노트조차 리눅스 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쉽지만 올해도 리눅스 사용자는 오픈오피스, 리브레오피스, 오피스닷컴 웹앱 등으로 문서를 작성해야 할 듯하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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