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닮은 MP3 플레이어, 삼성 YP-R2

이문규 munch@itdonga.com

앞선 YP-Z3(http://it.donga.com/review/7060/) 리뷰에서,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해 위기에 선 MP3 플레이어가 그래도 필요한 경우와 이유에 대해 살펴 봤다. 본 리뷰어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에는 MP3 플레이어를 애용하곤 했다. 스마트폰 등이 MP3 플레이어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MP3 플레이어/PMP 시장을 완전히 흡수하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MP3 플레이어나 PMP 고유의 역할과 기능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아직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사 측에서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MP3 플레이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YP 시리즈(구 옙)의 R2는 MP3 플레이어와 PMP의 특징을 접목한 초소형 멀티미디어 재생기다. 즉 MP3 음악은 물론 웬만한 형태의 동영상도 간편하게 재생할 수 있다. 이외의 대부분의 사양 및 기능은 앞서 살펴 본 YP-Z3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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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하는 방법이 자사 스마트폰인 ‘갤럭시S’류와 매우 닮아있어 호기심을 자아낸다(물론 안드로이드 운영체계가 내장된 건 아니다).

‘미니 갤럭시S’라 할 만한 외형 및 인터페이스

갤럭시S의 홈 버튼만 없을 뿐 외형과 디자인은 영락없는 ‘미니 갤럭시S’다. 갤럭시S의 메뉴 버튼(홈 버튼 좌측)과 취소 버튼(홈 버튼 우측)도 외부로 노출되어 있진 않지만 사용할 수 있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잠근 화면은 갤럭시S와 완전 똑같다. R2도 화면을 좌측 또는 우측으로 ‘밀어’ 잠금 화면을 해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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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는 터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므로 버튼 구성은 Z3보다 훨씬 단조롭다. 전원 버튼과 볼륨 조절 버튼이 전부다. 아래 측에는 충전(5핀 공통) 포트와 이어폰 단자, 마이크 등이 있다. 크기는 갤럭시S의 약 3/4 정도 되는 듯하다. 가로 약 5cm, 세로 약 9cm, 두께는 약 9mm 정도인데 무엇보다 50g 남짓으로 무게가 대단히 가볍다. 더군다나 갤럭시S와 비슷한 모양이라 마치(버튼 누르면 불빛만 번쩍이는) 아이들용 장난감 같다. 과연 음악이나 동영상이 제대로 재생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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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화면은 물론 스마트폰과 같은 구성은 아니다. 섬네일 이미지 형태로 각 재생 기능을 보여주고 있는데, 위로부터 음악 재생, 동영상 재생, FM라디오 재생, 사진(이미지) 재생, 뮤직스퀘어(음악 분류 기능) 실행, 텍스트 문서 보기, 파일탐색기, 녹음기 실행, 설정 기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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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 역시 사용설명서를 따로 참고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조작이 직관적이고 간단하다. 메인 화면에서 원하는 기능을 터치하여 실행하면 된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메인 화면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설정 메뉴에서 가능).

음악이나 동영상을 재생하면 앞서 말한 갤럭시S의 메뉴 버튼과 취소 버튼이 나타난다. 메뉴 버튼을 누르면 재생 속도나 재생 목록, 재생 화면 등을 변경할 수 있다. 취소 버튼은 뒤로 가기 기능을 제공한다. 참고로 R2에도 역시 삼성 고유의 음향 효과인 ‘사운드얼라이브(SoundAlive)’ 기능이 들어 있다. 이는 음악/동영상 재생 화면의 상단에 있는 그래프 버튼으로 설정할 수 있다(갤럭시S와 동일). 또한 갤럭시S처럼 화면 상단 드롭다운 메뉴도 있다. 음악을 들으며 사진이나 텍스트 문서를 볼 때 음악 재생기가 화면 상단에 미니 플레이어 형태로 표시되는데, 이를 터치하여 끌어 내려 재생 상태를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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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미디어 파일을 지원

동영상을 볼 때는 R2의 3인치 디스플레이가 Z3의 1.8인치 디스플레이보다 한결 수월하다. 요즘 인기 있는 스마트폰이 대개 3.5~4인치 정도니 큰 불편 없으리라 사료된다. 이에 R2는 PMP의 주요 기능인 다양한 형태의 동영상 재생도 포함하고 있다. Z3와 마찬가지로 고음질 규격인 MP3HD도 지원한다.

동영상의 경우 .avi/mp4/m4v/wmv/asf/mkv/mov 등 컴퓨터에서 재생하는 주요 형식을 지원하니 별도의 변환(인코딩) 작업이 필요 없다. 물론 .smi 자막 파일도 지원하며 자막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동영상 재생 품질도 썩 괜찮다. R2의 동영상 기본 해상도는 720 x 480이라 되어 있는데, 테스트한 바로는 800 x 450 해상도도 깔끔하게 재생됐다. 작은 크기지만 ARM9 400MHz CPU가 내장되어 동영상 재생에 있어 성능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동영상 크기나 형태에 따라 제대로 재생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일단 일반적인 동영상 파일 형태는 무난하게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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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파일도 .mp3/wav/ogg/flac/acc/wma 등의 파일을 지원하니 웬만해서는 음악 감상에 불편 없으리라 본다. 다만 무손실 음원 중 하나인 .ape 파일은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CD와 동일한 음질을 들려주는 mp3hd를 지원하니 이 참에 이 형식을 접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참고로 동영상 재생 시 화면을 길게 터치하면 해당 파일을 15장면으로 등분하여 원하는 장면부터 재생할 수 있는 ‘모자이크 서치’ 기능도 제공한다. 동영상 분량이 길면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짧은 분량의 강의 동영상이라면 활용도가 높으리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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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의 최대 음악 재생 시간은 약 40시간, 동영상은 약 4시간 정도라 한다. Z3와 마찬가지로 R2 역시 사나흘 이상 음악을 들으며 한번도 충전하지 않았으니 그와 엇비슷하리라 추측된다. 어찌 됐건 스마트폰보다는 확실히 오래 간다.

콘텐츠 지원은 Z3와 동일

앞서 Z3 리뷰에도 언급한 대로, R2 역시 멜론 서비스를 지원하므로 컴퓨터에 연결한 다음 멜론에서 원하는 음원을 직접 내려받아 저장할 수 있다(유료). 더불어 R2는 EBS 어학 서비스와 메가스터디 학습 강의, 강남구청 인터넷수능 방송 등도 청취/시청할 수 있다. Z3보다는 화면이 크니 아무래도 동영상 강의 시청에는 훨씬 유리하겠다. MP3/PMP 제품이 중고등학생들에게 보다 유용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YP-R2(8GB)의 2011년 10월 기준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는 약 15만원 선. 자녀나 조카 등에게 선물하기에 부담 없는 가격대라 생각한다. 전화 통화 기능, 인터넷 연결 기능만 없지 스마트폰과 유사한 성능을 보여주는 점도 다소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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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삼성 스마트TV 제품과 스마트폰/태블릿 PC 제품이 전세계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어 MP3 플레이어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리라 생각했는데, 최근 들어 브랜드 이름을 통일하며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본 리뷰어 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1년 전부터 MP3 플레이어에 눈길이 가지 않았는데, 이번 YP-Z3, YP-R2 제품을 계기로 MP3 시장 동향을 다시 한번 둘러 보게 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 동안 MP3 플레이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중대형 브랜드도 활발하게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약 4,800만 인구 중 스마트폰 사용자가 약 1,800만 명이라 보면, 나머지 약 3,000만 명은 충분히 MP3 플레이어를 사용할 만한 잠재적 소비자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시장 규모를 제조사가 쉽게 포기할 리 없을 테니, 우리들 소비자도 관심을 갖고 그들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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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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