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오피스에서 플랫폼으로 발돋움, 폴라리스 오피스의 저력은?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이하 SaaS)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IT 인프라 및 플랫폼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SaaS 형태로 서비스 제공 기업이 개발 및 유지 관리를 진행하며, 자동으로 최신 기능이나 보안 등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해 다각적으로 구매형 소프트웨어보다 뛰어나다. 최근 서비스 환경이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나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이 꾸준히 추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구독형 소프트웨어인 SaaS가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선택이 된다.

SaaS의 시장 가능성은 이미 통계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조사한 2020년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수익 2,578억 달러(약 288조) 중 SaaS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40.6%에 해당하는 1,047억 달러(117조)에 달할 정도다.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해 클라우드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도 있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클라우드 오피스의 초기 투자 비용이 구매형 소프트웨어와 비교해 크게 낮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폴라리스 오피스 오피스사업실 손승우 이사. 출처=IT동아
폴라리스 오피스 오피스사업실 손승우 이사. 출처=IT동아

국내 시장의 상황도 비슷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클라우드 산업의 전체 매출액 추정치는 약 3조 3천억 원이다. 이중 IaaS(서비스형 인프라스트럭처)가 약 1조 6천억 원으로 나타났고, SaaS가 1조 3천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서비스별 3개년 평균 성장률은 IaaS가 13.2%, SaaS가 43.9%로 큰 차이를 보여 SaaS의 시장잠재력이 훨씬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국내 클라우드형 소프트웨어의 주요 플레이어 중 하나인 ‘폴라리스 오피스’를 만나 우리나라 SaaS 기업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확인해보았다.

클라우드로 성장 시너지 확보한 폴라리스 오피스

폴라리스 오피스는 1997년 창업한 인프라웨어로부터 시작한 기업으로, 2011년부터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 모바일 기기에 폴라리스 오피스를 선탑재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고, 2014년 클라우드 오피스를 론칭하는 등 국내는 물론 러시아, 일본 시장 등 다양한 방면으로 오피스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전세계 243개국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가있으며, 가입자 수 1억 명을 돌파할 정도로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21년 3월부터는 협업 툴 시장과 국내/외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명을 인프라웨어에서 폴라리스 오피스로 바꾸고 오피스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폴라리스 오피스 가입자 수 추세, 2021년 6월 현재 1억 1천만 명을 돌파했다. 출처=폴라리스 오피스
폴라리스 오피스 가입자 수 추세, 2021년 6월 현재 1억 1천만 명을 돌파했다. 출처=폴라리스 오피스

폴라리스 오피스 오피스사업실 손승우 이사를 통해 폴라리스 오피스에 대한 기본 소개부터 부탁했다. 손 이사는 현재 폴라리스 오피스 전체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 설정, 제품 기획 등을 총괄하고 있으며, 기업 대 기업(B2B)과 기업 대 고객(B2C)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손 이사는 “폴라리스 오피스는 스마트폰 출시 이전부터 국내외 주요 제조사를 통해 전 세계에 9억 대가 넘는 기기에 오피스를 공급해왔다. 2014년 론칭 이후로는 현재 1억 1천만 명의 클라우드형 오피스로 성장했다”라며, “현재의 주력 사업은 클라우드 오피스를 포함해 오피스 개발키트(SDK), 보안 뷰어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라리스 오피스의 클라우드 오피스가 지원하는 문서 예시. 출처=IT동아
폴라리스 오피스의 클라우드 오피스가 지원하는 문서 예시. 출처=IT동아

모든 오피스 프로그램은 ‘문서를 만든다’는 공통 특징이 있어서 확실한 시장 경쟁력이 있어야만 살아남는다. 국내 기업인 폴라리스 오피스가 20여 년 이상 사업을 확장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손 이사는 “모든 문서 작업이 문자를 입력해서 만드는 건 동일하지만, 이를 저장하는 확장자는 제각각이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여러 개의 문서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워드, 시트, 슬라이드, PDF, HWP(아래아한글), ODT, TXT같은 다양한 확장자를 모두 지원하고, 편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라면서, “폴라리스 드라이브 클라우드를 통해 모든 문서가 동기화되고, 윈도우와 맥, 안드로이드, iOS등 다양한 기기에서 문서를 다룰 수 있다. 공동 편집 기능도 지원해 협업 기능으로도 쓸 수 있는 게 폴라리스 오피스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오피스 프로그램의 모든 확장자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결국 여러 개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하지만, 폴라리스 오피스는 모든 확장자를 소프트웨어 하나로 지원하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모든 유형의 문서를 다룰 수 있다. 이것이 폴라리스 오피스가 내세우는 시장 경쟁력인 셈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문서를 저장하거나, 상대방과 공유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클라우드를 통해 문서를 저장하거나, 상대방과 공유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특히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 작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폴라리스 오피스도 함께 뜨고 있다. 코로나 19 이전까지만 해도 폴라리스 오피스는 컴퓨터 사용이 원활한 20대를 중심으로 사용되었지만, 재택 근무로 인해 30대 및 40대 사용자층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유료 사용자 역시 2014년 이후 매번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고, 기업 고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API 공개를 통해 망 분리 등 보안 요건을 만족해야 하는 기업 고객이 유입되고 있는 점도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맥OS 이어 웹에서도 편집··· 플랫폼 지원 폭 넓어져

코로나 19 이후 사용자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기존 서비스 강화는 물론 새로운 서비스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올해 3월 출시된 폴라리스 오피스 웹버전도 인상적이다. 폴라리스 오피스 웹 버전은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URL로 진입해 문서를 열람하고 수정할 수 있다. 회원 가입도 필요 없어서 새로 설치한 컴퓨터나 외부 작업에서도 쓸모가 많다.

폴라리스 오피스 웹 버전, 윈도우 또는 맥 OS, 스마트폰, 태블릿 등 웹브라우저 지원 기기로 접속해 문서를 편집할 수 있다. 출처=폴라리스 오피스
폴라리스 오피스 웹 버전, 윈도우 또는 맥 OS, 스마트폰, 태블릿 등 웹브라우저 지원 기기로 접속해 문서를 편집할 수 있다. 출처=폴라리스 오피스

손 이사는 “지난 3월 HWP 포맷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약 12만 건의 문서 편집이 이뤄졌다. 5월에는 시트 포맷이 추가됐고, 6월에는 슬라이드 기능도 제공된다. 향후 업무 생산성과 관련된 다양한 협업 툴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 환경에서 구글독스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API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미 한국정보통신협회에서 제공하는 기본 API가 폴라리스 오피스 웹 버전이고, 내부망으로는 서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축할 수 있어서 여러 보안 요구사항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맥OS에서 한글 문서의 ‘테두리 및 음영’ 설정을 적용한 예시. 출처=IT동아
맥OS에서 한글 문서의 ‘테두리 및 음영’ 설정을 적용한 예시. 출처=IT동아

맥OS용 폴라리스 오피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맥OS는 기본적으로 아래아한글 포맷을 지원하지 않아서 한글 문서를 편집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폴라리스 오피스 맥 버전이 HWP 문서 편집을 지원하기 때문에 국내 매킨토시 유저 사이에서는 ‘필수 소프트웨어’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맥 버전에 윈도우에 적용된 최신 오피스 엔진을 탑재하고, 리본 메뉴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변경했다. 애플 실리콘 기반 매킨토시도 모두 최적화된 유니버설 앱 버전도 배포하며, 조만간 HWP를 DOCX로 상호 변환하는 기능도 추가해 확장성과 기능을 더욱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물론 쓴 소리도 적지 않다. 손 이사는 “앱 리뷰나 블로그, 고객센터를 보면 여전히 폴라리스 오피스의 부족한 부분이 많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맥OS 용 문서 편집에서 가장 좋은 경험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행선지는 ‘플랫폼’, 어떤 그림 그리고 있나

폴라리스 오피스 엔진은 모바일, 데스크톱 관계없이 65개 이상 언어 편집을 지원하고, 주요 18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클라우드만 놓고 봤을 때 가입자 수 1억 1천만 명 중 130만 명이 매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폴라리스 오피스는 현재의 공동 편집 기능이나 다국어 지원 등을 살려 오피스를 넘어서는 플랫폼 사업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이미 개발자용 협업 툴인 아틀라시안과 연동한 웹 오피스를 다루고 있고, 글로벌 협업 툴 기업인 스윗(Swit)과 클라우드 협업 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한 상태다.

폴라리스 오피스 오피스사업실 손승우 이사. 출처=IT동아
폴라리스 오피스 오피스사업실 손승우 이사. 출처=IT동아

손 이사는 “폴라리스 오피스는 한국 토종 서비스지만, 국내 대형 서비스도 보기 드문 다양한 언어와 문화권을 포함한 글로벌 고객층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문서와 지식의 공유를 넘어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플랫폼화 하기 위해 연내 새로운 사업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면서, “새로운 경험과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마무리했다.

폴라리스 오피스의 플랫폼화는 기업의 가치와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SaaS 서비스 특성상 다양한 플랫폼에서 문서를 공유하고 편집할 수 있으며,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도 업데이트만으로 해결된다. 또한 다른 기업이 가지지 못한 폭넓은 글로벌 사용자층을 갖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

코로나 19 이후 산업의 흐름은 바뀌었다. 앞으로는 주력 사업에 얽매이지 않고 가진 것을 새로운 가치로 승화시키는 기업들이 앞서나가는 시대다. 폴라리스 오피스의 사례를 봤을 때, 국내 SaaS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파란을 일으킬 것 같다. 이에 더 나아가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고 서비스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하는 폴라리스 오피스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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