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니 선녀 같은' LG 스마트폰 4인방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1월 20일, LG전자 권봉석 대표는 자사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스마트폰 사업의 지속 여부를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게 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늦은 시장 진출, 마케팅 전략실패 등 여러가지를 들 수 있지만 애플이나 삼성전자에 비해 매력적인 제품이 적었다는 점이 가장 클 것이다. 특히 2015년에서 2017년 사이에 출시된 LG전자의 제품군(G4, G5, G6 등)은 각종 오류나 설계 미흡 때문에 소비자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좋은 평가를 받은 LG전자 스마트폰이 없던 건 아니다. 이들 제품은 비록 판매량 면에선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전반적인 완성도가 기대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뒤늦게 중고시장에서 선전하기도 했다.

LG G Pro 2 – 2014년 2월 출시

LG G Pro 2
LG G Pro 2

: 당시 LG전자 스마트폰 중에서 대화면 제품군을 대표하던 G Pro 시리즈의 2번째 모델이다. 전반적인 사양은 전년도에 출시된 G2와 유사하지만 좀 더 큰 화면(5.9 인치)에 넉넉한 시스템 메모리, 그리고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러한 양호한 사양 덕분에 대부분의 편하게 할 수 있었고 배터리 유지 시간도 길어 호평을 받았다. 다만 와이파이 감도가 떨어지는 등의 자잘한 문제가 있었고, 당시 LG전자에선 3개월 뒤에 출시된 G3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G Pro 2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버전 업그레이드 역시 1번(5.0 -> 6.0) 밖에 이루어지지 않는 등, 사후지원 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LG V30 ThinQ – 2017년 9월 출시

LG V30 ThinQ
LG V30 ThinQ

: G시리즈와 더불어 2015년 이후부터 LG전자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제품군을 이루던 V 시리즈의 세번째 모델이다. 성능과 소비전력 사이의 균형이 매우 뛰어났던 퀄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를 갖추고, 당시 LG전자 스마트폰으로서는 드물게 소비전력이 낮은 OLED 화면까지 탑재했다. 덕분에 좋은 성능을 발휘하면서 배터리 유지시간이 대단히 길었다. 그러면서도 158g 밖에 되지 않는 동급 최경량의 무게까지 실현해 휴대성 측면에서도 대단히 우수했다. 여기에 무선충전 및 하이파이 오디오 출력 등 부가 기능 면에서도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V30이 출시될 즈음에는 이전에 나온 G5, G6 등이 연이어 혹평을 받으며 LG전자 스마트폰의 이미지가 적잖게 실추된 상태라 일부 V30 구매자들 사이에서만 인정을 받았을 뿐, 시장의 판도를 바꾸지는 못했다.

LG G8 ThinQ – 2019년 3월 출시

LG G8 ThinQ
LG G8 ThinQ

: 2019년 초는 이미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였지만 G8은 특이하게도 4G LTE 전용으로 출시된 플래그십급 스마트폰 모델이었다. 고성능의 퀄컴 스냅드래곤 855 프로세서를 시작으로 망원에서 광각까지 이르는 카메라를 갖추는 등 상당히 충실한 사양을 갖췄으며 무게 및 배터리 수명,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구성을 갖춘 양질의 제품이었다. 개성은 다소 부족했지만 이렇다할 단점도 눈에 띄지 않는 제품이라 실제 G8을 이용해본 사용자들은 이 제품의 충실한 기본기를 높이 평가했다. 다만 당시 이동통신사들과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5G의 보급에 집중하고 있었으며, LG전자 역시 G8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온 V50(5G)의 마케팅에만 힘을 기울였다. 결국 G8은 제대로 된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아 나오자 마자 존재감을 상실했다.

LG V50S ThinQ – 2019년 10월 출시

LG V50S ThinQ
LG V50S ThinQ

: V50S는 2019년 5월에 출시된 V50의 파생 모델이다. 화면 크기(6.4인치)나 프로세서(스냅드래곤 855) 등의 주요 사양이 동일하고 2개의 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듀얼스크린 옵션을 지원하는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V50과 V50S는 유사점이 많다. 하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보면 시스템 메모리와 저장공간을 늘려 성능을 최적화했고 듀얼스크린 역시 기능을 개선해 한층 완성도 높은 제품이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V50과 V50S의 차이점을 인지하지 못했고, 후면 카메라가 3개에서 2개로 줄어들고 메인 화면 해상도가 WQHD급에서 FHD급으로 낮아지는 등, 수치적인 측면에선 오히려 V50보다 하락한 부분도 있어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렇게 괜찮은 제품이 왜?

위 제품들은 충분히 양호한 품질과 우수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성이 부족해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출시 시기나 마케팅 방향이 좋지 못해 판매량을 늘리지 못했다. 이를테면 G Pro 2의 경우, 출시 시기가 G2와 G3 사이에 끼어 애매한 취급을 받았으며 V30은 가벼운 무게와 긴 배터리 수명이 가장 큰 장점임에도 불구하고 LG전자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카메라 기능만 강조하는 홍보를 했다.

G8은 5G에 관심이 집중되던 시기에 LTE 전용 제품으로 출시되어 거의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V50S는 V50의 단점을 상당부분 개선한 완전체에 가까운 제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얼핏 보기에 이렇다할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했다. 충분히 쓸 만한 내놓을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이런 저런 실수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게 된 LG전자 스마트폰의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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