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1] AI로봇, 일상 속으로··· 삼성이 선보인 미래기술 키워드 3가지
[IT동아 장현지 기자] 1월 11일(미국 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2021(Consumer Electronics Show, 소비자 가전 전시회)가 막을 올렸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됐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전 과정이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된다.
개막에 앞서 삼성전자는 별도의 미디어 세션을 갖고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진행을 맡은 삼성전자 승현준 사장(삼성리서치 소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예전과 달라졌다. 우리에게 '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다"며, 이에 대한 삼성전자의 노력과 제품 및 서비스를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발표를 들은 후 기자가 꼽은 키워드는 1)집과 일상, 2)커스터마이징, 3)지속가능성이다. 이를 토대로 삼성의 CES 발표를 요약해보자.
첫번째 키워드, '집과 일상'
첫 번째 키워드는 '집과 일상'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바뀌었다. 근무는 회사에서, 운동은 헬스장에서, 식사는 식당에서. 공간을 분리하던 과거와 달리, 외출과 사람 간 접촉이 어려워진 요즘은 자연스럽게 모든 일을 집에서 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이나 디스플레이, 가전 등의 기술을 활용해 집에서의 시간, 즉 일상을 편리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에 중점을 맞춰 설명을 진행했다.
승 사장은 먼저 '비스포크 4도어 플렉스(Bespoke 4-door Flex)' 냉장고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미국시장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비스포크 냉장고로, 현재 출시된 제품 중 가장 최신형이다. 사용자는 취향 및 주거 공간에 따라 냉장고 색상과 형태, 크기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4도어와 2도어, 1도어를 결합해서 크기를 결정할 수 있다. 미국 버전은 2가지 방식으로 물이 나오는 정수 기능이 적용된 '베버리지 센터(Beverage Center)'를 탑재한다.
이어서 삼성 라이프스타일 TV를 소개했다. 코로나 19 이후 집은 휴식 뿐만 아니라 업무, 소통까지 하는 공간으로 변화했고, TV의 용도는 디스플레이 기능 이상으로 확장됐다.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자신의 용도/취향에 맞는 TV를 선택할 수 있도록, '더 프레임(The Frame)', '더 프리미어(The Premiere)', '마이크로 LED' 등 TV 제품군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더 프레임(The Frame)'은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 액자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고품질 명화나 사진 등을 기본으로 탑재한 아트 모드를 제공하며, 액자처럼 프레임을 교체할 수 있어 미적감각이 높은 사용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더 프리미어(The Premiere)'는 4K 트리플 레이저 기반의 초단초점 빔프로젝터로, 화상면과 수직으로 113mm만 떨어지면 100인치 화상을 투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마이크로 LED'는 110형 제품으로 상용화에 진입했으며, 다양한 콘텐츠를 4분할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쿼드뷰(Quad View)와 높은 색재현 및 베젤리스(bezel less) 디자인 등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은 110형이 사전 출시되며, 99형에 이어 연내 70~80형까지 이어서 출시된다.
새로운 AI(인공지능) 가전인 '삼성 제트봇(JetBot) AI' 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제트봇 AI는 인텔의 에 모비디우스(Movidius) AI를 탑재한 인공지능 로봇청소기로, 인텔의 심층 신경망 추론을 위한 전용 하드웨어 가속기인 뉴럴 컴퓨트 엔진과 라이다(LiDAR) 및 3D 센서를 활용해 주변 물체를 스스로 식별해 가장 효율적인 청소 경로를 찾아 자율 주행한다.
또한 제트봇은 딥러닝으로 100만장 이상의 이미지를 미리 학습해 주요 장애물과 가전제품, 가구 등을 인식한다. 또한 3D 센서 탑재로 이전에 감지하지 못했던 높이가 낮은 물체나 복잡한 구조물의 형상을 인식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AI의 청정스테이션은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워줄 뿐만 아니라 먼지통 청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먼지까지 99.999%까지 차단한다. 빠르면 상반기중 한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지만, 영상을 통해 실제 성능까지 드러나지는 않아 관망할 필요는 있어보인다.
두번째 키워드, '커스터마이징'
산업 형태와 삶의 모습이 획일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대인은 기술과 산업 발전에 따라 개인의 취향, 개성 등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를 보는 것부터 잠 들기 전 베개 높이까지 마치 주문 제작하듯 현대인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서비스를 요구한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주문 생산을 뜻하는 커스터마이즈(Customize)화 하다는 의미의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라고 한다.
삼성전자 비스포크도 일종의 커스터마이징 가전인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AI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스마트싱스 쿠킹(SmartThings Cooking)'과 스마트 TV용 '삼성 헬스(Samsung Health)'를 소개했다. 스마트싱스 쿠킹은 AI를 활용해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 싱스 앱에서 자신의 식습관을 감안한 맞춤형 식단 및 레시피를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한 식재료는 '패밀리 허브' 냉장고의 스크린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레시피에 맞는 조리 모드나 시간, 온도를 삼성 스마트 오븐으로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 TV용 삼성 헬스는 스트레칭, 근력 운동, 요가, 명상 등 다양한 종류의 홈트레이닝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TV에 USB 카메라를 연결한 후 '스마트 트레이너' 기능을 활용해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확인하며 자세 정확도, 동작 횟수, 칼로리 소모량를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 19로 헬스장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급격히 늘어난 홈트레이닝족을 타깃한 서비스로 보인다.
세번째 키워드, '지속 가능성'
마지막 키워드는 '지속 가능성'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두되는 환경 문제 해결 등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강조했는데, 최근 소비자 제품 분야의 친환경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작년부터 TV 패키징에 사용되는 '에코 패키지'는 TV 사용 후 버려지는 포장재를 재활용 및 재조립 하는 방식을 사용해 패키지 자체를 고양이집, 소형 가구 등으로 2차 가공하는 방식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박스 생산에 사용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환경 보호에도 일조한다.
삼성전자 환경관련 지속가능경영 스페셜리스트 샌딥 라나(Sandeep Rana)는 "환경과 사회, 인류 전체를 아울러 고려해야 할 문제다. 단순히 한두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며, 이것이 삼성의 또 다른 목표"라고 설명하며 '갤럭시 업사이클링 앳 홈(Galaxy Upcycling at Home)'이라는 신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집에 두고 안쓰는 갤럭시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해 아기 주변 소리를 모니터링한다거나,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해 집을 비웠을 때도 반려동물을 위해 조명을 켜주는 등 모니터링 기기로 재활용하는 방식 등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삼성 더 퍼스트 룩을 통해 공개한 네오 QLED 및 QLED 신제품 리모컨에 '솔라셀 리모컨'을 적용한다. 솔라셀 리모컨은 재생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됐고, 리모컨 자체에 태양전지 패널을 부착해 일회용 배터리 없이도 리모컨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약 7년 후 9,900만 개의 일회용 배터리 사용이 줄어들고 약 1만 4천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절감되리라 보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저전력 기술,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물과 전기를 절약하는 인공지능 기술, 친환경 TV 포장재 등을 소개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 개의 키워드, 세 개 뿐인 키워드
올해 삼성전자는 CES에 앞서 별도로 TV 공개 행사인 더 퍼스트 룩을 마쳤고, CES가 끝난 이후인 15일, 갤럭시 언팩 2021을 통해 새로운 갤럭시 스마트폰 및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다보니 삼성전자의 CES 미디어데이에서 공개할 제품이나 비중이 명백히 줄어들었다. CTA 입장에서는 껄끄럽겠으나, 소비자 입장에서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CES 자체만 놓고 보면 그 이상으로 해석할 부분이 없어진 것이고, 북미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의문은 삼성전자에게 숙제로 남으리라 본다.
승 사장은 "COVID-19가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 등 '새로운 일상(New Normal)'과 위기를 가져왔으나, 이를 극복하고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으로 나아가고자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여기에 삼성전자가 사람 중심의 기술과 혁신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주 진행될 언팩 행사에서 더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일 계획이라 덧붙이며 기대감을 상기시켰다.
글 / IT동아 장현지(h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