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사용기] 화면 멍들고 도색 벗겨지고... 갤럭시 Z 플립의 품질이 이상하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좌우가 아닌 상하로 접는 방식으로 주목 받았던 갤럭시 Z 플립(Galaxy Z Flip). 지난 2월 출시 후, 약 6개월이 지났음에도 특유의 외모와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현재도 일부 소비자는 이 제품을 구매해 쓰기도 한다. 하지만 화려함 뒤에 있는 문제를 간과한다면 후회할 수도 있다. 비싼 수업료를 치르는 셈이다. 기자도 구매 6개월이 된 시점에서 몇 가지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대표적인 부분 두 가지를 꼽아봤다.
먼저 주의해야 할 부분은 디스플레이. 전면에 큰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갤럭시 폴드와 달리 Z 플립은 정보 확인을 위해서는 거의 무조건 화면을 열고 닫아야 하는 구조다. 이 과정이 다수 누적되면서 디스플레이 내구성 저하가 발생한다. 화면이 한 번 손상되기 시작하면 점차 확대되기 때문에 필히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수리 받아야 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 출시와 함께 약 20만 회 가량 접고 펴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보증기간 1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 500회 이상 접고 펴도 된다. 하지만 일부는 구매 시기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문제가 생겼음을 호소하기도 한다. 동호회나 소비자 고발 센터 등 온라인 상에는 갤럭시 Z 플립의 디스플레이 내구성에 대해 성토하는 내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보증기간 내에 디스플레이가 손상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기자가 보유 중인 갤럭시 Z 플립도 마찬가지다. 디스플레이 우측 힌지 방향의 디스플레이 일부가 손상되어 출력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접고 펴는 것을 반복할수록 이 미출력 영역은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지금이야 보증기간 내이므로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겠지만, 보증기간이 종료되고 같은 문제가 발생된다면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은 본체의 도색 내구성 저하다. 흔히 스마트폰 본체는 금속 재질을 사용하게 된다. 본체가 추락했을 때의 충격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은 가볍지만 과한 충격에 깨질 수 있는 반면, 금속은 내구성이 높아 충격이 가해져도 찌그러지는 수준에 머문다. 갤럭시 Z 플립도 얼핏 보면 금속 재질을 채택해 어느 정도 내구성을 확보한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도장이다. 과거 알루미늄을 적용해 별도의 도장을 거치지 않고 본연의 재질을 살린 제품도 있었다. 최근에는 광택이나 특수한 색상을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후처리를 가한다. 장시간 사용하면 이 도장이 변형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케이스를 입히거나 보호필름 부착으로 최대한 지연시킨다.
기자의 갤럭시 Z 플립은 제품에 제공되는 순정 보호케이스를 입혔음에도 사용 6개월 만에 힌지가 맞닿는 부분과 측면의 도장이 손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인은 제품에 기본 제공된 덮개에 있었다. 갤럭시 Z 플립은 반으로 접는 구조여서 덮개도 여기에 맞춰 상하로 나눠 제공된다. 케이스 자체가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한 쪽이 뚫려 있는 구조여서 이를 막기 위해 케이스 안쪽에는 미끄러지는 것을 막는 고무 재질의 스티커가 붙어 있다. 추가로 본체에 고정이 가능하도록 케이스 테두리를 마무리 했다. 이 테두리 부분이 본체와 맞닿아 흔들리면서 도색이 손상되는 것이다.
구매 후, 보증기간 내라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어느 정도 대처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후를 생각해야 된다. 1년 쓰고 버릴 물건은 아니지 않은가? 이를 감안하고 접근한다면 상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당분간은 추이를 보며 일반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출시가 165만 원. 참고로 갤럭시 S20 울트라는 159만 원, 갤럭시 노트 20 울트라는 145만 원 정도다. 시대를 앞서가느냐 최적의 성능을 손에 넣느냐,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