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가치'를 위해 선택한 디지털 전환, 김성락 LG 인화원 책임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최근 기업 시장의 화두를 하나 꼽는다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의 모든 곳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기업 혁신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단순히 사업 외에도 기술·문화·운영·가치 등 내외적 부분에서 변화를 꾀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LG 그룹은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제조·통신·서비스 등 계열사의 특성과 사업구조를 고려해 오는 2023년까지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율을 90% 이상 높일 계획이다. 사업 외에도 기업 문화 혁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은 사내 연수(교육)와 상품 개발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사내 문화와 소통을 위해 운영 중인 LG 인화원도 마찬가지다. AWS의 디지털 혁신 프로그램(Digital Innovation Program)을 도입, 전체 역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그들이 지향하는 디지털 전환과 변화의 핵심은 무엇일까? 김성락 LG 인화원 책임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고객 가치'와 '디지털 전환' 두 가지 핵심 목표

김성락 책임은 현재 LG 그룹 내 핵심 목표가 '고객 가치'와 '디지털 전환'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율경영 체제인 각 기업의 사업 형태와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인화원은 구체적 솔루션이나 사업 협력 보다는 기업 문화에 깔려 있는 문화적 토대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는다고 한다. 이 외에도 좋은 사례를 찾고 이를 전파·적용하는 것도 인화원의 일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AWS와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성락 LG 인화원 책임.
김성락 LG 인화원 책임.

LG 그룹의 경영 이념은 '고객 가치'지만 사실 이 부분은 개념(Conceptual)적인 이야기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 가치를 외치고 있어 두드러지지 않는 점도 있다. 이에 인화원은 고객 가치를 제대로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방법론 및 문화적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시스템 저변, 처리 과정 등을 적용하는데 초점을 두는 모습이었다.

과감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LG 인화원이 한 것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었다. AWS의 혁신의 문화(Culture of Innovation), 역행 작업(Working Backward) 등을 경험하면서 유익한 부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특히 실전 프로젝트 팀과 함께 역행 작업을 하며, 실제 고객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도 고객 중심적 회사가 되겠다고 표방하는데, 실제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는 과정을 위해 타 기업은 어떤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적용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 AWS의 방식은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디지털 혁신 프로그램 도입한 이유

인화원은 AWS의 디지털 혁신 프로그램(Digital Innovation Program)을 도입한 곳 중 하나다. 이를 도입한 계기와 그에 따른 성과는 무엇일까? 인화원 입장에서는 상품기획을 역행 작업을 통해 기획 과정에서 반영하려는 점 때문이라고. 이어 실전 프로젝트 팀과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상품·서비스 개발에 힘을 얻기 위함이다.

김성락 책임은 인화원과 AWS는 3개 팀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현재 한 팀은 아마존과 실제 협력하며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지만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김성락 LG 인화원 책임.
김성락 LG 인화원 책임.

선진 기업의 문화를 배우고 협력하며 더 나은 서비스(상품)를 개발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론이 무조건 실무선에서 도입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에서 좋다고 느껴도 윗선(결정권자)이 반대하면 무용지물이다. 그런 점에서 LG 그룹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경영진도 내부에서 일하는 방식(역행 작업)이 유의미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결정이 있었기에 LG는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구성원간 반응도 좋다고 한다. 대부분 구성원은 고객 가치를 발굴하는 과정을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만드는데 역행 작업이 주효하다는 의견을 낼 정도란다.

이와 함께 소통의 방식도 변했다. 특히 보고 방식이 기존 표와 글자로 구성된 프리젠테이션 형태가 아닌 이야기를 풀어가는 내러티브 방식이 도입됐다. 때문에 '나의 잘못된 판단이 전체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 솔직하고 체계적으로 작성하고 또 검토하게 되었다는 것이 김성락 책임의 설명. 아직은 도입 단계지만 내부에서 활용해 나갈 수 있을지 보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솔루션 하나 들여와 쓰는 게 아니다

LG 그룹의 뒤를 따라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김성락 책임에게 후발주자에게 조언하고 싶은 점이 있을지 물어봤다. 그는 "LG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전환이 솔루션 하나 들여서 쓰는 것이 전부는 아니에요. 위에서 아래로(탑-다운) 혹은 아래에서 위로(보텀-업) 적용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인식 수준을 갖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성락 LG 인화원 책임.
김성락 LG 인화원 책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려면 각 기업의 상황과 특성, 전략이 잘 논의된 상태에서 이미 전환에 성공한 기업과 협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쉽지 않다. 각 기업이 잘 유지해 온 관행과 업무 방식이 있어서다. 디지털 전환에는 왜 새로운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납득하고 순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변화에 민감해져야 된다. LG 인화원은 임직원의 노력 속에서 변화를 이끌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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