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본 컬러 살린 홈씨어터용 4K 프로젝터, 벤큐 W2700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자신의 집을 영화관처럼 꾸밀 수 있는 홈씨어터용 프로젝터의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꼭 챙겨야 할 두 개의 키워드가 있다. 우선 기존 풀HD급 대비 4배 정밀한 화면을 볼 수 있는 ‘4K(UHD)급’ 해상도, 화면 전반의 표현능력을 향상시키는 ‘HDR’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4K와 HDR을 지원해야 속속 등장하고 있는 고품질 콘텐츠를 온전하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터 제조사들 역시 이를 지원하는 제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4K와 HDR 외에도 그 이상의 무언가로 차별화한 제품이 눈에 띄기 마련이다.

벤큐 W2700
벤큐 W2700

이번에 소개할 벤큐(BenQ)의 ‘W2700’은 4K와 HDR에 더해 ‘정확한 컬러’에 집중한 제품이다. 제작자가 의도한 온전한 컬러를 구현하는 DCI-P3 색역 95% 지원 및 제품 생산 과정에서 전문가의 손길을 한 번 더 거치는 팩토리 캘리브레이션, HDR 콘텐츠의 장점을 좀 더 극대화 하는 HDR-PRO 기술 등을 품은 이 제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중후함 더한 무난한 디자인

벤큐 W2700의 전반적인 크기(380 x 127 x 263mm)나 무게(4.2kg)는 전작인 W1700과 유사하지만 디자인은 좀 더 세련되게 변했다. 동급 제품에서 흔히 보이던 전면의 통풍구가 측면으로 이동했고 동글동글하던 윤곽에 약간의 각을 더했으며, 전면 패널 표면에 헤어라인 처리를 해서 좀 더 중후한 느낌을 준다.

제품 전면
제품 전면

그리고 영상을 투사하는 전면 렌즈의 하단 부분을 살짝 가리는 고정 펜스가 추가되었는데, 여기에 4K, HDR, 830만 화소를 강조하는 문구를 넣어 고성능 제품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벤큐 W2700는 싱글 DMD DLP 기술에 기반한 제품으로, 3820 x 2160의 4K UHD급 해상도를 표시할 수 있다.

8군 10매 구성의 전면 렌즈
8군 10매 구성의 전면 렌즈

강당용이 아닌 가정용에 특화된 제품이라 화면 밝기는 2,000 안시루멘으로 아주 높은 편이 아니지만 30,000 : 1의 높은 명암비를 발휘하므로 세세한 표현력이 중요한 홈씨어터 환경에 적합하다. 특히 선명도가 중요한 4K 콘텐츠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전면 렌즈를 8군 10매 구성으로 갖춘 점도 눈에 띈다. 그 외에 전용 3D 안경(별매)를 이용하면 3D 영상도 볼 수 있다.

유연한 제어 돕는 상단 인터페이스 및 리모컨

렌즈 위쪽 커버를 열면 초점 조절링 및 화면 크기 조절용 줌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렌즈의 상하 위치를 조절하는 렌즈 시프트 링과 더불어 투사 화면이 사다리꼴 모양으로 찌그러지는 것을 자동으로 보정하는 자동 수직 키스톤 기능도 지원하므로 좀 더 유연한 설치가 가능하다.

본체 상단 인터페이스 및 무선 리모컨
본체 상단 인터페이스 및 무선 리모컨

본체 상단 후면에는 전원 및 방향키, 선택, 뒤로 가기, 메뉴, 소스전환 등의 버튼으로 구성된 조작부가 있다. 좀 더 편하게 조작하려면 동봉된 무선 리모컨을 이용하자. 이를 이용해 본체의 조작버튼 외에도 키스톤, HDR, 영상모드, 음향모드, 3D 등 전환 등의 부가기능을 원터치로 제어할 수 있으며 어두운 곳에서 쓸 때 유용한 백라이트 기능도 내장했다.

4K HDR 콘텐츠에 최적화된 HDMI 2.0b 포트 2개 탑재

후면의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는 소스 기기 연결용 HDMI 입력 포트 2개 및 입체 음향 출력에 주로 쓰는 SPDIF 디지털 오디오 출력 포트 1개, 아날로그 음성 출력 포트 1개, 외부 제어용 RS-232 포트 1개, 전원 공급용 12V 트리거 포트 1개, 서비스(정비)용 미니 USB 포트 1개, 그리고 외부 저장장치 연결용 USB 3.0 포트 및 전원 공급용 USB 포트(2.5A) 1개 등으로 구성되었다.

무선이나 무선 네트워크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무선 연결이 필요하다면 별도로 판매되는 미라캐스트용 동글(수신기)을 달자. 이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영상 및 음성을 프로젝터로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후면 인터페이스 주변에는 5W 출력의 스테레오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 외부 오디오 기기 없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출력이나 음질은 양호한 수준이다.

본체 후면 인터페이스
본체 후면 인터페이스

후면 인터페이스에서 눈에 띄는 점은 2개의 HDMI 포트 모두 2.0b 및 HDCP 2.2 규격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HDMI 2.0은 4K급 영상을 60Hz 주사율(1초당 이미지 전환 수)로 표시할 수 있다. 기존의 HDMI 1.x 버전에선 4K급 영상을 30Hz로만 표시할 수 있어 움직임이 부드럽지 못했다. 그리고 2.0b 규격은 HDR 지원이 강화되어 HDR 콘텐츠를 좀더 풍부한 컬러로 표현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4K급 디지털 영상의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한 보안 규격인 HDCP 2.2를 지원하는데, 폭스, 워너와 같은 헐리웃 큰손들은 자사의 4K급 VOD 콘텐츠 서비스에 HDCP 2.2 보안 규격을 적용하고 있다. 만약 이런 콘텐츠를 재생할 때 디스플레이 기기가 HDCP 2.2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화면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을 수 있다. 4K급 프로젝터라면 거의 필수 조건이다.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 등의 휴대용 저장장치를 연결해 저장된 동영상이나 음악, 사진 파일을 감상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벤큐 W2700의 USB 포트는 3.0 규격을 지원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지원하는 동영상 코덱 규격은 MPEG1, MPEG4, H.263, Motion JPEG 등이다. 분명 편리한 기능이긴 한데 일부 동영상 파일을 지원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이는 상당수 해외 브랜드 AV 기기들이 가진 공통적인 아쉬움이기도 하다.

선명도와 컬러 표현능력에 주목할 만

실제로 벤큐 W2700를 구동해 영화 및 게임, 사진 등의 콘텐츠를 구동해봤다. 강당용이나 사무실용 프로젝터와 달리 광량보다는 명암비나 컬러에 주력한 홈씨어터용 제품이라 이용 시 주변의 빛이 제대로 차단되는 곳에 설치해 쓰는 것을 권한다.

벤큐 W2700 실제 사용
테스트
벤큐 W2700 실제 사용 테스트

초점 거리의 경우, 약 100인치의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선 스크린에서 약 2.5미터 정도, 200인치 화면의 경우는 약 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프로젝터를 설치하면 된다. 단초점 프로젝터 수준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프로젝터 대비 초점 거리가 짧은 편이다. 수평 키스톤을 지원하지 않아 프로젝터를 스크린의 측면에 두고 쓰기엔 적합하지 않지만 수직 자동 키스톤 기능은 지원하므로 전반적인 설치 편의성은 좋은 편이다.

벤큐 W2700 구동 화면
벤큐 W2700 구동 화면

벤큐 W2700 구동 화면
벤큐 W2700 구동 화면

실제 화면을 보면 4K 프로젝터 답게 선명도가 만족스럽고 과장되지 않은 컬러가 눈에 띈다.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원본의 컬러를 충실하게 재현하는 DCI-P3 95% 색역을 지원하고 어색한 컬러 표현을 자동으로 억제하는 컬러 매핑 기능을 갖추고, 그리고 생산 과정에서 컬러를 테스트하고 교정하는 팩토리 캘리브레이션을 거친다고 강조하고 있다.

HDR 콘텐츠 구동
HDR 콘텐츠 구동

HDR 콘텐츠 구동
HDR 콘텐츠 구동

HDR 기술의 지원 역시 주목할 만한데, 벤큐 W2700는 범용적인 규격인 HDR10 외에 일본 NHK와 영국 BBC가 공동 개발한 HDR 기술인 HLG(Hyblid Log-Gamma) 규격도 지원한다. 최근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에서 HDR 지원 콘텐츠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어 향후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HDR을 지원하는 콘텐츠를 구동하면 화면 전반의 컬러가 한층 풍부해지고 미묘한 컬러 간의 차이도 좀 더 분명해져서 특히 햇살이나 구름의 표현력이 한층 향상된다. 벤큐에선 그 외에도 HDR 콘텐츠의 컬러 및 밝기 보정 기술을 더한 HDR-PRO 기술을 탑재했다고 강조한다.

게임 구동 테스트
게임 구동 테스트

초당 프레임 레이트가 낮은 동영상도 초당 60프레임 수준으로 보정해 한층 부드러운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모션 인핸서(Motion Enhancer) 기능도 쓸 만하다. 다만 이 기능을 쓰면 게임을 할 때 입력 반응이 다소 늦어질 수 있으니 게임을 할 때는 해제하는 것이 좋다.

일반 모드
일반 모드

스마트 에코 모드
스마트 에코 모드

스마트 에코(SmartEco) 기술의 지원도 눈에 띈다. 이를 활성화하면 현재 표시되는 콘텐츠를 분석, 검정색 부분에만 램프 밝기를 대폭 낮추거나 끄는 방법으로 소비전력을 줄인다. 화질이나 밝기를 심하게 희생시켜서 소비전력을 낮추는 일반적인 절전 모드와는 다르게 스마트 에코 기능은 활성화를 하더라도 표현력의 저하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무난히 쓸 만한 홈씨어터 특화 4K 프로젝터

벤큐 W2700는 최근의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한 4K급 홈씨어터용 프로젝터다. 4K 고해상도 및 HDR 기술을 지원하는 것 외에 시네마틱 컬러 기술로 원본에 가까운 색감을 제공하며, 비교적 짧은 초점거리 및 양호한 사운드를 제공해 일반적인 가정에서 무난히 쓸 만하다. 밝기 수치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라 강당용이나 사무실용으로 쓰기엔 그리 적합하지 않지만 표현력과 컬러를 중시하는 홈씨어터용 프로젝터로서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다만 유무선 네트워크 기능까지 기본 탑재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2020년 2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벤큐 W2700 180~190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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