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SaaS 시대] '스티비', 구독모델과 함께 주목받는 이메일 마케팅

"이메일 마케팅? 그거 언제 나온 건데… SaaS 취재할 때 그런 걸 해?"

'이제는 SaaS 시대' 취재를 위해 관련 업체를 물색하다가 이메일 마케팅 업체 '스티비'를 취재하고 지인에게 들은 말이다.

스티비는 이메일 마케팅 사업 전문성을 확보하고, 콘텐츠 기반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있다. 양질의 이메일 콘텐츠를 제작하는 마케터, 크리에이터에게 콘텐츠 제작, 구독자 관리, 발송 자동화, 통계 분석 등을 위한 도구를 SaaS 형태로 제공한다.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궁극적으로 콘텐츠 개인화와 마케팅 자동화, 구독 모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메일 콘텐츠 유통 환경을 조성하면서 생태계에 기여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2016년 11월 모바일 맞춤형 이메일 마케팅 서비스 '스티비'를 런칭했고, 1년 만에 누적 가입자 5,000명, 누적 발송량 1억 건을 달성했다. 2019년 4월 기준,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비즈니스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미디어 스타트업까지 더해 약 8,000개 이상 팀이 사용 중이다.

스티비 멤버들, 제공: 테크수다
스티비 멤버들, 제공: 테크수다

< 스티비 멤버들, 제공: 테크수다 >

스티비를 찾기 전, '새롭고 신선한 아이템을 기대했는데 이메일 마케팅이라니…'하는 생각은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실은 바로 이런 의문 때문에 스티비를 찾았다. 2000년대초 인터넷 붐이 일 때부터 이메일 마케팅은 기본 중의 기본에 속했다. 1970년대초부터 부각된 이메일은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고 맹활약하고 있다. 2020년을 코 앞에 둔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맞춤형 지식 콘텐츠부터 뉴스레터까지, 광고 일변도의 수익 모델에서 가입자 대상 모델로 다변화화는 추세다. 영화와 음악 서비스는 일반화되었고, 언론사부터 전문 스타트업까지 모두 구독 모델 실험에 바쁘다. 특히, 지식 콘텐츠 업체들은 이메일을 통해 고객들에게 자사만의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스티비는 슬로워크라는 업체의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 사업부였다. 그리고 인터뷰 당일, 스티비를 자회사로 분사 독립한다고 발표했다. 분사 이유를 물었다.

스티비 임호열 부대표는 "슬로워크는 에이전시를 주업무로 하는 회사입니다. 사업성 측면에서 솔루션 사업을 검토했고, 고객들의 잦은 요구사항이 이메일 분야였기에 사내 인큐베이팅으로 시작했던 것이 지금의 스티비입니다"라며, "2018년 손익분기점(BEP)을 넘겼습니다. 확신이 생겼고 논의를 거쳐, 독립까지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스티브 뉴스레터 저작 화면, 출처: 스티비
스티브 뉴스레터 저작 화면, 출처: 스티비

< 스티비 뉴스레터 저작 화면, 출처: 스티비 >

그는 삼성전자에 다니다가 학생 때부터 알고 지내던 대표의 요청으로 합류해 스티비를 주도하는 중이다.

스티비의 강점은 누구나 고도화된 이메일 마케팅 기법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편리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이메일 마케팅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SaaS 사업 특성에 맞는, 이메일 마케팅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 체계를 확립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서비스에 녹이기 위해 오프라인 이메일 마케팅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어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그런데 하필, 왜 이메일 마케팅 분야였을까.

임 부대표는 "그런 질문을 진짜 많이 들어요"라고 웃었다. 슬로워크가 스티비를 내놓은 건 거창한 비전을 바라고 진행한 것이 아니었다. 디자인 에이전시로 고객들과 일할 때, 뉴스레터 디자인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또한,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는데 기존 솔루션들은 다양한 기기에 최적화되지 않았다.

관련 업무는 슬로워크의 주 업무도 아니었다. 고객들도 주로 외주로 제작해서 발송, 처리했다. 코드를 만들고 이미지를 수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고, 커뮤니케이션과 수정 이슈도 빈번했다. 정작 이메일에 들어가는 '콘텐츠'에 고객사들이 주력하기보다 제작과 관리에 시간과 인력이 더 들었다. 다양한 해외 서비스가 있었지만, 국내 이메일 서비스에 최적화되지 않아 사용이 불편했다.

임 부대표는 "그래서 저희가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여러 모바일 기기와 다양한 국내 이메일 서비스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러다가 에디터를 별도로 만들어서 제공하기 시작했죠. 긁어서 붙어넣기(드래그앤 드롭) 방식으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사용 편의성도 높였습니다. 외부 서비스를 하려고 만든 게 아니라 에이전시 업무를 조금 더 줄이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만든 셈이죠"라고 밝혔다.

다만, 고객들의 요구만을 보고 솔루션 사업을 진행한 건 아니다. 시장 잠재성은 있는지, 사업 확장성은 있는지 등 조사를 면밀히 진행했다. 마침 마케팅 테크 이슈가 북미 중심으로 퍼져 나갔고, 개인화와 자동화 문제도 함께 거론되기 시작했다. 덩달아 관련 서비스를 해결하는 솔루션 등장도 지켜봤다.

여기서 틈새를 찾았다. 엔터프라이즈 기업 솔루션은 기능이 다양했지만, 가격이 무척 비쌌다. 사용 난이도고 높았다. 이에 중소규모 시장을 타겟으로 스타트업 중심의 개인화와 자동화에 초점을 맞췄다.

스티브, 출처: 스티비
스티브, 출처: 스티비

< 스티비, 출처: 스티비 >

노력에 대한 보상은 천천히 따라왔다. 최근에는 언론사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주요 언론, 미디어들도 포털과 유튜브 같은 영상 채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라인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뉴스를 제공하지만, 플랫폼 회사가 콘텐츠 유통 알고리즘을 조금만 바꿔도 고객에게 도달하는 콘텐츠 도달율은 형편없이 떨어진다. 때문에 미국 언론, 미디어 업체들은 이메일 기반으로 구독 모델을 강화하는 추세다.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지인을 만나면 어떤 서비스를 구독하는지 묻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추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서비스를 구독하는 일도 늘고 있다. 이메일이라는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이 여전히 관심 받는 이유다.

현재 스티비는 전자상거래 호스팅 서비스 업체와도 관련 서비스 연동을 진행하고 있다. 가령 고객이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은 뒤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경우, 정책을 만들어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이메일을 쇼핑몰 운영자가 손쉽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회원정보를 보유한 쇼핑몰 운영자에게 꼭 필요했던 기능이다.

관련 인프라는 AWS를 기반으로 서비스 중이다. 처음 기획 단계부터 관련 솔루션 사업은 직접 구축보다 서비스 형태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 구축하면 고객별로 맞춤 설치를 제공해야 하고, 제품 업그레이드 후 다시 손봐야 하는 문제 등이 뒤따랐다. 쉽게 말해, 손이 많이 가는 방식은 스타트업이 선택할 수 없었다.

다행히 초기 고객은 소셜 비영리 조직들이 많았고, 운 좋게 블록체인 거래소 한 곳과 연결됐다.

스티비 요금제, 출처: 스티비
스티비 요금제, 출처: 스티비

< 스티비 요금제, 출처: 스티비 >

스티비 요금제는 무료와 프리미엄으로 나뉜다. 프리미엄은 라이트 스탠다드 엔터프라이즈로 분리했다. 구독자 수, 발송횟수, 통계대시보드, 스폰서 배너, 마일리지, 자동이메일 등 각 기능을 차등해 요금제를 구성했다. 월간결제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연간결제로 구분했다.

임 부대표는 요금을 설계할 때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기능 차이로 유/무료 모델을 구분할지, 무료 사용 기간을 제공한 뒤 유료 전환을 요청할지 등 서비스 방식을 놓고 많은 검토 과정을 거쳤다. 수익성만 봤다면, 무료 제공 후 유료 전환 방식이 유리했다. 인프라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스티비는 기능 차이 과금 방식을 선택했다.

이메일 마케팅은 전통적인 마케팅 솔루션 중 하나지만, 여전히 덜 성장한 상황이었고, 작은 조직들이 자주 사용하면서 함께 성장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임 부대표는 "스타트업 사정은 스타트업이 잘 압니다. 저희도 기존 고객 300명을 대상으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테스트하면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어요. 그래서 블로그에 이메일 마케팅 관련 내용도 지속적으로 포스팅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스티비는 분사와 함께 해외 시장 진출도 다각도로 타진할 계획으로, 미국 보다 동남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임 부대표는 "동남아 시장은 소셜네트워크와 메시지에 익숙한 곳이기도 하고, 상거래 시장도 있어서 올해 조심스럽게 해외 시장 진출을 고려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글 / 테크수다 도안구 IT 칼럼니스트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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