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비즈니스, ‘최대속도’ 아닌 ‘콘텐츠’에 주목
[IT동아]
지난 4월 3일,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로 일반 사용자 대상의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개시되었다. 일반인 입장에서 눈에 띄는 5G의 특징 중 가장 주목 받는 점은 역시 '최대 속도'다. 5G 기술은 이론적으로 4G의 20배가 넘는 최대 20G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낼 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적' 최대 속도이며, 2019년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5G는 4G의 2~3배 정도의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아직 서비스 초기라 5G 기지국의 수가 충분하지 않고, 기존의 인터넷 서비스들 역시 아직은 5G에 최적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각 이동통신사들은 5G 전용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것인 VR(가상현실) 또는 AR(증강현실)이다. 기존에도 VR/AR은 있었으나, 5G의 '속도'와 '초저지연'에 이점을 살려 해상도를 대폭 높인 초고화질로 '제대로'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사의 대표 서비스도 이에 맞춰 최적화하거나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소비자가 5G 서비스를 바로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5G의 빠른 반응속도에 특화된 콘텐츠 서비스
이동통신사들이 5G를 런칭하면서 함께 내놓은 관련 부가 서비스 역시 이러한 빠른 반응속도의 이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디지털 기술로 구성된 공간을 현실처럼 즐길 수 있는 VR과 현실 세계에 디지털 이미지를 결합하는 AR 콘텐츠를 5G와 결합해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 5G 런칭에 즈음에 기존 풀HD급 보다 4배 이상 선명한 UHD급 VR 영상, 200여 편의 독점 VR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U+ VR' 서비스를 오픈했고, 좋아하는 스타를 실제로 만난 것처럼 사용자의 공간으로 불러내 함께 춤을 추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U+ AR' 서비스도 출시했다.
VR 및 AR 서비스는 사용자의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지체 없이 반응하면서, 디지털 기술로 재구성된 공간을 실시간으로 계속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용자가 어색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5G의 빠른 속도만이 이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더불어, 기존 LTE 기반의 'U+프로야구', 'U+골프', 'U+아이돌Live' 등의 서비스도 5G를 접목해 업그레이드했다. U+아이돌Live는 원하는 시청 각도, 선호하는 멤버로 전환하며 아이돌 VR 공연을 즐길 수 있고, U+ 프로야구/골프도 이와 비슷하게 해당 선수의 위치와 장면에서 경기를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고화질 영상을 좀더 부드럽게 재생하기 위해 기존 30프레임 재생에서 60프레임으로 늘렸다.
한편 KT가 5G를 출시하며 선보인 '나를' 영상통화 서비스 역시 반응속도가 빠른 5G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다. 사용자의 얼굴을 따라다니는 'AR 이모티커', 음성을 실시간으로 자막으로 변환해 표시하는 '더빙 모드 통화', 최대 8명 '그룹 영상 통화'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또한 대용량 모바일 게임을 사용자 단말기에 설치할 필요 없이, 실시간 전송되는 영상을 조작하며 즐기는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역시 5G의 빠른 속도가 아니면 불가능한 콘텐츠다.
SK텔레콤 역시 경쟁사들과 유사한 VR 야구중계, VR/초고화질 콘텐츠 감상, 그리고 VR 게임 등의 여러 콘텐츠를 5G 서비스 출시 즈음해 공개했다. 특히 인기 영화와 방송 프로그램을 초고화질(풀HD/UHD급)으로 볼 수 있는 '옥수수 SKT 5GX관' 서비스의 경우, 10Mbps의 속도로 데이터 차감 없이 이용 가능한 점을 밝히고 있다. 이는 5G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대속도와 함께 초저지연 이점도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방증이다.
5G는 스마트폰 빠르게 하는 기술?
2019년 4월 현재 5G 초기 상황에서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관련 5G 특화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향후에는 산업 현장으로 5G의 중심이 옮겨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분야의 대표적인 솔루션인 자율주행 자동차나 드론, 스마트팩토리/스마트도시 등의 분야에서 5G 특유의 빠른 반응속도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한양대는 유플러스와 함께 세계 최초 5G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차량에 달린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상의 서버와 지속적으로 주고받으며 최적의 주행경로를 찾는다. 도로의 상황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반응속도가 느린 기존의 통신망을 이용한다면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없다. 이는 곧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드론이나 스마트팩토리/스마트도시 역시 동일한 이유로 5G 적용을 통해 앞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다만 5G 시대가 본격 개막한 지 한달 가까이 된 지금, '4G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용자들도 적지 않다. 5G를 단순히 '스마트폰 통신 속도를 빠르게 하는 기술' 정도로 여기는 인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5G를 통해 진짜로 큰 변화가 기대되는 건 사실상 스마트폰 시장이 아니다. 5G는 한층 빨라진 속도와 초저지연의 반응속도에 최적화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콘텐츠의 등장을 유도할 것이며, 향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대동맥같은 존재가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