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나보다 둘일 때 더 빵방하다' 펀디안 사운드베슬

강형석 redbk@itdonga.com

사운드베슬 블루투스 스피커.
사운드베슬 블루투스 스피커.

[IT동아 강형석 기자] 블루투스 스피커는 점점 발전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왔다. 휴대성을 강조하기 위해 간단한 방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시작해 현재는 보조 배터리 기능 제공이 주를 이룬다. 외부 메모리 인식을 통한 재생 기능은 덤이다. 조금 특수하게 사용할 요량이라면 크기가 작은 제품이거나 혹은 LED가 화려하게 나오는 파티용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블루투스 자체의 휴대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정작 스피커 본연의 음질을 끌어올린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펀디안을 통해 출시된 사운드베슬(Sound-Vessel)은 블루투스 스피커에 '소리'를 살리고자 노력한 제품이다. 휴대성을 살린 요소와 함께 여러 스피커 유닛을 달아 풍부한 음질을 구현했다. 여기에 타 블루투스 스피커들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대부분 제공하고 있으므로 활용성 또한 충분하다.

휴대성 강조한 디자인

사운드베슬의 디자인은 화려함보다는 직관적인 요소들이 부각되는 형태다.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인데, 구매 후 굳이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여기에 제품 상단에 가죽 손잡이가 제공돼 휴대가 용이하도록 만들었다. 편의성 측면에서 보면 장점들로 가득하다.

삼각대를 쓴다는 발상은 의외로
참신했다.
삼각대를 쓴다는 발상은 의외로 참신했다.

제품 크기는 스피커 전면을 기준으로 폭 110mm, 높이 168.7mm, 두께 110mm다. 무게 930g으로 살짝 묵직한 편이지만 그만큼 많은 유닛을 탑재해 소리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제품에는 삼각대도 포함되는데 나름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여러 환경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생각이 반영된 것 같다.

스피커 전면에는 직물 커버가 씌워져 있다. 스피커 내에 있는 드라이버 유닛을 보호함과 동시에 진동을 부드럽게 여과하는 역할도 겸한다. 그릴은 분리되지 않는다.

그 뒤에는 2개의 트위터 유닛(32mm)과 우퍼 유닛(70mm) 1개가 탑재된다. 트위터는 고음, 우퍼는 저음을 담당한다. 흔히 블루투스 스피커에는 고음부터 저음까지 모두 출력하는 풀레인지 유닛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운드베슬은 과감히 분리해 채용했다. 크기도 제품 덩치를 생각하면 큰 편이기 때문에 음질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제조사 제원 상 출력은 20W.

상단 조작계는 단순하지만 약간 미흡한 점이
있다.
상단 조작계는 단순하지만 약간 미흡한 점이 있다.

조작계는 스피커 상단에 집중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중앙에 있는 다이얼과 하단의 버튼부로 나눈다. 상단에는 음량 조절을 위한 다이얼과 그 중앙에 재생을 위한 기능(재생/정지, 곡전환)이 터치 형태로 제공된다. 가장 상단에는 무작위 재생 기능인데 마이크로 SD 카드가 장착된 상태에서 활성화된다. 중앙에 자리한 버튼은 전원을 켜고 끌 때 쓴다.

하단에는 버튼 3개가 제공된다. 각각 배터리 상태, 통화, 블루투스 연결 등을 담당한다. 블루투스 스피커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제공하고 있다는 이야기. 버튼의 배치나 감도는 무난한 편이다. 대신 통화와 배터리 버튼은 왜 달았는지 기능적 활용도에 의문이 생긴다. 상단 다이얼에 통합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이얼은 좌우 회전하면서 음량 조절이 이뤄지는데 내가 얼마나 조절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손이 큰 사람이라면 잡아 돌리는 과정에서 안쪽에 있는 터치 버튼에 따스한 온기와 전류가 전해져 의도치 않게 음원이 앞뒤로 이동하거나 재생이 정지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사운드베슬 블루투스 스피커.
사운드베슬 블루투스 스피커.

스피커 후면에는 지름 65mm 크기의 원형 패시브 라디에이터(서브 우퍼)가 있으며, 하단에는 외부 입출력 단자와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보조 배터리 기능을 위한 USB 단자가 각각 제공된다. 충전은 마이크로 USB 규격의 5핀 단자다. 최근 스마트폰들은 타원형 모양의 USB-C 단자를 사용하는 추세지만, 마이크로 USB 또한 아직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에 충전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는 적다 봐도 무방하다.

의외의 음질, 스테레오가 더 매력적

사운드베슬의 음질을 경험해 볼 차례. 무선 연결은 기자가 사용 중인 LG V40 씽큐를 활용했으며, 온쿄 HF 플레이어와 네이버 뮤직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여러 음원을 재생했다. 네이버 뮤직은 320Kbps 스트리밍, 온쿄 HF 플레이어는 24비트/96kHz 대역의 고해상 음원(FLAC)을 재생했다.

음질은 배터리 내장형 블루투스 스피커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연 뛰어난 편에 속한다. 소니 히어 고(h.ear go) 2에 비하면 선명한 느낌은 조금 떨어지지만, 보스 사운드링크(Soundlink) 시리즈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조금 더 우렁찬 소리를 낸다. 고음은 시원하게 뻗어나가고 저음은 단단하게 울린다. 두 개의 트위터와 두 개의 우퍼(우퍼+패시브 라디에이터) 조합으로 이뤄낸 음질은 분명 인상적이다. 웅장함은 조금 아쉽지만 선명하게 표현해내는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압권은 사운드베슬을 두 대 연결해 스테레오(2채널) 출력을 구현했을 때다. 좌우 표현도 확실하게 이뤄지는데다 음질까지 뒷받침되니 듣는 맛이 확 살아난다. 두 스피커를 활용하면 출력까지 확보할 수 있으므로 친구와의 모임이나 파티가 잦은 사용자에게 알맞은 블루투스 스피커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운드베슬의 소리는 하나일 때보다 두 개를 묶었을 때(스테레오) 더
인상적이다.
사운드베슬의 소리는 하나일 때보다 두 개를 묶었을 때(스테레오) 더 인상적이다.

연결은 블루투스 4.2 상에서 이뤄지는데, 무엇보다 aptX를 지원하기 때문에 음원 재생력 측면에서 유리하다. 24비트/48kHz 대역을 재생하는 aptX HD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한 실력을 보여준다. 이 외에 AAC와 기타 코덱들도 잘 지원하고 있다. 제조사 측에서는 24비트/192kHz 재생을 지원한다는데, 그 기준으로 다시 접근해 보면 다른 고해상오디오(HRA) 기기에 비해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외부 입출력 단자를 활용하면 더 많은 사운드베슬을 연결해 더 웅장한 연출이 가능하다. 스테레오 구현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쓰임새가 더 크다. 대신 이 많은 스피커를 충전해야 한다는 것은 부담 요소다.

배터리 지속력도 인상적이다. 이 제품 하나에는 3,200mA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 2개가 탑재되어 있다. 총 6,400mAh 용량인데, 음량 약 75% 정도에서 8시간 가량 재생 가능했다. 음량에 따라 재생시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 참고하자.

뛰어난 상품성 갖춘 블루투스 스피커

사운드베슬은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들의 장점을 잘 모았다. 스테레오 페어링이나 보조배터리 기능 같은 부가 기능에 음질까지 뛰어나다.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블루투스 스피커를 활용할 때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하나보다 둘이 모였을 때가 더 인상적이다. 최근 공개되는 제품들을 보면 고음질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사운드베슬은 그 추세를 잘 따르면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담아 넣었다.

상단에 손잡이가 있어 휴대가
용이하다.
상단에 손잡이가 있어 휴대가 용이하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인터페이스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조작 체계에서는 아쉬움이 없지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미흡하다. 예로 음량을 조절할 때, 다이얼을 돌리는데 내가 어느 정도 음량을 올리고 내렸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또한 다이얼을 돌리면서 중앙에 있는 터치 다이얼에 손이 닿아 의도치 않은 기능이 작동하기도 했다. 차기 제품에서 다듬어지길 희망한다.

지금까지 어중간한 블루투스 스피커에 만족하지 못했거나 처음 블루투스 스피커를 구매하려고 접근하려는 소비자라면 구매 리스트에 넣어도 좋을 듯 하다. 하지만 소리는 어디까지나 개인 성향이 반영되기에 가급적 청음 가능한 곳에서 충분히 경험해 볼 것을 추천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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