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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2코어로 다져진 성능,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강형석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IT동아 강형석 기자] AMD에게 2018년은 기분 좋은 한 해로 기억 됐을 것이다.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 여세를 몰아 출시된 초고성능(HEDT – High End Desktop) 프로세서 라인업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Ryzen Threadripper)도 충분히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었다. 최대 32코어라는 수치가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기 때문이리라. 지난해 11월에는 16/32코어 프로세서에 이어 12/24코어 프로세서까지 추가하면서 본래 계획한 제품을 모두 갖추는데 성공했다.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기본적인 성능이나 효율성 모두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프로세서였다. 그렇다면 가장 기본이 될 제품은 어느 정도의 완성도와 성능을 제공할까? 3.5GHz의 기본 작동 속도와 12코어를 제공하는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의 이야기다.

입문형 고성능 프로세서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2920X, 2950X, 2970WX, 2990WX 등 총 4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X는 게임과 기타 작업을 동시에 실행하는 사용자에게, WX는 다중코어를 앞세워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 사용자를 겨냥했다. 코어 구성도 X는 12/16, WX는 24/32 형태로 운영된다. 이렇게만 보더라도 각 프로세서가 어떤 성향을 갖는지 알 수 있다.

리뷰에 쓰인 스레드리퍼 2920X는 12개 코어를 품은 어떻게 보면 입문형 고성능 프로세서에 속한다. 일반 데스크탑 프로세서 라인업인 라이젠 중 가장 많은 코어를 제공하는 것이 8코어니까 이보다 4개 더 많은 코어를 바탕으로 작업 효율 및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와 2920X의 사양.

기본 제공되는 코어와 함께 프로세서에는 가상으로 명령어 처리(스레드)를 도와주는 동시 다중스레딩(SMT-Simultaneous Multi-Threading) 기술을 지원한다. 결국 운영체제 내에서는 24개 코어가 있는 것처럼 작동하게 된다. 12코어/24스레드 구성인 셈. 그만큼 작업 효율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기본 작동 속도도 높은 편이지만 최대 작동 속도도 4.3GHz이고, 모든 코어가 작동하는 평균 속도 역시 4GHz 선에서 유지되므로 비교적 민첩한 제품이라 볼 수 있다.

데이터 처리를 위한 예비 공간(캐시 메모리)도 대형 제품답게 여유롭다. 1차(L1) 캐시 용량이 1.125MB이고 2차(L2) 캐시는 6MB다. 3차 캐시는 32MB니까 이 정도만 하더라도 구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하지만 전체적으로 덩치가 크고 여러 프로세서를 한 패키지에 담은 형태이기에 열설계전력(TDP)는 높은 편이다. 12나노미터(nm) 미세공정을 적용했음에도 180W의 냉각장치가 필요한 설계이니까, 실제 전력소모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막내여도 있을 것은 다 있다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에는 젠(ZEN)+ 설계가 적용됐다. 1세대 라이젠에 적용했던 젠 설계를 개선한 것으로 효율성 향상이 이뤄졌다. 코어당 명령어 처리(IPC) 개선, 작동속도 향상 등이 대표적이다. 메모리 및 예비공간(캐시) 접근 속도를 줄이는 데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이는 미세공정이 12nm로 더 미세해졌기에 가능해진 것이다.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에도 적용한 젠+ 설계로 성능을 높였다.

개선이 이뤄진 결과 1세대 대비 메모리 지연시간 2%, 1차 캐시 지연시간 8%, 2차 캐시 지연시간 9%, 3차 캐시 지연시간 15% 가량이 개선했다. 자연스레 작동 속도도 빨라졌다. 2920X는 기존 1920X와 코어 수가 동일하다. 기본 작동 속도는 3.5GHz로 동일하지만 최대 작동 속도가 4GHz에서 4.3GHz로 300MHz 빨라졌다. 자연스레 모든 코어가 동시에 작동하는 속도에서도 개선이 이뤄졌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성능을 더 끌어내기 위한 기능을 제공한다. AMD 라이젠 마스터(Ryzen Master)를 활용한 프리시전 부스트(Precision Boost) 2와 프리시전 부스트 오버드라이브(PBO)다.

프리시전 부스트2(Precision Boost2) 기술의 효과

프리시전 부스트 2는 실제 다중 스레드의 작업 부하에 따라 작동속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라이젠 마스터(Ryzen Master) 소프트웨어를 통해 4개의 코어만(4-Core) 또는 모드 코어(All-Core)에 속도 향상이 가능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설정 및 프로세서의 잠재력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최종 성능 향상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처리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기에 긍정적인 부분이라 하겠다.

막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성능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 성능 측정을 위한 부품은 다음과 같다. 메인보드는 MSI MEG X399 크리에이션, 메모리는 지스킬 플레어X DDR4-3,200(PC4-25600) 32GB(8GB x 4), 그래픽카드는 조텍 지포스 GTX 1070 AMP 익스트림 등이다. 전원공급장치는 마이크로닉스 퍼포먼스2 1,000W, 저장장치는 크루셜 MX300 275GB가 쓰였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의 시네벤치 측정 결과.

가장 먼저 프로세서의 성능을 측정하는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인 시네벤치(Cinebench) R15를 실행했다. 스레드 수에 따라 이미지를 처리하는데, 작은 사각 영역 하나가 해당 이미지를 그려낸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는 12코어, 24스레드로 총 24개의 영역이 작업을 처리한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의 모든 코어 작동 속도. 약 4GHz로 작동한다.

확인해 보니 모든 코어가 작동할 때의 속도는 3.98GHz다. CPU-Z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했을 때의 작동 속도 변화는 3.99GHz에서 4.03GHz다. 32코어를 품은 2990WX의 모든 코어는 실제로 3.2GHz 정도로 작동했으니 코어 수가 적은 만큼 속도는 크게 올랐다.

결과를 확인해 보니 2,567점을 기록했다. 1세대이긴 하지만 8코어 라이젠 7 1700 프로세서의 1,300점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추가로 경쟁사의 한 세대 이전 프로세서의 점수와 비교해도 2배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성능 차이를 보여준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는 12코어와 높은 작동 속도로 비교적 빠른 처리 성능을 자랑한다.

영상 변환 애플리케이션 핸드브레이크를 통해 영상 변환 실력을 알아봤다. 영상은 4분 50초 재생 시간을 가진 4K 30f(초당 30매 움직임) 파일이다. 이를 H,265 코덱의 풀HD 영상으로 변환을 요청했다. 테스트 결과, 약 455.47초(7분 35초) 가량이 소요됐고 1초에 15매 이미지를 처리해냈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의 3D마크 측정 결과.

게이밍 성능을 확인하고자 3D마크(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했다.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이다. 일단 프로세서 및 플랫폼은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듯 하다. 그래픽 테스트 결과를 보니 테스트에 따라 75~88프레임(초당 표시 이미지)을 그려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게임을 원활히 즐기기 위한 기준인 초당 60프레임을 뛰어 넘는 수치다.

프로세서 자체의 실력을 보는 물리연산 항목도 초당 78프레임을 그려냈다. 12코어의 물리적 처리 성능도 있지만 4GHz에 달하는 작동 속도에도 영향이 있는 듯 하다.

대형 플랫폼의 매력 고스란히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12코어 구성으로 다른 스레드리퍼와 비교하면 코어 수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높은 작동 속도와 잠재력이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 가격은 플랫폼 특성을 감안하면 높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때문에 라이젠 프로세서에서 더 나은 성능을 기대하고 접근한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이 프로세서와 플랫폼은 확실한 목적이 필요하다. 단순히 게임하고 문서 작업만 한다면 2세대 라이젠으로도 충분하다. 스레드리퍼는 넓은 확장성과 이를 활용한 효율성이 핵심이다. X399 메인보드 플랫폼만 봐도 그렇다. 4채널 DDR4 메모리 대역을 활용하고, 총 64레인에 달하는 PCI-익스프레스 대역을 제공한다. 이는 곧 다수의 그래픽카드 혹은 고속 저장장치를 마음껏 활용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를 게임에 써도 무방하다. 더 여유로운 시스템 구성이 가능해서다.

기본 이상의 성능과 효율성, 여러 장비를 한 번에 구성해 높은 성능을 구현하고 싶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는 매력적인 제품이다. 향후, 새 스레드리퍼 프로세서가 나오더라도 TR4(LGA 4094) 플랫폼을 계속 이용할 수 있으니 아쉬울 것이 없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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