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의 은행 '클라우드 컴퓨팅' 이해하기 (1)
[IT동아 강일용 기자] IT 산업의 흐름이 소프트웨어(운영체제, 앱)와 하드웨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하 클라우드)과 인공지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제 IT 전문지뿐만 아니라 경제지에서도 클라우드를 비중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업이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기술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클라우드라고 하면 아직도 N드라이브나 구글 드라이브 같은 파일 저장 서비스를 떠올리는 사용자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클라우드의 개념에 대해 조금 감을 잡은 사용자라도 인프라 서비스(IaaS), 플랫폼 서비스(PaaS) 같은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때문에 많은 사용자가 클라우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란 무엇인지, 클라우드 시장 현황, 클라우드 서비스의 세 가지 형태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란?
클라우드는 쉽게 말해 돈 대신 데이터를 취급하는 은행입니다. 은행이 자본주의 시대의 꽃인 돈을 보관하고 빌려주는 서비스라면, 클라우드는 정보화 시대의 꽃인 데이터를 보관하고 인프라스트럭처(서비스 유지를 위한 IT 장비 모음)와 IT 기술을 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자본주의가 폭발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돈을 보관하거나 빌려줘서 기업이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비용을 쉽게 조달할 수 있게 해주는 은행의 역할이 컸습니다. 은행의 중요성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은행은 계속 중요한 서비스일 것입니다.
정보화 시대, 나아가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이러한 은행 못지 않게 클라우드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클라우드는 기업이 비즈니스 활동을 진행하면서 수집한 데이터를 보관, 정리, 분석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각종 인프라와 IT 기술을 임대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물론 기업이 직접 데이터를 보관, 정리, 분석하거나 인프라를 구축하고 IT 기술을 개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금도 이러한 방식을 고집하는 기업도 제법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비효율적입니다. 모든 기업은 집중해야 할 주력 비즈니스가 있습니다. 수 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험난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주력 비즈니스에 관련된 R&D에 집중해야 합니다. 주력 비즈니스가 아닌 인프라와 IT 기술 개발에 신경쓸 틈이 없습니다. 때문에 많은 기업이 데이터 보관, 인프라와 IT 기술 개발 등을 클라우드에 넘기고 주력 비즈니스에만 신경쓰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현황
클라우드는 대규모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업이 남아도는 자사 인프라와 내부에서 개발된 IT 기술을 비즈니스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남는 인프라와 IT 기술을 다른 기업에게 빌려줘 수익을 얻는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때문에 클라우드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대규모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 사업자 '아마존닷컴',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 '구글', 중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 사업자 '알리바바' 등이 바로 대표적인 클라우드 사업자입니다. 국내 최대의 검색 엔진인 '네이버' 역시 이러한 클라우드 사업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IT 기술을 개발하던 업체가 인프라를 확충해서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든 사례도 있습니다. 윈도우 서버 등으로 리눅스와 X86 서버 시장을 양분하던 '마이크로소프트', 메인프래임과 X86 서버를 생산하던 'IBM'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웹이나 서비스 호스팅 등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던 업체가 IT 기술을 확보한 후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미국의 'AT&T', '센추리링크'나 국내의 'KT', '가비아' 등이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다만 인프라에 집중하던 업체는 IT 기술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보통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와 협력해서 부족한 IT 기술을 확보한 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SK C&C', 'LG유플러스', 'LG CNS', '베스핀글로벌(호스트웨이)' 등이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 협력해서 국내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시장 영향력으로 기업과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2강 3중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강은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의 리더(Leader) 등급인 업체입니다. 시장 영향력과 IT 기술을 모두 갖춘 기업입니다.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3중은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 비저너리(Visionary) 등급인 업체입니다. 시장 영향력은 리더 등급에 비해 떨어지지만, IT 기술은 리더 등급과 대등한 수준인 업체들입니다. 구글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IBM의 'IBM클라우드', 알리바바의 '알리바바클라우드(알리윤)'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즉,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AWS와 애저가 선도하고 있고 GCP, IBM클라우드, 알리바바클라우드 등이 둘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네이버, KT 등도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NCP)', 'U클라우드 비즈' 등 독자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국내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네이버 내부에서 개발된 다양한 IT 기술을 공개해 빠른 시일 내로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 비저너리 등급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세 가지 형태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업의 활용 방법에 따라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인프라 전체를 클라우드에서 제공받는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 기업 자체 인프라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 기업이 직접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하고 계열사와 고객에게만 공개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가 그것입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유지를 위한 모든 인프라와 IT 기술을 클라우드에서 제공받는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선 인프라 구축에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고, 인프라 관리 인력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IT 관련 인력이 적거나 없는 기업 또는 IT 관련 인력을 확충할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 등이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 대부분이 퍼블릭 클라우드의 형태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IT 기술은 클라우드에서 제공받지만, 서비스 유지를 위한 인프라를 클라우드의 것과 기업의 것을 혼용하는 형태입니다. 주로 클라우드에 기업의 핵심 데이터를 보관하길 꺼리는 기업이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데이터는 기업의 인프라에 직접 보관하고 서비스 운용은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또는 로컬(국내) 서비스는 기업의 인프라에서 제공하고, 글로벌(전 세계) 서비스는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제공하는 식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업이 직접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한 후 이를 계열사와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대규모 기업 집단이나 정부 등을 중심으로 선호받고 있습니다. 인프라 확충은 쉽지만, IT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길 원하는 기업이나 정부에게 IT 기술만 따로 패키징(포장)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On Premises, 자체 구축)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기업이 직접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구매한다는 점에선 동일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구축한 인프라와 IT 서비스를 계열사나 고객에게 공개한다면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업이 내부에서만 활용하면 온프레미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조금 감이 잡히셨나요? 이어지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해하기 (2)에서는 클라우드의 발전 방향과 클라우드의 장점 및 단점, 그리고 어려운 클라우드 서비스 용어에 대한 설명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클라우드(Cloud)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나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정보기술(IT) 클라우드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비즈니스 현장으로 들어가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와 IT동아는 클라우드가 미디어부터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스타트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오늘부터 클라우드가 바꾸는 비즈니스 환경, 다시 말해 Biz on Cloud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 바로가기(http://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usinessinsight&categoryNo=0)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