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직장인, 업무 문화를 바꾼다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의 주 활동 계층이자 소비 문화를 주도하는 계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에 태어나고 취직해 일을 배운 사람을 의미하며, X세대(1970년대생)의 뒤를 잇기 때문에 Y세대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업무 환경은 기성세대와 많이 달라졌다. 과거와 비교하면 일을 사무실에서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줄어들었고, 이들의 사무공간은 한정돼 있지 않다. 사무실뿐만 아니라 간단한 업무는 집에서도 처리할 수 있으며, 심지어 이동 중에 업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집중력이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카페 등 사무실 밖에서 일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으며, 기업 역시 개인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연 근무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도 한다.

오늘날 직장인은 업무 공간과 관계 없이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오늘날 직장인은 업무 공간과 관계 없이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도 다양하다. 회사에서 쓰는 데스크톱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을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클라우드를 통해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동기화 기능을 통해 같은 파일을 언제 어디서든 열어볼 수 있다. 실제로 VM웨어 코리아가 국내 직장인을 대상으로 업무 환경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7%가 자신의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는 BYOD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신의 휴대용 기기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자신의 휴대용 기기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 한 스마트폰 제조사는 몇 년 전부터 자사의 스마트폰 내부에 별도의 보안 공간을 만들고, 개인용 정보와 업무용 정보를 나눠 저장할 수 있게 해왔다. 개인용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보안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 만큼 이러한 불안을 덜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에는 같은 제조사에서 자사의 스마트폰을 전용 도킹 스테이션에 연결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갖춘 데스크톱 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워드나 엑셀 등의 앱을 큰 화면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사용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 VM웨어나 시트릭스의 가상화 솔루션을 이용해, 서버에 설치된 가상 머신(윈도우 PC)을 불러와 안드로이드 환경에서도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있다. 즉 자신의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윈도우 환경에서 업무를 이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확장해 데스크톱 형태로 사용하는
모습
스마트폰을 확장해 데스크톱 형태로 사용하는 모습

또, 노트북 제조사는 외부에서 일하는 사람을 위해 제품을 점점 더 얇고 가벼우면서 배터리 지속시간까지 긴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프로세서의 성능이 발전하면서 적은 전력 소모로도 업무 생산성을 위한 성능을 충분히 낼 수 있다. 또, 보안을 위한 기능이나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는 내구성 등도 강화해, 기존의 비즈니스 노트북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는 추세다.

소프트웨어 역시 달라졌다. 에버노트나 원노트 같은 필기 앱은 동기화를 통해 어떤 장소에서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같은 내용의 문서를 열고 편집할 수 있게 해주며, 박스나 구글 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 저장소는 대용량 파일을 팀과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오늘날 업무 환경에 맞게 같은 문서를 서로 다른 장치에서 동시에 열어 공동으로 편집하는 기능도 등장했다.

어도비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시스템
어도비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시스템

업무의 시간이나 장소 외에도 업무에 사용하는 개인용품 역시 자신의 취향에 맞춰 선택하는 경향도 늘었다.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기자는 취지에서 서서 일하는 책상으로 바꾸기도 한다. 서서 일하는 문화의 경우 앉아서 일하면서 생기는 복부비만이나 허리 디스크 같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유행하다가, 최근에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관공서에서도 이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스탠딩 오피스를 위한 데스크플러스의 입식책상
스탠딩 오피스를 위한 데스크플러스의 입식책상

또,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의자, 책상, 키보드, 마우스 대신 자신이 구매한 기계식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어차피 해야 하는 업무, 조금이나마 더 기분 좋고 편하게 해보자'는 생각 때문이다. 이러한 동향은 최근 한 유명 웹툰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글로벌 PC 제조사인 HP는 향후 2020년까지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 구성원의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사무실보다는 밖에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고, 이들의 업무 형태 역시 팀 단위로 이뤄지는 협업 방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즉 일하는 사람이 바뀌고, 일하는 장소가 바뀌며, 일하는 방식이 바뀐다. 기업 역시 이러한 변화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시장 상황에 기업이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 이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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