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니] 발상의 전환,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강형석 redbk@itdonga.com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IT동아 강형석 기자] 흔히 기존 상식을 깨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었을 때, 우리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한다. 이것들이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지만 그 시도 자체를 의미 있는 가치로 평가한다. 기자가 시승한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도 어떻게 보면 발상의 전환을 담은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다. 성능과 효율이라는 양립하지 못할 듯한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리라.

흔히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하면 효율성에 큰 초점을 두게 마련이다. 이 분야의 아이콘이라 부르는 토요타 프리우스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그 이후에 등장한 하이브리드 대부분이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출시됐다. 그래서 특징은 대부분 비슷했다. 2리터 이하의 배기량을 갖춘 엔진과 대용량 배터리 탑재. 때문에 짜릿한 운전 재미는 조금 양보해야 했다.

Q50S 하이브리드는 달랐다. 다른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을 비웃듯, 거대한 6기통 3.5리터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과연 이 차별화가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까? 다소 늦은 시승기(Q50S는 2014년 2월에 출시됐다)지만 차량에 관심을 가질 소비자를 위해 차량에 대한 소감을 적는다. 본래 인피니티 코리아 측에는 가격을 낮춘 에센스 트림(5,690만 원)을 요청했지만, 하이-테크 트림이 전달되었다. 일부 기능만 제외되고 성능은 동일하다. 가격은 6,190만 원이다.

공격적인 외모, 감각적인 디테일

인피니티의 디자인은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독특함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라인업 정비와 함께 지금의 Q 시리즈가 등장하기 이전의 G나 M, FX 시리즈 또한 마찬가지였다. 콘셉트카에서나 볼 법한 기이한 실루엣과 과감한 라인은 호불호는 있었어도 인피니티의 정체성을 표현하기에 가장 알맞은 형태였다. Q50 시리즈는 기존 인피니티 라인을 더 과감하게 성형하는데 성공한 예라 하겠다.

Q50S의 전면부는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Q50S의 전면부는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전면부는 더 공격적인 형태로 바뀌었다. 낮고 넓은 ‘와이드 앤 로우(Wide & Low)’ 디자인도 한 몫 한다. 헤드램프 형상도 날카롭지만 한 마리 맹수의 눈 빛을 보는 듯한 주간등 디자인도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그릴이나 보닛에 가미된 라인도 얼핏 과해 보여도 Q50S에 잘 녹아 들었다.

전폭은 1,820mm로 경쟁하는 BMW 3 시리즈(1,811mm)나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1,810mm)와 비교하면 소폭 넓지만 아우디 A4(1,840mm)에 비하면 조금 좁다. 전고도 보면 1,440mm로 3 시리즈(1,429mm)와 A4(1,425mm)에 비하면 높지만 C 클래스(1,465mm)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롱 노즈 숏 데크 형식을 절 따른 Q50S의
측면.
롱 노즈 숏 데크 형식을 절 따른 Q50S의 측면.

측면 디자인은 보닛 부분이 길고 트렁크 라인을 짧게 하는 롱 노즈 숏 데크(Long nose, Short deck) 형식을 따른다. 이 형상으로 인해 더 날렵한 인상을 풍긴다. 전장 4,800mm, 축거(휠베이스) 2,850mm로 경쟁 차량들과 비교해 길고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라인은 전면 펜더와 도어 상단을 지나는 부분과 도어 하단, 트렁크 라인을 따라 흐르는 라인 등 총 3개를 입체감 있게 섞어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크지 않은 차량이지만 이 같은 효과를 통해 인피니티 Q50S 특유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서다.

휠은 19인치가 탑재되어 조화를 이룬다. 타이어는 던롭의 SP 스포트 맥스 050 DSST CTT로 245mm의 너비와 편평비 40의 사양을 갖췄다. 고성능 타이어로 고속 안정성과 코너링, 다양한 노면에 대한 대응력, 주행과 승차감을 강조한 제품이다. 타이어 하나에 약 60만 원 정도로, 1대 분으로 계산하면 240만 원 가량이 소요된다.

Q50S의 후면은 전면의 느낌을 어느 정도
계승한다.
Q50S의 후면은 전면의 느낌을 어느 정도 계승한다.

후면은 전면의 느낌을 어느 정도 이어 받아 스포티한 느낌을 마무리한다. 특히 볼륨감이 느껴지는 라인이 인상적. 중앙에 있는 두 개의 크롬 바는 마치 전면 그릴의 형상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좌우에 배치된 배기구와 트렁크 리드 일체형 스포일러는 Q50S 하이브리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역동적이다.

배터리로 인해 트렁크 공간은 넓은 편이
아니다.
배터리로 인해 트렁크 공간은 넓은 편이 아니다.

트렁크 용량은 약 400 리터로 타 차량과 비교하면 좁다. 후면에 배터리가 탑재되는 하이브리드라는 점을 감안하자. 용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혹여 많은 짐을 실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구매를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2열에 실으면 그만이지만, 다인 승차 환경에서 많은 짐을 실어야 한다면, 마땅히 답이 없다.

뛰어난 편의성에 감춰진 깔끔한 실내공간

실내공간은 적당하다. 대시보드 구성이나 도어 패널 등을 깔끔하게 꾸민 점은 좋지만 유광 패널을 지나치게 적용한 점이 아쉽다. 보기에 좋아 보일 수 있으나, 먼지나 지문 등 이물질에서 자유롭지 못해서다. 이 차량이 4,000만 원 전후의 2.2 디젤 차량이라면 조금은 수긍할 수 있겠으나, 6,000만 원을 호가하는 차량이라고 보기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Q50S의 실내 인테리어.
Q50S의 실내 인테리어.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큼직한 디스플레이 두 대가 눈에 띈다. 이를 중심으로 좌우에는 실내 공기 순환 관련 버튼이 배치되어 있으며, 하단에는 멀티미디어 조작에 필요한 버튼이 놓인다. 버튼 구성이 간결해서 조금만 익숙해지면 쉽게 다루게끔 해놨다. 대신 중앙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 부분도 유광 패널을 적용했기 때문에 자주 닦아줘야 한다.

Q50S의 외모는 공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것에 비해 실내는 전반적으로 차분하다. 과도한 유광 패널의 도입으로 다소 가벼워 보이는 인상이 있지만 활용도 자체로만 본다면 큰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Q50S의 스티어링 휠. 손에 쥐었을 때의 감촉이
좋다.
Q50S의 스티어링 휠. 손에 쥐었을 때의 감촉이 좋다.

스티어링 휠의 크기는 적당하고 손에 쥐는 부분을 가죽으로 감싸 감촉이 좋다. 뒤에는 수동 변속을 지원하는 패들시프트를 배치한 점도 인상적이다. 패들시프트는 손가락이 닿기 좋은 곳에 놓았다. 화려한 맛은 없지만 필요한 것을 잘 배치해 놓은 것이 Q50S 하이브리드의 스티어링 휠이다.

기능은 다소 복잡하게 구성됐다. 좌측 버튼은 음량 조절을 시작으로 메뉴 뒤로 가기, 메뉴 상하 이동, 음성 지원과 통화 등으로 구성했다. 우측에는 크루즈 컨트롤 관련 기능이 있으며, 하단에는 트립 컴퓨터 화면 전환 버튼이 배치됐다. 중앙의 스위치나 버튼은 누르는 감촉에서 아쉬움은 없으나, 가장 끝에 있는 음량과 크루즈 컨트롤/센서 활성화 버튼은 조작감에 이질감이 느껴진다.

계기판은 정보 제공량이나 시인성 모두
만족스럽다.
계기판은 정보 제공량이나 시인성 모두 만족스럽다.

계기판은 시인성이나 정보 제공 모두 뛰어난 편이다. 아무래도 출시된지 2년 가량이 지났기 때문엔 요즘 차량과 같은 세련된 맛은 없지만 수리비 측면에서 바라보면 차라리 이것도 나쁘지 않다. 좌측에는 엔진 회전수와 효율성을 표시해주며, 우측에는 속도계와 연료량을 보여준다.

중앙에 있는 디스플레이에는 여러 정보를 표시해 준다. 평균 연비부터 시작해서 타이어 공기압, 운전 지원 상태, 하이브리드 에너지 흐름에 대한 것도 보여준다. 참고로 에너지 흐름도는 운전자가 쉽게 이해 가능하도록 표시하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승차감은 뛰어나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승차감은 뛰어나다.

1열 시트에 대한 만족감은 크다.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버킷 시트와 비슷한 형태로 앉았을 때 허리와 요추를 꽉 잡아준다. 바닥은 적당히 단단해서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을 느끼기 어렵다. 또한 코너를 빠른 속도로 돌파해 나갈 때, 몸이 쏠리는 현상을 막아주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운전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과속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2열 승차감과 공간은 무난하다.
2열 승차감과 공간은 무난하다.

2열 공간은 평범한 수준이다. 시트는 부드러워 앉았을 때의 감촉이 좋다. 대신 배터리 때문인지 높이가 조금 높다. 그래서 키 181cm의 덩치 큰 기자가 뒤에 앉았을 때, 머리 공간이 약간 부족함을 느꼈다. 평탄한 길을 달리면 괜찮겠지만, 갑자기 요철 구간을 지난다거나 방지턱을 넘는 순간에는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무릎 공간은 거의 없었지만 이동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인텔 기운 녹아 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리에 앉아 엔진 스타트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차량 상태 확인 및 전자장비의 전원이 인가되는 키-온 상태가 된다. 이 때 두 디스플레이에 전원도 함께 켜지는데, 신기한 것은 이 시스템에 인텔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인피니티 인터치(Infiniti InTouch) 로고 우측 하단에 인텔 로고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과거 인텔이 공개했던 커넥티드 카 솔루션이 적용되지 않았나 예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인텔은 지난 2009년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 Vehicle Infotainment) 솔루션을 위한 아톰 프로세서와 무선 콘트롤러, 리얼센스 카메라 등을 공개한 바 있다. 2012년에는 1억 달러를 들여 인텔 캐피탈 커넥티드 카 펀드를 조성, 현대기아차, 인피니티, BMW, 토요타, 덴소, 포드 등에 전장부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인텔 기술이 적용된 인피니티 인터치 시스템.
인텔 기술이 적용된 인피니티 인터치 시스템.

완성차 제조사가 전자장비를 선택하고 이를 상용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2~3년 가량이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엔비디아 테그라 프로세서를 활용한 버추얼 콕핏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에 약 5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2012년에 부품을 공급하고 2년이란 테스트 시간을 거친 뒤, 2014년 이를 적용한 Q50S를 선보였다면 충분히 수긍할 만한 과정이리라.

인텔의 기운을 품었지만, 실상 인피니티 인터치 디스플레이 시스템은 평범하다. 대신 직관적인 확인이 가능하도록 큼직한 글씨와 아이콘으로 인터페이스를 구축한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한글화도 일부를 제외하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Q50S 하이브리드의 기능을 설정하고 변경할 수 있다.

시스템과 스마트폰 연결은 블루투스로
이뤄진다.
시스템과 스마트폰 연결은 블루투스로 이뤄진다.

스마트폰 연결은 블루투스로 이뤄진다. 인터치 내 설정 메뉴에서 블루투스(Bluetooth) 항목에 들어가면 연결을 위한 메뉴로 진입한다. 절차는 간단하고 인식도 바로 이뤄지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쓰는 게 가능하지만, 간혹 혼선과 비슷하게 연결이 됐다가 안 됐다가를 반복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동되면, 페이스북이나 구글 온라인 검색, 지도 연동 등이 가능해진다. 문자 메시지가 오면 계기판 중앙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 화면에 보여주기도 한다. 다만 애플 계열은 쓸 수 없고, 안드로이드만 가능하다. 그렇다고 안드로이드 오토는 아니다.

디스플레이 상단에는 별도로 마련된 내비게이션과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화면, 멀티미디어 선택 메뉴, 시계 등을 표시해 준다. 하이-테크라면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어라운드 뷰 화면을 띄우는데, 이 기능이 제외된 에센스는 다른 화면으로 표시된다는 점만 참고하자.

Q50S 하이브리드에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하지만 시승하는 내내 음질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중고음은 보스 스피커 특유의 소리를 들려주는 듯 하지만 저음이 거의 없다 싶은 정도로 약하게 들렸다. 클래식이나 발라드 같은 보컬이나 악기 소리가 강조된 음원을 들을 때는 무난하겠지만, 저음이 강한 힙합이나 락, 일렉트로니카 계열을 자주 듣는 사람이라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3.5리터 엔진과 하이브리드의 만남?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의 운전석에 앉아 엔진 시동을 걸어본다.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아 몇 번을 켜고 끄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배터리가 충전된 상태일 경우, 전기(EV)모드로 시작되는 특성으로 인해 계기판에 EV 표시를 확인하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착각할 정도다. 배터리가 없으면 엔진으로 시동이 걸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6기통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모터의 조합으로 시스템 출력 364마력, 최대 토크 56kg.m를
발산한다.
6기통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모터의 조합으로 시스템 출력 364마력, 최대 토크 56kg.m를 발산한다.

전기모드로 움직이는 Q50S는 매우 조용하다. 당연하다. 전기모터를 가지고 움직이니 말이다. 출력의 약 20% 정도를 전기모터가 책임진다. 시스템 출력 364마력 중 68마력이 전기모터에서 만들어진다. 최대 토크는 56kg.m다. 이들은 자동 7단 변속기와 호흡을 맞춘다.

배터리가 다 떨어지니 즉시 엔진이 움직인다. 이 때, 약간의 불협화음이 손과 발 끝으로 전달된다. 하지만 잠시 뿐이다. 즉시 정숙성과 진동이 억제된 상태로 돌아오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엔진이 작동하는 상태에서는 배터리도 함께 충전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였다. 306마력과 35.7kg.m의 힘을 뿜어내는 3.5리터 엔진과 50kW(68마력), 29.6kg.m의 토크를 내는 모터는 순식간에 시속 100km까지 올려놓는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은 채로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약 6초 정도, 여유롭게 속도를 높이면 8초 정도면 충분하다. 가속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고, 감속 후 재가속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다. ‘시원하게 달린다’는 표현이 딱 맞다. 게다가 급격한 가속 시에 전기모터도 힘을 보태줘 힘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제원 상, Q50S 하이브리드의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은 5.1초, 당시 인피니티는 하이브리드 세단 중 가장 빠르다고 홍보한 바 있다. 지금이야 5.1초로 0.2초 느려졌지만 빠른 것은 변함 없다. 참고로 포르쉐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가 제원 상 5.5초다.

주행 감각 자체는 여느 고성능 스포츠 세단 못지 않다. 스티어링의 반응은 민첩하고 하체는 진동을 잘 걸러준다.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운동신경 자체가 발군이다. 특히 고속 영역에서의 안정성이 인상적이다. 다만, 시속 110km 부근부터 강조되는 풍절음은 짜릿한 주행을 방해하는 부분으로 작용한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는 컵홀더 옆에 스위치 형태로
제공된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는 컵홀더 옆에 스위치 형태로 제공된다.

드라이브 모드 선택은 총 5가지가 제공된다. 개인(PERSONAL), 스포트(SPORT), 기본(STANDARD), 효율(ECO), 눈(SNOW)이 그것. 다른 것은 평범한데, 눈길 모드가 있는 것은 의외다. 사용해보니 가속 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천천히 전진하는 구조다. 급가속으로 눈길에서 사고를 방지하려는 작은 배려다.

각각의 설정에 따라 Q50S 하이브리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효율 우선 모드를 쓰면 최대한 배터리를 활용하려고 한다거나, 스포트를 쓰면 엔진 회전 높여 가속을 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도 그에 따라 바뀌니 취향에 따라 운전재미를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제법 능동적인 하이브리드 작동 구조.
제법 능동적인 하이브리드 작동 구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다양한 방법으로 작동한다. 기본적으로 가속할 때에는 상황에 따라 엔진 또는 엔진과 모터 모두 움직여 차를 밀어낸다. 이후 정속주행이 이뤄지면 엔진은 속도 유지와 동시에 배터리를 충전한다. 충전이 다 되면 즉시 엔진을 끄고 배터리를 작동시켜 효율을 높인다. 배터리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떼거나 제동이 들어가도 충전이 이뤄진다. 전기 모터는 시속 100km 전후로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다.

이 차량의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리터당 12.6km다. 다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비교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수치, 하지만 3.5리터 엔진과 맞물리는 고성능 세단에 하이브리드가 만났다는 의미로 보면 나쁜 수치는 아니다. 어지간한 고출력 3.5리터 가솔린 차량의 연비가 평균 리터당 7~8km 수준으로 절망적인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기자가 약 3일 동안 시승하는 중, 연비를 측정해 봤다. 먼저 순수하게 도심에서 약 50km 가량을 이동했을 때의 연비는 리터당 평균 10.6km 정도, 흐름이 좋은 국도에서 50km 거리를 정속주행(80km) 했을 때 연비는 리터당 평균 16km 전후였다. 고속도로 연비는 국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스포츠 모드를 놓고 가속과 정속주행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했을 때의 연비도 리터당 10km 전후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3.5리터 가솔린 엔진의 성능치고는 양호한 수준의 효율성을 보여준다.

재미 있는 부분은 인터치 내에서 운전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가속이나 제동, 코너 주파에 따른 중력을 표시해 준다거나 연비, 유량 등도 선택해 볼 수 있다. 격한 운전 중이라면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겠지만 말이다.

성능과 효율이 만나면 이런 것

성능과 효율은 절대 양립할 수 없는 존재라 믿었다. 마력과 토크가 높으면 자연스레 연비는 낮고, 반대라면 연비는 높다. 물론, 일부 좋은 엔진임에도 무게로 인해 연비를 잃은 자동차도 종종 있다. 그 정도로 성능과 연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어렵다. 반면, 인피니티는 Q50S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아쉬운 점은 마감이다. 센터페시아와 중앙 콘솔 부의 과도한 유광 패널 도입도 그렇지만 도어 패널은 손잡이와 측면 일부를 제외하고 우레탄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그마저도 특징이 느껴지지 않는 마감이다. 적어도 가죽 부분과 패널 부분을 더 밝은 색으로 마감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하이-테크 트림은 6,190만 원이고 에센스는 5,690만 원에 책정됐다. 두 차량의 차이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와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팅 시스템,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프리크래시 시트 벨트, 비상 브레이크 정도다. 있으면 좋지만 꼭 필요하다고 보기에 난감한 비싼 전자장비가 빠진 셈이다. 때문에 가격 대비 성능과 만족도로 보면 에센스 트림이 더 높은 편이라 평가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