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젠헬스케어 “국산 천연물 소재로 바이오 시장 혁신할 것” [농업이 IT(잇)다]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강형석 기자]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5조 9626억 원으로 2024년 대비 0.2% 성장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면역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고령화 사회 진입과 예방 중심 건강 관리로 대중의 인식이 바뀌면서 시장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의 외형적 성장과는 달리, 핵심 기능성 원료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시서스 추출물이나 관절 건강용 콘드로이틴이 대표적인 사례다. 효능을 갖춘 국산 소재가 적지 않음에도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도전해야 국산 소재의 입지가 넓어지는 법이다.

뉴젠헬스케어는 대한민국 내에서 자생하는 천연물에서 기능성 소재를 찾아 상품화하는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해당화 꽃봉오리를 필두로 여러 천연물 소재 속에서 잠재력을 찾아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 그렇다면 뉴젠헬스케어는 왜 국산 소재에 주목했을까? 김태우 뉴젠헬스케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연구 성과를 시장에서 검증받고 싶어
“뉴젠헬스케어의 연구원들은 모두 대학 연구센터 출신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을 오래 연구해 온 만큼, 이걸 사업으로 풀어보자는 마음에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김태우 대표는 연구실에 머물던 이들이 자신들의 성과를 시장에서 검증받고자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뉴젠헬스케어 연구진 대부분은 대학 연구센터에서 건강기능식품 소재를 함께 연구하던 동료들이다. 김태우 대표는 당시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대사영양학과 천연물화학을 깊이 파고들었다. 동료 중에는 16년째 호흡을 맞춰온 인물도 눈에 띈다. 가장 짧게 합류한 연구원조차 4~5년 차에 이른다는 점에서, 뉴젠헬스케어는 끈끈한 연구 조직을 갖춘 셈이다.
뉴젠헬스케어는 개별인정형 원료를 국내 자생 식물에서 발굴하고 상품화하는 데 집중한다.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창업 초기에는 김태우 대표가 연구소장으로 기술 개발을 책임지고, 마케팅과 영업에 강점을 지닌 투자자가 대표직을 맡는 구조였다. 연구자 출신이 영업 영역까지 이끌기엔 무리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식품회사와 결이 다른 제약업계 담당자들이 작용기전이나 과학적 근거를 집요하게 확인하면서, 영업·마케팅 출신 대표가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기업 신뢰도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였다. 뉴젠헬스케어는 고심 끝에 김태우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정부 과제와 연구개발 전반을 김태우 대표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영업·마케팅 부문을 재정비하며 성과에 속도를 내는 전략을 펼쳤다.
뉴젠헬스케어가 첫 번째 주목한 소재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신규 소재였다. 예로부터 한약재로 쓰여온 식물이지만, 식약처 기준에서는 뿌리 부위의 사용이 허용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뉴젠헬스케어 단독으로 개별인정까지 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아 협업을 통해 독성평가와 인체적용시험을 거쳐 개별인정획득을 경험한 바 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화 꽃봉오리 추출물을 체계적으로 입증하는데 힘쓴다.
해당화 꽃봉오리에서 영감을 얻은 ‘비치로잔’
뉴젠헬스케어가 집중하는 소재는 해안가 사구에서 자생하는 해당화다. 해당화는 예로부터 한방에서 뿌리를 약재로 써왔을 만큼 풍부한 약리 효능을 인정받은 식물이다. 뉴젠헬스케어 연구진이 주목한 부분은 기존에 흔히 쓰이던 뿌리나 줄기가 아닌, 꽃이 피기 직전의 ‘꽃봉오리(미개화)’다. 꽃봉오리는 외부 미생물과 거친 해풍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식물체 내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 기전을 가동하는 시기다.
개화 전 7일에서 14일 사이에 채취하는 해당화 꽃봉오리에는 항산화·항염증 활성 성분을 갖춘 식물성 화학물질,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 응축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해당화 꽃봉오리 추출 분말은 염증 억제 효능은 물론, 비알코올성 지방간 개선과 체지방 감소 등 현대인들이 취약한 대사 질환 전반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젠헬스케어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독자 브랜드 비치로잔(Beach Rosan)을 구축했다. 해안가 사구에서 피어나는 바다의 장미라는 의미를 담은 비치로잔 시리즈는 간 건강, 체지방 감소, 체중 조절용 조제식품, 면역 관리 등 다채로운 제품군으로 소비자들과 만난다.
비치로잔 브랜드는 환경적 가치와 지역 사회 상생을 아우르는 ESG 경영 철학도 반영했다. 해당화는 모래 사구의 침식을 막고 해풍을 걸러주는 자연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유익한 식물이다. 다만 국내 해안가 중심으로 형성된 해당화 자생지는 무분별한 채취로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다. 뿌리를 캐내 쓰던 기존 방식은 연안 생태계 파괴를 가속화하는 주범으로 손꼽힌다. 뉴젠헬스케어는 식물체를 훼손하지 않고 매년 돋아나는 꽃봉오리만 채취해 활용하는 친환경 지속 성장 모델을 제안한다.
“국내 해안가의 해당화 군락지를 체계적으로 복원하는 게 목표입니다. 지자체와 협력해 해안사구 보호 구역에 해당화 자생지를 대대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해당화 자생지가 구축된다면 해안 침식을 막는 환경적 이점 외에도 지역 관광 자원으로 훌륭히 기능할 수 있습니다.”
김태우 대표는 조업이 어려운 시기의 어촌 주민들을 중심으로 해당화 꽃봉오리의 안전한 관리와 채취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농가와 어촌에 안정적인 부가 소득을 환원하는 상생 모델이 완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내와 비용이 필요한 개별인정 과정, 실력으로 돌파한다
기술 개발에 필요한 전문인력 구축과 유지, 지속 성장에 필요한 자금 확보 등 바이오 스타트업이 넘어야 할 경영 장벽은 높다. 가장 어려운 대목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개별인정형 원료’ 승인 과정이다. 원료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완벽히 입증해 승인을 받아내기까지는 통상 7년에서 10년에 이르는 긴 시간과 십억 원 단위 이상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다.
김태우 대표는 개별인정형 원료의 최종 승인 성공 확률은 단 17% 안팎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연구소에서 효능을 확인했더라도 동물 실험과 인체적용시험 등 여러 관문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개발을 포기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설령 까다로운 임상 단계를 무사히 마쳤다 하더라도 식약처의 보수적인 심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고배를 마시는 일도 많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데,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개별인정형 원료 인증 하나만을 바라보며 오랜 세월을 버텨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뉴젠헬스케어는 전통적인 천연물 연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을 시도했다. 과거에는 연구원들이 수천 편의 해외 학술 논문을 분석하며 물질의 경로를 추적해야 했지만, 현재는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해 세포 내 작용 기전을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을 거친다.
천연물 추출물은 단일 화합물로 이루어진 합성 의약품과 달리, 수많은 활성 성분이 복합적으로 섞인 거대 분자 구조를 지닌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천연물 성분 간의 결합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작업은 대단히 복잡한 연산 과정을 요구한다.
뉴젠헬스케어 연구진은 AI 경로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특정 복합 성분이 세포 내에서 어떤 신호 전달 체계를 거쳐 염증을 억제하고 대사 질환을 호전시키는지 과학적 근거를 완성하는 데 힘쓴다. 적용 성분이 다양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경로가 존재하더라도, 최종 생체 활성 효과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유도되는지를 시각적이고 체계적인 데이터로 입증해내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이런 과학적 기전 입증 능력은 뉴젠헬스케어의 기술을 시장에 제안할 때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한 뉴젠헬스케어의 해법은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 확대와 기술이전을 위한 협업,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우리나라 독자 소재에 기반한 차기 원료 확보다. 김태우 대표는 고령화 시대에 시장이 관심을 보이는 관절 건강에 초점을 두고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일 섭취량을 최소화해 소비자 복용 편의성을 높인다면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협업은 회사가 보유한 소재 중 일부를 대기업에 이전해 상품화를 돕는 과정을 말한다. 기업과 함께 양질의 원료를 찾아 개별인정 절차를 추진하고, 이후 원료를 공동 활용하는 방식이다.
비치로잔 브랜드 확장에 도움을 준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뉴젠헬스케어의 성장 과정에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기업의 실질적인 생존과 성장에 초점을 맞춰 유연하게 운영되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뉴젠헬스케어는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구축에 속도를 더했다.
마케팅 부문에서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손길이 닿았다. 뉴젠헬스케어는 작은 규모임에도 트로트 가수 양지원을 전속 모델로 두고 3년 협업 계약을 맺었는데, 이 과정에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지원이 더해졌다. 이 외에도 수출 경험이 많은 선도 기업 방문, 유통 역량을 갖춘 기업과의 연결 등 다양한 활동도 이어졌다.
판로 개척 지원은 회사 성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는 게 김태우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비치로잔 브랜드를 구축한 이후, 내부 역량만으로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의 문턱을 넘기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겨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하나 개설해 운영하는 수준이었지요. 하지만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우체국 쇼핑몰에 입점하는 기회를 얻게 됐고, 이후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종합쇼핑몰 채널에 자연스레 입점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담당자들이 먼저 저희 제품을 알아보고 입점 제안 전화를 걸어올 정도입니다”라고 말했다.
유에서 뉴를 찾는 혁신의 여정 멈추지 않을 것
뉴젠헬스케어는 해당화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한 항비만용 조성물에 대한 지식재산권(IP) 확보 외에도, 해당화 꽃봉오리 추출물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개발 및 다중 기능성 연구, 녹색화학 실현을 위한 청정용매 추출법 탐색, 그린바이오 산업 활용방안 등 연구개발 성과를 냈다. 성장도 꾸준해 2026년 매출 목표를 2025년 대비 2배로 설정했다. 비치로잔의 매출 다각화와 함께 독자적으로 개발한 원천 소재 공급 계약이 가시화된 부분이 반영됐다는 게 김태우 대표의 설명이다. 뉴젠헬스케어는 2030년까지 매출 2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뉴젠헬스케어의 구호는 ‘유(有)에서 뉴(New)를 찾다’다. 새로운 물질을 발굴하기보다, 기능성이 이미 알려진 물질을 과학적으로 다시 입증하고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형태로 다듬는다는 의미를 담았다. 식품 본연의 의미와 건강기능식품이 제공하는 꾸준함의 가치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존재한다.
“대사 질환과 면역 관리 외에도 현재 개발 중인 관절 관리 소재까지 식약처 개별인정형 원료 인증을 획득한다면, 독보적인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천연물 바이오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과학적 투명함과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를 잊지 않는 지속 성장 잠재력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뉴젠헬스케어가 향후 그릴 그림은 국산 소재로 채운 건강기능식품 지도다. 해외 원료의 빈자리를 우리나라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로 채워보겠다는 구상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김태우 대표는 다양한 원료 분석 및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