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천후 데스크톱, HP 파빌리온 550-111kr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노트북이 PC시장의 대세이긴 하지만 필자는 아직도 데스크톱을 더 좋아한다. 큰 화면과 넓은 키보드, 그리고 여유로운 성능을 바탕으로 한층 다양한 작업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전반의 축소 때문인지, 최근 출시되는 데스크톱은 다소 성의 없게 설계된 제품이 많다. 본체 디자인의 세련미가 떨어질 뿐 아니라, 전반적인 구성이나 사양도 너무 개성이 없고 원가절감의 흔적도 느껴지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어차피 시장이 작으니 그냥 적당히 팔자는 생각인 것 같은데, 이래서야 소비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HP 파빌리온
550-111kr
HP 파빌리온 550-111kr

그래도 HP의 파빌리온(Pavilon) 550-111kr(이하 HP 550-111kr)는 요즘 데스크톱 치고는 디자인이나 전반적인 구성 면에서 제법 성의가 느껴지는 제품이다. 사양 면에서 개성도 있다. 인지도는 낮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AMD APU, 그 중에서도 최신 모델인 A10-8750(코드명 고다바리)를 탑재했으며, 넉넉한 16GB 메모리까지 갖춰 다양한 작업에 무리없이 이용 가능하다. 전천후 데스크톱을 지향하는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거부감 없이 접근 가능한 무난한 디자인

HP 550-111kr의 본체는 높이가 36.4cm, 너비는 15.5cm, 길이는 37.8cm로, 본격적인 미들타워 보다 약간 키가 작은 미니타워 형태다. 노트북이나 미니PC에 비해 공간활용성이 좋지는 않지만, 어디에 두어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디자인을 갖췄다. 전원 버튼이 본체 상단에 있기 때문에 책상 아래 두어도 큰 불편은 없을 것이다.

본체 상단의 전원 스위치
본체 상단의 전원 스위치

본체 전면에는 2개의 USB 3.0 포트 외에 음성 입력/출력 겸용 포트 1개, SD카드 등을 꽂는 카드리더가 달려있다. 그리고 그 위쪽에는 CD나 DVD를 읽거나 쓸 수 있는 ODD(광디스크드라이브)가 달려있는데, 특이하게도 노트북에 주로 쓰는 슬림형 ODD다. 아무래도 디자인의 일체감을 살리기 위한 구성인 것 같다. 그 외에 유명 오디오 브랜드인 B&O 로고를 전면 하단에 넣어 포인트를 준 점도 눈에 띈다. HP 550-111kr에는 B&O의 음질 보강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어 있다.

본체 후면 구성은 평범하다. 총 6개의 USB 포트(2.0 4개, 3.0 2개)를 가지고 있으며, 1개의 유선랜 포트는 기가비트(1Gbps)를 지원하므로 최근 보급이 본격화된 기가인터넷 환경에도 대응한다. 그 외에 내부적으로는 무선랜(와이파이) 및 블루투스 기능도 내장하고 있어 무선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나 주변기기 연결도 가능하다.

본체 후면 구성
본체 후면 구성

그래픽카드(지포스 GTX 745)에 달린 영상 출력 포트는 신형 모니터용 DP(디스플레이포트)와 TV 연결용으로 주로 쓰는 HDMI, 그리고 일반 모니터 연결용 DVI가 1개씩 있다. 이밖에도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 출력용 HDMI와 D-Sub(VGA) 포트도 1개씩 있는데, 연결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이는 마개로 막아 두었다. 만약 수리 등을 위해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뺀 상태라면 이 내장그래픽용 포트로도 영상 출력이 가능하다.

동봉된 키보드와 마우스
동봉된 키보드와 마우스

동봉된 키보드와 마우스는 아주 평범한 유선 제품이다. 딱히 특색은 없지만, 누구라도 무난히 쓸 수 있을 것이다.

AMD의 신형 쿼드코어 APU, A10-8750(고다바리) 탑재

제품의 외견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내부 사양을 살펴볼 차례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HP 550-111kr의 핵심인 프로세서는 AMD의 A10-8750 APU다. 이는 현재 AMD 데스크톱 APU 중에서도 신형인 코드명 고다바리 제품군이다.

CPU-Z로 살펴본 A10-8750 APU의
정보
CPU-Z로 살펴본 A10-8750 APU의 정보

4개의 CPU 코어를 갖춘 쿼드코어 프로세서이고 클럭(동작속도)가 상당이 높은데, 기본 3.6GHz로 구동하다가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에선 최대 4GHz까지 자동으로 클럭이 향상된다. 참고로 A10-8000 시리즈는 OEM용으로 우선 공급되는 프로세서로, 조립용 PC 시장에서 팔리는 기존의 A8/A10-7000 시리즈와 유사하나 동작 클럭을 좀 더 높여 성능 향상을 꾀했다고 한다. 경쟁사 제품과 비교한다면 인텔의 코어 i3급과 코어 i5급 사이 정도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참고로 AMD A10 시리즈는 쿼드코어 CPU외에 라데온 R7 GPU(그래픽카드의 핵심 칩)도 함께 품고 있다. 프로세서 내장 GPU 중에서 상위급의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인데, HP 550-111kr는 별도의 지포스 GTX 745 그래픽카드를 탑재하고 있어서 A10에 내장된 라데온 R7의 성능을 쓸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럴 일은 별로 없겠지만 내장 그래픽을 굳이 쓰고 싶다면 지포스 GTX 745 그래픽카드를 빼면 된다. 메인보드 바이오스 설정에서도 별도의 그래픽카드가 달려있는 상태에선 내장 그래픽 옵션이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

넉넉한 메모리와 활용성 높은 저장장치 구성

지포스 GTX 745는 이전 세대의 보급형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 740과 중급형인 GTX 750의 중간에 위치한 모델이다. 동작 클럭을 지포스 GTX 750에 가깝게 끌어올리고 메모리도 4GB로 늘렸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지포스 GTX 745 같은 다소 애매한 그래픽카드를 다는 것 보다는 차라리 이를 제외해 가격을 낮추고 AMD A10-8750 APU에 내장된 라데온 R7 그래픽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는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라데온 R7 내장그래픽도 지포스 GTX 745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지포스 GT 740에 근접하는 성능은 낸다.

프로세서와 보조를 맞춰 시스템 전반의 성능을 책임지는 메모리도 넉넉하다. HP 550-111kr에는 DDR3 8GB 2개, 총 16GB의 메모리가 기본 탑재되어 있다. 메인보드의 메모리 슬롯이 2개뿐이라 추가로 메모리를 꽃을 순 없지만 기본 메모리가 충분하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넉넉한 메모리를 갖추고 있어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하거나 덩치가 큰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유리할 것이다.

저장장치는 SSD(128GB) + HDD(1TB) 구성이다. 운영체제나 응용프로그램과 같이 빠른 속도가 필요한 파일은 SSD에, 덩치가 큰 단순 보관용 파일(동영상, 음악 등)은 HDD에 저장하는 식으로 이용한다면 용량과 속도면에서 두루 만족스러울 것이다. 운영체제는 윈도우10 Home 64비트 버전이 탑재되었다.

내부 구성 깔끔하지만 확장성은 떨어지는 편

본체 내부를 살펴보면 특이하게도 메인보드 장착 위치가 일반적인 PC의 반대쪽이다. 때문에 측면 커버도 전면 기준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커버를 열어 정비를 한다. 이를 RTX 규격 케이스라고 하는데, 이런 구조는 그래픽카드의 냉각팬이 상단을 향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냉각에 더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본체 내부 구성
본체 내부 구성

HP 550-111kr의 내부는 구성이 깔끔하고 새시도 제법 견고하다. 다만, 확장성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기본 탑재된 SSD와 HDD 외에 추가로 저장장치를 달 수 있는 베이가 없으며, 메모리 슬롯도 2개뿐이라 메모리를 추가로 꽂을 수도 없다. 파워서플라이(정격 300W)에 6핀 보조전원 커넥터도 달려있지 않기 때문에 상위 그래픽카드로 교체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것저것 추가해 업그레이드를 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구매 전에 잘 생각해보자.

다양한 작업에서 평균 이상의 성능 기대할 만

제품의 전반적인 사양은 인터넷 서핑이나 멀티미디어 감상, 문서 편집과 같은 일반적인 컴퓨팅에 쓰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성능을 내며, 이미지 편집이나 온라인 게임과 같이 어느 정도 성능이 필요한 작업에도 충분히 대응할 만 하다.

특히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6GB의 넉넉한 메모리, 속도가 빠른 SSD 덕분에 부팅 속도나 프로그램 실행 속도가 빠른 편이며, 동시에 여러가지 작업을 할 때도 느려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쓰기엔 더할 나위가 없는 수준이다.

오버워치 구동,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오버워치 구동,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게이밍 PC는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온라인 게임을 구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리그오브레전드(LOL)'이나 '오버워치'와 같은 게임을 구동, 풀HD(1920 x 1080) 해상도에 그래픽 품질을 매우 높음으로 설정해 플레이해봤다. LOL의 경우는 초당 100 프레임 이상, 오버워치의 경우는 60프레임 전후를 유지하며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물론 'GTA 5'나 '더 위처3' 같은 본격적인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기엔 부족하지만, 제품의 콘셉트를 생각해본다면 이를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양한 용도에서 평균 이상의 능력을 기대할 만

HP 파빌리온 550-111kr은 2016년 7월 현재 HP 온라인 스토어 기준 89만 8,920원에 팔리고 있다. 요즘 워낙 싼 PC가 많이 나오다 보니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필자가 HP 550-111kr와 유사한 사양으로 조립 PC 부품을 구성해보니 인터넷 최저가 기준, 합계 가격이 약 60만원을 좀 넘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약 20만원 정도 하는 윈도우 정품 가격, 그리고 조립PC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체계적인 사후지원 비용까지 더한다면 조립PC와의 가격 차이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OEM 시장 위주로 공급되어 조립 PC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AMD A10-8750 APU를 써볼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도 나름 의의가 있다.

HP 550-111kr는 딱히 어느 한가지 용도에 특화된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폭넓은 범위의 작업에 무리없이 대응이 가능하며, 대다수의 상황에서 평균 이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전천후 제품이기도 하다. 물론 골수 게이머나 전문 디자이너와 같이 특정 용도에서 최고의 성능을 요구하는 사용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지만, 다양한 용도에 무난하게 쓸 수 있는 정통파 데스크톱을 원한다면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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