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협업도구, 콜라비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스마트 워크의 시대다.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이에 맞춰 사용자들이 스마트 워크를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도구가 시장에 등장했다. 1세대 협업도구는 SNS의 형태를 띠었다. 격식을 갖춰야 하는 '이메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에 적합하지 않고, 업무 보고/공유를 2중으로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때문에 메신저 형태의 2세대 협업도구가 해외에 속속 등장했다. 슬랙, 힙챗, 링크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협업도구가 있다. 3세대 협업도구임을 자처하는 '콜라비(Collabee)'다. 콜라비는 어떤 서비스일까? 2세대 협업도구와 무엇이 다르기에 3세대 협업도구로 분류되는 걸까. (주)콜라비팀의 조용상, 이요한 공동 대표를 만나 콜라비에 대해 물어봤다.

콜라비랩 조용상, 이요한 공동
대표
콜라비랩 조용상, 이요한 공동 대표
<콜라비팀 이요한(좌), 조용상(우) 공동 대표>

Q. 콜라비는 어떤 서비스인가?

A. 사용자의 업무 효율을 높혀주는 협업도구다. 협업도구라고 하면 보통 메신저를 떠올린다. 전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슬랙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에서도 슬랙 사용자가 제법 많은 것으로 안다.

콜라비는 히스토리 기반의 논 리얼타임(Non-Realtime, 비실시간) 협업도구다. 메신저는 자신에게 내려온 업무 지시나 파일을 찾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반면 콜라비는 특정 단서 하나만 기억하고 있으면 원하는 업무와 프로세스를 찾을 수 있다.

사용자들은 알림에 민감하다. 메신저형 협업도구는 알림이 계속 울린다. 리얼타임(Realtime,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메시지를 최대한 빨리보고 답변을 해야 하는 문화가 생겼다.

메신저로 날아온 업무 지시나 프로세스는 읽지 않고 오래두기 힘들다. 이메일과 대조적이다. 이메일은 새벽에 보내도 상대에게 큰 결례가 아니다. 원할 때 보내고, 원할 때 받아서 업무를 처리하면 된다.

이러한 메신저형 협업도구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성이 사용자들을 힘들게 한다. 기업 및 스타트업 구성원에겐 집중하고 생각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알림을 받으면 이러한 집중이 깨진다. 한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는 15분에 한 번씩 알림을 받는다. 반면 하나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집중하려면 평균 23분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결국 사용자들은 집중할 시간이 없는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히스토리 기반의 협업도구를 개발했다. 콜라비는 사용자에게 특화된 화면을 제공한다. 사용자에게 요청된 업무만 모아서 '뉴스피드(Newsfeed, 사용자와 관련있는 게시글만 한군데 모아서 보여주는 페이지)' 형태로 제공한다.

콜라비
콜라비
<콜라비 뉴스피드>

콜라비 뉴스피드에선 사용자가 해야할 일, 사용자에게 부여된 일, 팀원과 함께해야 할 일 등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팀 별로 업무를 분류할 수 있고, 업무 처리과정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다. 또한 이슈 별로 타임라인을 정돈할 수 있어 반드시 해야 할 업무를 놓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각각의 업무 프로세스 또는 요청에 따른 알림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직장인이 쓸데없는 호출 때문에 집중이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론 당사자가 반드시 봐야하는 중요 업무는 알림을 끈 것과 관계없이 알림을 뜨게 할 수 있다. 업무 프로세스를 전송할 때 '@'만 붙여서 보내면 된다. 즉, 바로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사소한 업무는 나중에 모아서 볼 수 있고, 중요한 업무는 즉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이메일과 완벽하게 연동된다는 것이다. 업무도구는 시중에 널려 있지만, 그 무엇도 이메일을 대체할 수는 없다. 내부 업무 뿐만 아니라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반드시 이메일을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오는 2월 이메일 연동 기능이 콜라비에 추가된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업무용 이메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원한다면) 개인용 이메일까지 모두 불러와서 콜라비 뉴스피드에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회사 이메일이 보안 정책상 이메일 가져오기 기능을 막아둔다면 콜라비 뉴스피드에서 관리할 수 없으니 주의할 것)

사용자 친화적 UI를 제공해 업무 프로세스, 할 일, 이미지, 파일 등 다양한 업무와 파일도 스크롤 한 두번이면 찾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콜라비
콜라비

Q. 콜라비라는 서비스를 고안해낸 이유는?

A. 이메일과 메신저가 업무에 도입된지 15년이 흘렀다. 하지만 그동안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흐름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메일과 메신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협업도구가 최근 등장했지만,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존재했다.

기존의 협업도구는 개발자에게나 유용했다. 개발자만 쓸 수 있으면 제대로된 협업이 불가능하다.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이 함께 쓸 수 있는 협업도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사를 창업하고 콜라비 개발에 착수했다.

Q. 콜라비는 언제부터 이용할 수 있는가?

A. 콜라비의 초기모델은 2014년에 완성되었다. 1년 정도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지멘스코리아를 비롯해 약 300개의 기업이 콜라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사적으로 콜라비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대기업의 한개 팀이 독자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기업이 많은데, 언론에 공개해도 되냐고 허락을 받지 못해 공개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기자도 사실 모든 리스트를 알고 있지만 '오프 더 레코드(보도금지)'라 밝히지 못하는 점을 양해 바란다)

베타테스트가 끝나고 지난해 8월 웹 버전을, 12월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했다. 1월에는 iOS 앱을 출시해 거의 대부분의 업무 환경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제 콜라비를 이용하길 원하는 기업 및 스타트업은 콜라비 홈페이지(https://www.collab.ee/)에서 서비스에 가입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Q. 향후 콜라비에는 어떠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인가?

A.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2월까지 이메일 연동 기능을 추가할 것이다. 또한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협업도구와 연동되도록 할 계획이다. 구글앱스, 슬랙, 카카오톡 순으로 연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동이 완료되면 해당 도구로도 업무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되거나, 해당 도구로 전달된 업무 프로세스도 콜라비 뉴스피드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콜라비
콜라비
<콜라비의 전체 화면>

Q. 콜라비는 어떤 형태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가?

A. 일단 기본 서비스인 '라이트' 버전은 무료로 제공한다. 스타트업 또는 프로젝트 구성원이 30인 이하이면 누구나 라이트 버전에 가입할 수 있다. 인원이 더 많거나 더 많은 기능과 업무용 저장공간을 원하면 유료인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에 가입하면 된다.

또한 콜라비와 별개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협업 컨설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 고객사를 찾아가서 어떻게 일하는지 파악하고, 해당 조직의 워크플로우(업무흐름)을 구체화한 후 해당 스타트업에게 적합한 협업도구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해당 스타트업에게 적합하다면 콜라비 외에 다른 협업도구도 추천해준다. 조직에 따라서는 콜라비가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의사결정을 빠르게 전달, 실행한 후 이것만 반복하는 조직이 대표적이다. 반면 지식 근로자가 많은 조직은 콜라비가 유용하다.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우리는 스타트업 실제 업무의 핀포인트(핵심 가치)를 찾고 있다.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콜라비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핵심 고객사를 만드는 것이다. 고객사의 수가 많은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콜라비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핵심 고객사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콜라비 서비스가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Q. 해외 진출 계획은 있는가?

A. 이메일 연동을 완료하고 국내 스타트업의 요구를 파악하는 대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영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2월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석한 후 미국 쪽 스타트업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콜라비팀 조용상 공동 대표는?

SKT 월렛, T스마트카드를 개발한 후 네이버웍스엔터프라이즈에서 협업 도구 개발을 진행한 청년 창업가다. 이후 자신만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콜라비팀을 창업했다. 현재 콜라비 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

콜라비팀 이요한 공동 대표는?

PwC에서 전산 감사 컨설팅을 8년 동안 진행한 미국 교포다. 2008년 한국에 들어와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다 제작년 소셜 러닝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퇴사했다. 사업 도중 콜라비의 비전을 듣고 회사에 바로 합류했다. 스타트업 컨설팅과 콜라비의 해외시장 진출을 담당하고 있다.

콜라비
콜라비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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