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협업하는 시대…위븐 ‘재밋’, “멀티 에이전트로 웹 제작 판도 바꿀 것”
[IT동아 김예지 기자] AI 에이전트가 콘텐츠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서비스가 가능한 단계로 고도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일 거대언어모델(LLM)에 모든 작업을 의존하는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각 분야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Multi-Agent Orchestration)’이 부상하는 추세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오는 2028년까지 에이전틱 AI가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매출의 약 30%에 달하는 4500억 달러(약 600조 원)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앤트로픽은 지난해 6월 자사 블로그에서 멀티 에이전트 구조로 운영되는 리서치 기능이 평가 점수 90.2%를 기록하며 단일 에이전트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공개했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데브데이(DevDay)에서 개발자가 복잡한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시각적으로 설계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이전트킷(AgentKit)’을 공개했다.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랭체인(LangChain)은 지난해 ‘랭그래프 1.0’을 선보이며 멀티 에이전트 협업 환경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소스 AI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시맨틱 커널(Semantic Kernel)’과 다중 에이전트 간 대화를 조율하던 ‘오토젠(AutoGen)’을 통합한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AI 시장의 패러다임이 AI 성능 경쟁에서, 여러 AI가 협업하는 시스템 구축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웹빌더·바이브코딩의 한계…왜 멀티 에이전트인가
이러한 흐름은 웹 제작 분야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기존 웹 제작 시장은 윅스(Wix)나 웹플로우(Webflow) 같은 ‘웹빌더’와 러버블(Lovable), 커서(Cursor) 같은 ‘바이브코딩 도구’로 양분되어 있었다. 그러나 웹빌더는 AI 기능과 운영 보조 기능을 도입했지만 플랫폼 내부의 에디터 기능만 자동화해 커스터마이징이 어렵고, 바이브코딩 도구는 초기 코드 생성 능력은 탁월하지만 호스팅, 데이터베이스(DB) 연결, 실시간 배포 등 복잡한 인프라를 사용자가 직접 해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국내 AI 스타트업 위븐(WEVEN)은 AI 대화로 고품질 디자인 기반의 웹사이트를 생성하는 바이브코딩 플랫폼 ‘재밋(Zaemit)’을 통해 기존 바이브코딩 도구가 가진 한계를 멀티 에이전트 구조로 해결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단일 AI 에이전트가 디자인 감각, 코드 품질, 이미지 생성, 운영 판단을 모두 완벽히 수행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반면 각 영역에 특화된 에이전트가 협업하면 기존 도구들이 닿지 못했던 운영 및 개인화 영역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재밋은 AI 웹빌더도, 바이브코딩 도구도 아닌 웹 제작의 ‘풀 라이프사이클(Full-Lifecycle) 플랫폼’을 표방한다. 사이트 생성, 이미지 생성, 코드 개발, 운영 자동화 등 웹 제작·운영의 전 단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자연어 명령으로 처리하는 통합 구조를 지향한다.
영역별 특화 에이전트가 그리는 유기적 협업

위븐이 내세우는 재밋의 차별화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자체 학습 모델을 통한 고품질 탈AI급 디자인 ▲외부 AI나 디자인 도구 결과물과 호환되는 범용성 ▲플러그인 마켓을 통해 전문가들이 템플릿과 확장 기능을 수익화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확장성) 등이다.
현재는 웹 생성을 담당하는 ‘WebGen.Agent’를 지원 중이다. 이는 위븐이 산업군별 데이터로 직접 튜닝한 웹 특화 AI 모델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사용자는 AI와 자연어 대화하며 원하는 사이트를 제작한다. 이어 이미지 생성에 특화된 ‘ImgGen.Agent’가 상반기 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코드와 기능을 다루는 ‘Dev.Agent’, 운영을 책임지는 ‘Ops.Agent’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위븐은 B2C 서비스를 넘어 실시간 협업과 풀스택 바이브코딩을 지원하는 전문가용 B2B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MS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VS Code) 확장 프로그램으로 별도 지원 중이다.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외부 AI로 만든 HTML을 재밋 에디터에서 즉시 수정할 수 있으며,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연동을 통해 기존에 사용하던 AI와 직접 연결해 바이브코딩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멀티 에이전트 구조의 강점은 웹사이트의 전 생애주기를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잇는다는 점이다. 사이트 생성부터 이미지, 코드, 배포·운영까지 단계마다 다른 역량이 필요하지만, 기존 환경에서는 단계가 끊겨 여러 도구를 병행하거나 분야별 협업에 의존해야 했다. 재밋은 각 단계를 특화 에이전트가 맡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전 과정을 끊김 없이 수행하도록 지원한다. 도구 전환에 따른 작업 공백이 줄고, 기존 작업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아 도입 부담이 낮다는 점도 재밋이 내세우는 차별점이다.
국내 무대 넘어 글로벌 진출 시동

2024년 설립된 위븐은 누적 매출 30억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025년 5월 베타 출시 후, 같은 해 10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재밋 서비스는 2026년 4월 기준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3만여 명, 누적 이용자는 30만 명을 넘어섰다. AI 웹 기술 관련 등록 특허 3건과 출원 중인 PCT 국제특허도 7건을 보유하며 기술적 기반도 다졌다.
위븐의 궁극적인 목표는 웹 제작 단계별로 파편화되어 있던 도구들을 통합, 글로벌 디자인 도구의 표준이 된 ‘피그마(Figma)’처럼 웹 제작 전반의 글로벌 표준이 되는 것이다.
최대 승부처는 전체 웹빌더 수요의 약 38%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이다. 위븐은 글로벌 클라우드 리전을 기반으로 인프라를 구축해 전 세계 사용자에게 동일한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김정환 위븐 대표는 “영문 UI 적용, 결제 및 도메인 연동 등 현지화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미국·유럽 시장에 본격 진입할 계획”이라며,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영역은 미국에서도 이제 형성되기 시작한 시장이다. 위븐은 미국 시장에서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가치 검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지금 시장이 던지는 질문은 ‘어떤 AI가 가장 똑똑한가’가 아니라 ‘어떤 시스템이 가장 효과적으로 협업하는가’”라며, “위븐 재밋은 웹이라는 전문 영역에서 그 해답을 가장 빠르게 증명해 ‘넥스트 피그마(Next Figma)’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