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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스만(SM6)은 비싼 쏘나타? 합리적인 그랜저?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르노삼성의 2015년은 딱히 유쾌하지 않았다. QM3가 꾸준히 팔려준 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나머지 제품들의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한때 내수시장 3위로 올라서고 2위인 기아차를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쌍용차에게도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보약'은 역시 신차 출시다. 2016년 3월경, 르노삼성에서 출시할 예정인 '탈리스만'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탈리스만은 글로벌 르노 그룹의 차세대 대표 세단이 될 제품이기도 하다.

르노 탈리스만

그런데, 르노삼성을 통해 출시할 탈리스만의 국내 제품명은 'SM6'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를 통해 이 차의 시장 포지션, 그리고 이 차에 걸고 있는 르노삼성의 향후 전략까지 엿볼 수 있다.

신형 탈리스만의 특이한 시장 포지션

사실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은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다. 현행 SM7의 해외 수출용 이름으로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이 쓰인바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출시될 신형 탈리스만의 이름은 본래 SM7이 되어야 하는 것이었을까? 그런데 이 역시 여의치 않다. 사실, 현재 출시를 준비중인 신형 탈리스만은 구형 탈리스만(SM7)의 후속 모델이라기보다는 구형 탈리스만과 르노 레티튜드(현행 SM5의 해외 수출명)의 포지션을 통합한, 새로운 포지션의 차량으로 르노 본사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 탈리스만

이는 신형 탈리스만이 현행 SM7뿐 아니라 SM5까지 교체하는 통합 후속 모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탈리스만(SM6) 출시 이후, 현행 SM5와 SM7각각의 별개 후속 모델은 나오기 힘들 수도 있다. 사실 유럽 시장을 이끄는 제품군은 세단이 아닌 해치백이나 왜건 중심이기 때문에 유럽 시장을 중시하는 르노 입장에서 세단 모델을 여럿 개발하는 것이 부담이다. 신형 탈리스만이 사실상의 플래그십(기함)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함이라고 하기엔 다소 작은 차체와 엔진이 고민거리

그런데 르노 본사로부터 모델을 도입해서 세단 시장 중심인 한국에 출시해야 하는 르노삼성 입장에선 참 난감한 상황일 수 있다. SM7을 대체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팔기엔 신형 탈리스만의 차체 크기가 작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 차의 전장은 4,848mm다. 경쟁사인 현대의 준대형 모델인 그랜저(4,920mm)에 미치지 못하고 중형 모델인 쏘나타(4,855mm) 보다도 짧다. 전후축간거리(2,808mm) 역시 그랜저(2,845mm)보다는 쏘나타(2,805mm) 수준에 더 가깝다.

탈리스만, 쏘나타, 그랜저의 크기 비교<탈리스만의 크기는 그랜저 보다는 쏘나타에 가깝다(출처: 네이버 자동차>

실내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전폭(1,869mm)이 그랜저(1,860mm)보다 넓긴 하지만, 전반적인 차의 크기만 봐선 그랜저, SM7과 같은 준대형 이라기보단 쏘나타, SM5와 같은 중형 세단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차의 크기를 중시하는 한국 시장에서 이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신형 탈리스만에는 유럽 기준, 가솔린 1.6 터보와 2.0 터보, 그리고 디젤 1.5와 1.6리터 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다. 그랜저나 SM7과 달리 6기통의 고 배기량 엔진이 없다는 의미다. 최근 작은 엔진으로 고효율을 내는 다운사이징이 대세라고 하지만, 아직도 배기량을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에게는 다소 빈약해 보일 수도 있다.

1세대 SM5의 영광 재현하는 것이 탈리스만(SM6)의 목표

하지만 그렇다고 이 차를 SM5의 후속 모델로 출시하는 것도 르노 삼성에선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르노 본사에서 탈리스만 보다 큰 신형 세단의 개발을 승인할지 불확실한데다, 신형 탈리스만을 SM5로 팔기엔 너무 고급스러워 '급'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결국 'SM6'로 이 차를 출시해 어떻게든 성공을 시켜야 한다.

사실 르노삼성은 과거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삼성자동차 출범초기, 1세대 SM5는 4기통 모델로는 쏘나타를, 6기통 모델로는 그랜저를 상대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1세대 SM5는 쏘나타보다 고급스러우면서 그랜저보다 합리적인 차량이라는 평을 얻으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이는 1세대 SM5의 품질이 상당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1세대 SM5

SM5와 SM7의 미래가 불확실한 지금, 르노삼성의 미래는 탈리스만(SM6)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의 르노삼성이 과거 1세대 SM5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성공 여부는 물론 탈리스만(SM6)의 품질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가격과 트림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한국 소비자들이 탈리스만(SM6)을 '합리적인 그랜저'로 인식한다면 성공, '비싼 쏘나타'로 인식한다면 실패할 것이니 말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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