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만 원으로 PC를 맞추고 싶다면? 미고패드 T04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과거 미니PC는 홈씨어터용 PC(HTPC)라는 이름으로 잠깐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DVD플레이어 등과 달리 내부에 동영상 콘텐츠를 저장해놓고, TV와 연결해 동영상을 재생한다. 물론 일반 데스크톱PC수준의 성능을 낼 수는 없다. 이후 스마트TV나 IPTV 등 각종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거실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HTPC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그런데 최근 미니PC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보다 부피는 더 작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높아지고 가격은 저렴해졌다. 지금부터 소개할 '미고패드 T04(MeeGo Pad T04, 이하 미고패드)'가 바로 그러한 제품이다.

미고패드 T04
미고패드 T04

미고패드는 아톰 x5 Z8300 프로세서를 탑재한 미니PC다. 인텔은 지난 3월 열린 MWC 2015에서 자사의 저전력/저발열 프로세서 제품군인 아톰을 향후 아톰 x3, x5, x7 등의 모델명으로 재편했다. 아톰 x5 프로세서(체리트레일)는 14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프로세서로, 이전 세대와 비교해 전력 효율 및 그래픽 성능이 개선됐다.

인텔은 당시 발표에서 아톰 x5 프로세서는 199~499달러 정도의 미니PC나 2-in-1 PC 등을 위해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고패드의 경우 윈도우 10 운영체제를 기본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예정 가격은 19만 9,00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2GB 메모리(RAM), 32GB eMMC 메모리 등을 갖췄다.

미고패드의 사양
미고패드의 사양

실제 성능은 어떨까? 시중에 풀린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과 비교하면 의외로 쓸만하다. 우선 게임의 경우, 리그 오브 레전드를 무난하게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래픽 설정을 다소 높음으로 맞추고, 해상도를 풀HD(1,920 x 1,080)으로 맞추면 초당 화면 표시수가 약 30~35fps 정도로, 쾌적하지는 않지만 못할 수준은 아니다. 20만 원도 안되는 PC에서 이 정도 수준이면 기대 이상이다. 그래픽 수준이나 해상도를 적당히 낮추면 아주 쾌적한 구동도 가능하다. 풀HD 동영상 재생 역시 문제 없다. 약 4GB 정도의 동영상(*.MKV)을 재생해도 끊기지 않고 재생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오브 레전드

평소에는 괜찮지만, 게임을 구동하면 음이 아주 심해진다. 냉각팬이 최대로 돌아갈 때 소음은 약 70dB 정도로, 필자가 사용하는 15인치 게이밍 노트북(i7-4710HQ, GTX 860M)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이다.

평균 소음은 70dB 정도다
평균 소음은 70dB 정도다

디자인은 살짝 거친 표면과 회색 바탕에 그려진 독특한 패턴 그리고 원반 모양의 외형으로, 마치 조약돌을 보는 듯하다. 전체 크기는 성인 남성이 손을 쫙 편 것보다 조금 작다. TV나 모니터 옆에 두면 전자제품이라는 느낌보다는, 인테리어를 위한 소품같은 느낌도 든다. 베사마운트가 없기 때문에 TV에 부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고패드 T04
미고패드 T04

전면에는 터치 방식으로 작동하는 전원 버튼이 있으며, 전원 안쪽에 있는 LED로 작동 상태를 알려준다. 전원이 켜진 상태로 후면 단자에 장치를 연결할 때는 실수로 전원 버튼을 누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USB 메모리를 연결할 때 실수로 손바닥을 전원 버튼에 올려놓았더니 PC가 대기 상태로 전환되기도 했다.

미고패드 T04의 전원버튼
미고패드 T04의 전원버튼

입출력 단자는 USB 3.0 2개, HDMI 1개, 오디오 출력 1개, 유선 랜 단자 1개 등을 갖췄다. USB 단자가 생각보다 부족하기 때문에 하나는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 등을 위해 남겨두고, 다른 하나에 무선 키보드/마우스를 동시에 지원하는 동글을 연결해서 사용해야할 듯하다. 물론 블루투스 기능도 지원한다. 블루투스 키보드/마우스 설정을 마쳤다면 USB 단자 두 개를 모두 저장장치용으로 이용하면 된다.

후면 단자
후면 단자

사실 내장 용량은 아주 부족한 편이다. 32GB를 기본 제공하지만, 여기에 운영체제가 설치되면 실제로 쓸 수 있는 용량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USB 단자의 중요성이 더 크다. USB 단자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면 아래에 있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이용해도 된다. 우측 아래에 있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은 최대 64GB를 인식하기 때문에 부족한 기본 용량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다.

마이크로SD카드 슬롯
마이크로SD카드 슬롯

블루투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선 기능도 지원한다. 무선 인터넷 연결 기능을 갖추고 있어 와이파이에 물려 사용할 수 있으며, 미라캐스트 기능을 이용하면 디스플레이 기기와 연결하는 케이블도 필요 없다. 관련한 설정을 모두 마쳤다면 오직 전원 케이블(마이크로USB)만 연결해서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미고패드는 기존 출시된 미니PC 혹은 스틱형PC와 비교해 조금 더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베이트레일을 탑재해온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성능에 대한 기대치가 올랐으며, 윈도우 10 운영체제를 기본 탑재했으면서도 가격은 19만 9,000원에 불과하다. 물론 성능 때문에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수 없으며, 확장성도 비교적 낮아 업무용 PC를 대체할 수는 없다. 이 제품은 일반 TV나 모니터를 스마트TV처럼 사용하고 싶은 사람에게 아주 어울리는 제품이다.

미고패드 T04
미고패드 T04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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