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실습으로 접하는 사물인터넷 - < 100% 실습, 리얼 아두이노>

'아두이노 보드'라고 들어 본 적 있는가? 필자도 들어는 봤지만 실체는 경험하지 못했다. 뭐 하는 기기인 줄은 대충 알았지만, 뭘 할 수 있는 기기인 지는 아예 몰랐다.

아두이노 보드(Arduino board)는 전자기기를 제어하고 동작하게 하는 작은 기판이다. 이 작은 기판에 마이크로프로세서(CPU)를 비롯해 각종 부품이 장착돼 있는 하나의 독립된 전자기기다. 이 기판을 PC와 연결해 간단한 프로그램을 주입하면 그에 맞는 동작을 하게 된다. 30대 중후반의 남성들이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과학상자'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훨씬 진보된, 훨씬 IT스러운 전자부품이다(과학상자는 현재도 판매되고 있다). 과학상자가 기계적 동작 원리를 알려준다면, 아두이노 보드는 전기적 동작 원리를 깨닫게 해준다. 그래서 과학상자보다는 다루기가 상당히 까다롭지만, 이 책 <100% 실습, 리얼 아두이노>를 참고하면 한결 수월하다.

이 책의 시리즈 이름이 '정면돌파'인 것처럼, 이 책은 아두이노 보드에 관한 전문적, 이론적 설명은 과감히 걷어 내고 철저하게 '정면돌파'형 실습 내용을 집중해서 다루고 있다. 그래도 아두이노 보드에 관한 기본 정보와 지식, 사전 숙지 사항 등은 첫 장(챕터)에서 알기 쉽게 풀어 놓았다. 두 번째 장부터 아두이노 보드에 본격 입문하고 있는데, 성인 남자라면 중고등학교 기술 교과 과정을 통해 배웠을 디지털 회로도나 전기 부품(저항, 발광 다이오드-LED, 온오프 스위치 등)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기술 시간에 4석/6석 라디오 조립해 본 독자라면 능히 따라 할만 하다.

다만 아두이노 보드는 PC와 연결해, C언어로 작성된 간단한 프로그램 코드를 입력해야 한다. 이 때문에 C언어를 조금이라도 배운 적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필자 역시 소싯적 C++ 언어를 슬쩍 훑어 본 적 있어, 책 내 C언어 소스가 의미하는 바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물론 C언어를 모른다 해서 아두이노 보드를 조작할 순 없는 건 아니니, 이 책의 프로그래밍 예제를 통해 차근차근 습득하면 좋겠다. 하지만 책 후반으로 갈수록 복잡한 소스가 대거 등장하기에 아무래도 C언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좀 필요하다. C언어 책이 아니다 보니 소스 설명이 자세하게 기술돼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총 15장에 걸쳐 아두이노 보드를 다양하게 다루는 방법을 따라하기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일일이 촬영한 사진과 캡처 이미지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사진이 흑백이라 가독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다. 부록 중 아두이노 보드의 종류를 설명하는 사진은 컬러로 구성했다.

아두이노 보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특히 아빠가 자녀와 함께 제작하며 전자기기의 작동 원리와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학습하기에 대단히 좋은 도구라 생각한다. 물론 초등 1~3학년의 저학년 자녀보다는 5~6학년의 고학년 자녀일수록 관심도가 높을 것이며, 컴퓨터공학이나 전자공학을 전공한 아빠라면 훌륭한 아두이노 보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자녀가 직접 프로그래밍하고 제작한 아두이노 보드가 명령에 따라 동작한다면 자녀에게 그보다 유익한 가정 과학 학습은 없을 것이다. 혹은 초등/중등/고등학교 전산 교육 교재로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컴퓨터공학/기계공학과 3명의 대학교수와 1명의 실무 연구원이 공동 집필했다.

책 부록으로 아두이노 보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국내외 관련 사이트 주소를 함께 정리해 뒀으니, 이 책만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면 틈틈이 들러 조언을 구해도 된다.

저자: 정길도, 류지형, 이덕진, 장영원
출판사: 성안당 (도서 정보)
분량: 296쪽
발행일: 2015년 3월 16일
가격: 20,000원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